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벽 5시 반 오프닝. 요새 가민 수면 측정에서 충분하지 않게 잠을 잤다는 타박을 받는 중이다. 어제 더 일찍 잘 수도 있었지만, 무쇠소녀단의 마지막 회를 보느라 1시가 다 되어 잠들었다. 감동의 눈물을 펑펑 흘린 후에 말이다. 아픈데도 정신력으로 끝까지 해내는 것이나, 숨이 차도 마지막에 페이스를 올리며 뛰게 되는 마음, 괜찮은 줄 알았는데 함께 했던 동료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것들도 왠지 공감이 가서 네 선수들만큼이나 엉엉 울었다.그런 마음으로 일어나서 광주로 떠났다. 짐을 싸고 잠들지 않아 부랴부랴 이것저것 집어넣었다. 선물로 받았던 떡을 냉동실에서 챙기고, 갈아입을 옷과 신발, 장비들, 아침에 기차를 타고 가며 먹을 단백질 쉐이크와 두유도 챙겼다. 어제 날씨가 춥지 않았던 기억으로 위에 옷..
새벽 5시 반 알람을 듣고 일어났다. 씻고 준비해서 6시 반 좀 넘어서 집을 나왔다. 행사장에 8시 20분 전에 도착해서 짐을 내렸다. 행사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그런지 업무 분장도, 진행도 수월하게 흘러갔다. 경기의 난이도도 적절해서 참가자들도 재미있게 즐긴 듯했다. 11월 중순인데도 따뜻한 날씨 덕에 더 좋았던 것 같다. 12시에 모든 행사를 마치고 짐을 사무실에 가져다 놓은 뒤, 맹탕 같은 커피를 마시며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7시엔 낭독 공연을 보기로 했다. 대본 리딩 클럽에서 추천해서 보기로 했는데, 사실 내일이 대회라 무리한 스케줄이긴 했다. 그래도 좀처럼 있는 기회는 아니다 싶어서 O님에게도 연락해 같이 보기로 했었다. 근데 아침 일찍 일어났다 보니 피곤해서 휴식이 필요했다. 한 시간 정도를 ..
생일, 사실 다른 날과 별다를 바 없는 날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1년 중에 나와 깊게 관련 있는 날이기에 특별히 보내고 싶었다. 원래는 솔로 캠핑을 하거나, 책바에서 12인의 성난 사람들을 볼까 했다. 하지만 내일 행사 준비를 위해 짐을 가져와야 했기 때문에, 저녁엔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그래서 생일 반차를 이용해 오후 2시에 퇴근을 했다. 다다음주에 제주에서 교환식을 하기로 했던 킹받고 쓸모없는 선물을 산 후, 그동안 보고 싶었던 룩백을 보러 갔다. 메가박스에서 제공하는 생일 쿠폰으로 팝콘을 받고 추가로 아샷추를 마셨다. 손수건을 가져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집에 도착해 차를 끌고 짐을 가지러 사무실에 갔다. 한 시간 정도 걸려 짐을 다 챙기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기 전 5km를 달렸다. 그동..
요즘은 배고프다는 말이 입을 지배한다. 근육량이 늘어 배고프다는 긍정 회로를 돌릴 수도 있지만, 2년째 건강검진에서 공복장애 진단을 받고 나니 그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보통 저녁에 달리기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9시 이후에, 더 늦으면 10시나 11시에도 밥을 먹었다. 하지만 그게 공복장애에 가장 안 좋은 식습관이라고 한다. 공복장애일 경우, 저녁 7시 이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운동을 가능하면 오전에 하고, 저녁은 일찍 먹으려고 한다. 하지만 요새 배고픔 때문에 양 조절이 잘 되고 있지는 않다. 오늘은 뭘 먹을까 하다가 던지기탕이 생각났다. 던지기탕집엔 충무김밥이 있는데 사실 둘이 가서 던지기탕 2개에 충무김밥을 시켜 먹는데, 혼자 먹어야 해서 둘 중에 하나만 시킬까 ..
강철부대W를 보고 있다. 군인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지만 무쇠소녀단을 보며 뽐뿌 오는 운동 욕구에 이어, 자연스럽게 보게 되었다. 꾸준히 운동하며 체력 단련한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가지는 모습이나, 저격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이 이전의 미디어에서는 여성 캐릭터에서 잘 노출되지 않았던 터라 매우 흥미롭게 느껴진다. 전에는 사이렌에서 힘을 쓰는 직업 여성들이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모습에 반했었는데, 이번에 강철부대W도 특수부대가 아닌 육군이나 해군이 절대 얕보이고 싶지 않음을 드러내는 게 좋아 보였다. 군인은 전쟁에서 싸우기 위해 훈련하는 단체라,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정정당당히 싸우자라는 마음보다는 서로 죽이자!라는 마인드가 있어 사용하는 용어가 불편할 때가 있긴 하..
