오늘은 문구 덕후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오래전 트레바리 덕덕에서 ‘문구의 모험’이라는 책을 함께 읽었다. 그 책에서 블랙윙이라는 연필을 알게 되었다. 일반 연필의 10배가 넘는 가격을 주고 고오급 연필을 사서 써봤는데 차이를 모르겠어서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다. 만년필도 저렴한 걸 사서 써봤는데, 나는 종이를 긁는 느낌보다 부드럽게 써지는 펜촉을 더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제트스트림을 쓰기 시작한 후로는 다른 볼펜을 찾을 일이 없었다. 가는 선보다는 굵은 선을 좋아해 제트스트림 1.0을 주로 써왔다.문구 덕후이지만 머글이고 싶은 H가 말하길, 제트스트림은 4세대에선 가장 좋은 볼펜이라고 한다. 아이돌도 아니고, 4세대라니!? 4세대 잉크는 기존 유성, 수성, 중성 잉크의 단점을 보완해 개발된 신기..
회사에 매일 고단백 두유를 사놓고 아침으로 먹고 있다. 영양적으로 두유만은 부족해 다른 것도 먹어볼까, 하고 내 친구 챗GPT에게 물어보니 바나나를 권했다. 며칠간은 편의점에서 샀는데, 가격도 아쉽고 가끔은 없을 때도 있어 아예 한 송이를 사러 가기로 했다.우리 동네는 주택가라 사람이 많지만 마트가 부족한 편이다. 그나마 집 근처에 있던 마트도 오래전에 편의점으로 바뀌어서, 신선 식품을 사려면 500m 이상 떨어진 마트까지 가야 한다. 오늘은 피크민 산책할 겸 걸어갔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분위기가 좀 이상했다. 멀리서도 마트의 불빛이 보여야 하는데, 어둡기만 했다. 가까이 가니 마트 앞에 쓰레기만 잔뜩 있어, 쉬는 날이 아니라 아예 문을 닫은 것처럼 보였다. 당근마켓에서 검색하니 최소 4개월 전에 문을..
내가 가진 고민이 분명 내게는 꽤 무겁게 느껴지는데,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굉장히 가볍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한눈에 보아도 너무나 무거운 짐 앞에, 내 소박한 짐이 너무 가벼워 보여 연락하는 게 망설여질 때가 있다. 어차피 각자의 짐은 각자가 들고 가는 것인데, 왠지 내가 도와줄 수 없는 짐인 듯하여 차마 그 앞에 나서지 못할 때가 있다.그렇게 망설이다가도 용기를 내어 연락을 했을 때 기쁘다고 말해주었다.사실 나는 그 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서도, 나 역시 짐을 들고 다녀본 적이 있다며 공원에 소풍이나 가는 꽃밭 같은 이야기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을 때가 있다. 누가 꽃밭 좋은 거 모르나. 짐이 무겁다는데. 근데 그 짐 확 줄이고 여행 가자. 그런 이야기만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어 하던 말..
야심 차게 챗GPT를 이용해 훈련 프로그램을 짰지만, 세상 일이 다 그렇듯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겸손한 마음을 담아, 훈련을 소홀히 했지만, 그래도 52~54분으로 달릴 수 있는지 챗GPT에게 물어봤다. 안된다고 할리가 없었다. 각 구간별 목표 페이스를 설정해 주었다. 처음에는 무리하지 않고 달리다가, 점점 속도를 올리는 전략이었다.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워크아웃에 구간마다 목표 페이스를 저장했다. 구간페이스 목표전략1~2km5:25~5:30/km몸 풀기 & 오버페이스 방지3~5km5:15~5:20/km안정적인 페이스 유지7~8km5:10~5:15/km컨디션에 따라 페이스 업 가능9km5:05~5:15/km마무리 스퍼트 준비10km4:55~5:10/km남은 힘을 ..
힘든 주간이었다. 월요일이 삼일절 대체공휴일이라, 4일만 일하는 주였는데도 그랬다. 너무 힘들어서, 이제야 살아있는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해결해야 하는 일이 있어서 심심할 틈이 없었다. 하지만 속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기에 딱히 즐겁지도 않았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매일 일하면 빠르게 회사 탈출을 고민하겠지만, 일 년에 몇 번 있는 정도라면 그래도 할만한 것 같기도 하다.세상의 모든 것은 좋음과 나쁨 사이, 그 어딘가에 존재한다. 새로운 아이폰 16E는 빠르지만 화면이 너무 크다. 가까운 모임 장소는 더 늦은 귀가를 부르고, 야경을 볼 수 있는 버스는 늦은 저녁을 부른다. 오랜만에 하는 콘솔게임은 수면부족이 되기 쉽고, 밖을 돌아다니는 게임은 손이 얼기 쉽다. 휴식은..
