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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키는 1월 22일 첫 번째 알을 낳고, 이틀 간격으로 2개의 알을 더 낳았다. 당연히 먼저 낳은 알이 먼저 깨어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독수리는 세 알 모두 비슷한 시기에 깨어나게 하는 노하우가 있다. 먼저 낳은 알을 품지 않고 기다리면 알의 성장이 늦춰진다고 한다. 그래서 알을 낳고 난 초반에는 독수리 부부가 알을 잘 품지 않는 경향이 있단다. 재키네 부부는 그전까지는 알을 품다 말다 하다가 알 세 개를 다 낳은 후에야, 서로 번갈아가며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머리가 떡이 지든 말든 둥지를 지켰다.
독수리 알은 33-35일 정도가 지나면 깨어난다고 한다. 라이브캠 운영자는 이 시기가 되면 PIP WATCH라고 해서, 알에 균열(PIP)이 생기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작년에는 45일 넘어서까지도 PIP WATCH를 했다. 페이스북 그룹에서 과몰입한 사람들이 자신이 본 것이 균열이 아니냐고 무분별하게 글을 올리는 바람에, 한동안 관리자 외에 글쓰기가 금지되기도 했다. 알이 깨어나야 하는 시기가 지났지만 재키와 쉐도우는 한동안 계속 알을 품었다. 그러다 둥지를 떠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알은 다른 동물들의 먹거리가 되었다.
작년에 새끼가 깨어나는 걸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 라이브를 보며 간절함이 더해졌다. 제발 알이 깨어나기를, 알에서 깬 새끼가 무사히 자라나 이름 짓는 투표에 내 표 하나를 더할 수 있기를. 올해는 인스타도 팔로잉했다. 조금 더 직관적이고 빠르게 소식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3월 3일에 알 하나에 분명한 균열이 보이는 사진이 올라왔고, 곧 이어 두 개의 알이 작은 균열을 넘어 껍질이 깨지고 있는 사진이 올라왔다. 나는 인스타에 올라온 알이 깨기까지 알 안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열심히 읽었다. 새끼는 부리에 알을 깨기 위한 이빨이 있다고 했다. 신기했다.
3월 3일 23:26 마침내 첫 번째 알이 깨어났다. 그리고 3월 4일 4:29 두 번째 알의 새끼도 차례로 세상에 나왔다. 나는 알을 깨어나는 순간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라이브를 보다 재키의 몸 아래에서 보송한 회색빛 털을 발견하고 놀라 영상을 찾아보았다. 3년 전 스피릿 이후 처음 있는 경사였다. 유튜브 구독자 48만 명, 페이스북 그룹의 18만 명, 인스타를 팔로우하는 2만 7천 명이 모두 기뻐했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빅 베어 밸리의 이 기쁜 소식은 뉴스로도 소개됐다. 작년에는 알이 깨어나지 않은 여러 가지 이유를 시무룩한 얼굴로 설명했던 담당자가, 이번엔 밝은 얼굴로 인터뷰했다.
세 번째 알은 곧 35일째를 맞이한다. 이 알은 깨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깨어난 새끼들도 모두 성체로 자라나 무사히 둥지를 떠날 수 있을지 모른다. 스피릿은 6월쯤 둥지를 떠난 걸로 기록되어 있다.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을 그저 기뻐하고 싶다. 올해는 6월까지 머나먼 캘리포니아에 애정을 쏟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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