대회에 참가하기 전 상담에서, 나는 오래 살고 싶지 않다는 화두를 꺼냈다. 그리고 오늘 상담소에 도착하자마자,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신나서 전했다. 상담 선생님은 어째서 이런 간극이 생기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리고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는데, 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사실 짱구와 함께 살 때는, 그래도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조건부였으니, 아마 그전부터 그런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굳이 생명 연장을 위해 노력하고 싶지 않고, 나에게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한다면 피하지 않고 싶은 마음. 가끔은 이런 마음이 실제로 닥치지 않았으니 가지는 그런, 가진 자의 여유를 부리는 걸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로 나는 지금 ..
전날 C언니의 집에서 어머님의 지라시 스시와 아버님의 호토(야마나시 명물 된장국수)를 대접 받아 맛있게 먹고, 늦게까지 수다를 떨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내년 경기를 또 약속하고, 우리가 왜 이 스포츠를 좋아하는지를 여러 번,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며 반복했다. 지금 알게 되어 너무 기쁘기도 하고, 미리 알지 못한 게 안타깝기도 한, 평생 할 수 있는 스포츠. 그리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의 연을 만들어 주고,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경험을 하게 해 주었기에 이 스포츠를 알게 된 것이 더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오늘 아침도 참 맛있는 식사를 했다. 전날 남은 지라시 스시로 만든 유부초밥,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간 야채 샐러드, 빵, 요거트, 샤인머스켓 샤베트 등등 더 이상 ‘배고파’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때까..
새벽에 잠깐 깼는데 텐트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들렸다. 경기 중에 비가 올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40분 정도 후에 그쳤다. 6시에 밥을 먹고, 텐트를 정리해 7시 10분에 두 번째 날 경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컨트롤은 오르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한 번에 찾았다. 그 기분으로 두 번째 컨트롤을 찾으러 갔는데, 무려 2시간 10분이나 걸렸다. 총 6시간의 제한 시간 중 1/3이 걸려 하나를 찾고 나니 진이 빠졌다. 거의 7킬로 정도 되는 가방을 들고 네 발로 기어 다니니 체력 소모도 컸다. 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피니시 장소까지 가야 하고, 다른 포인트도 찾아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뛰어다녔다. 어제는 여자 4등이었지만, 오늘은 아쉽게도 여자 7등으로 마무리했다. 1박 2일의 힘든 일정으로 발도 퉁퉁..
대회 첫 날, 무거운 가방을 매고 지도를 받았다. 날씨가 좋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기분이 좋았다. 처음엔 성공적인 경험을 위해 쉬운 컨트롤을 공략했고, 그 다음엔 높은 점수의 컨트롤에 도전했다. 높은 점수 답게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그 컨트롤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고민하는 포인트가 있었는데, 포기할 뻔 했으나, 정신 차리고 지도와 지형을 비교하니 아직 한참을 가야 하는 위치였다. 의심과 확신을 번갈아가며 찾던 결과, 드디어 찾을 수 있었다. 내 파트너 G언니와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했다. 어떤 포인트는 길이 아닌 가파른 능선을 내려와야 했는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속도가 빨라 앞서나가기도 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지도 읽기를 열심히 하고, 그동안 열심히 운동하며 쌓아둔 체력이..
4시 반 알람이 울렸다. 8시 1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5시 32분에 출발하는 공항철도를 타면 6시 20분쯤 공항에 도착한다. 집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걸어서 가면 10분 정도, 공항철도는 좀 더 걸어야 해서 5분 정도 더 소요된다고 하면 안전하게 5시에는 집에서 나가는 게 좋다. 하지만 일어나서 미적거리는 버릇 때문에 씻고 옷을 입고 나니 5시 15분 즈음이었다. 빠듯하다. 그냥 가방만 메고 있다면 뛰면 그만이지만, 이번엔 짐보관용 캐리어도 들고 왔다. 캐리어가 있다 보니 짐을 맥시멀 하게 쌌고 그 덕에 캐리어가 가볍진 않았다. 택시를 잡아야 하지만 카카오택시를 부를 여유도 없었다. 일단 큰길로 나와서 걸으며 택시를 잡자고 생각했다. 100미터 넘게 걸으면서도 빈차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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