그동안 너무 추워서 조깅 아닌 조깅만 했는데, 드디어 날이 풀려 인터벌을 하기로 했다. 12월 11일 이후로, 거의 3개월 만이라 좀 설렜다. 오늘의 훈련은 15분 웜업, 30초 fast - 4분 recovery 8세트, 15분 쿨다운으로 총 1시간 6분 프로그램이다. fast의 페이스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그리고 회복은 왜 4분이나 해야 하는지 궁금했지만, 일단 가서 해보기로 했다. 오늘은 새로운 얼굴이 있었다. 그동안 주 3-4회 달리기를 했지만 혼자 뛰다 보니 속도를 늘릴 수 없어 모임에 신청했단다. 이제까지 10km 정도만 뛰어봤는데 4월에 하프 마라톤을 신청해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있어 보였다. 오늘 웜업 페이스는 6분 정도였다. 숨이 차지 않고 몸을 데울 수 있는 정도다. 오늘은 장갑을 갖..

재키는 1월 22일 첫 번째 알을 낳고, 이틀 간격으로 2개의 알을 더 낳았다. 당연히 먼저 낳은 알이 먼저 깨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독수리는 세 알 모두 비슷한 시기에 깨어나게 하는 노하우가 있다. 먼저 낳은 알을 품지 않고 기다리면 알의 성장이 늦춰진다고 한다. 그래서 알을 낳고 난 초반에는 독수리 부부가 알을 잘 품지 않는 경향이 있단다. 재키네 부부는 그전까지는 알을 품다 말다 하다가 알 세 개를 다 낳은 후에야, 서로 번갈아가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머리가 떡이 지든 말든 둥지를 지켰다.독수리 알은 33-35일 정도가 지나면 깨어난다고 한다. 라이브캠 운영자는 이 시기가 되면 PIP WATCH라고 해서, 알에 균열(PIP)이 생기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작년에는 45일 넘어서까지도..
미키7을 함께 읽은 SF모임 멤버들과 함께 미키17을 봤다. 설국열차와 옥자를 섞은 느낌이라는 평에 공감했다. 영화가 어땠냐는 친구의 물음에 ‘평타’라 답했다. 책을 꽤 오래전에 읽어 자세한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찾아보니 책의 컨셉을 잘 따라가서 확장한 영화이긴 했다. 책보다는 결말이 더 깔끔하게 마무리됐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봉준호 영화 스타일은 아니었다. 제목이 7에서 17 바뀐 이유도 설득력있게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검색할 때 책과 영화를 구분하기 위해서, 라면 납득하겠다. 감독에 대한 기대를 내려놓으라는 친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래도 4DX 매니아로서 말할 수 있는데, 움직임과 효과는 이제까지 본 영화중에 제일 괜찮았다.영화를 다 보고 ..
얼마 전 5년 다이어리에 절대 못 버리는 물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봤다. 당연히 핸드폰일까 했는데, 만약 버려야 하면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허탈감이 크고, 막막하겠지만 절대는 아닌 것 같았다. 컴퓨터도, 오래 보관해 둔 편지도, 방안의 물건들 모두, 당장 버리면 몹시 불편하겠지만, 절대 못 버릴 건 없어 보였다.드래곤 퀘스트 빌더즈 1은 4개의 스테이지로 나뉘어 있다. 그런데 점점 레벨을 쌓아가는 일반적인 게임과는 달랐다. 스테이지 1에서 건물도 열심히 짓고 꾸몄어도, 다음 스테이지에 가면 초기화되어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을 해야 했다. 초기화 됐을 때 어떤 사람들은 마치 세상을 잃은 듯한 상실감을 느꼈다고 한다. 나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다시 시작하는 게 좀 두근거리는 쪽..
‘장마가 시작될 때‘ 카페의 생일 파티에 다녀왔다. 파티는 8시에 시작했지만, 나는 8시 30분에 도착했다. 카페 밖에도 사람들이 북적였고, 안에는 딱 두 사람 앉을 자리만 남아 있었다. 더 늦게 왔더라면 앉을 자리가 없었을 것이다. 역대 시시필사 모임을 했던 세 분이 먼저 와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있어 가볍게 인사를 나눴다. S님과 나는 그보다 조금 높은 의자에 나란히 앉아 맥주 하나씩을 들고 분위기 파악을 했다. 마침 오늘이 S님의 유사 생일이어서 같이 오자고 했다. 시를 쓰고, 술을 마시고, 음악을 듣는 자리이니 S님과 잘 어울린다 생각했는데, 역시나 매우 만족해해 뿌듯했다.우리는 피아노 바로 앞에 앉았다. 원래 책장이 있어 책으로 가득 차 있던 자리에 피아노가 대신 들어왔단다. 피아노 옆 멋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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