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휴식의 날이다. 나만의 숙제를 하려고 두 책 중 하나를 골랐다. 2주간 산책다운 산책을 못했으므로, 피크민+산책+독서를 한 번에 달성하려는 욕심으로 불광천을 걸으며 전자책을 읽었다. 중학교 때부터 걸으며 만화책을 봐온 짬으로, 또 지하철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능력으로 책을 읽으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말 안 통하는 사람과 카페에 앉아 너는 네 이야기를 해라, 나는 한 귀로 흘리마, 하는 듯했다. 내게는 제목과 글이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고, 사진도 글과 따로 노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글의 감성에 감탄하는 사람도 많았던 것 같은데, 나만 소외되는 기분이었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 나 혼자 노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이 온 것만 같았다.시집과 마찬가지로, 그는 사랑에 목말라 있었다. 어찌 보면..
미술사 스터디 오붓 멤버끼리 양주에 다녀왔다. 우리의 첫 목적지인 장욱진미술관은 1층이 리모델링 중이라 2층 상설전만 운영하고 있었고, 덕분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다. 30여 점이지만 장욱진 작가의 작품에서는 집으로 표현되는 가족, 길, 나무, 새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한 바퀴 둘러보고 나서는 앞으로 어디서 장욱진 작가의 작품을 보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장욱진미술관에 들어가기 전에 작은 조각공원도 있었는데, 규모는 작지만 시각적으로 다소 충격적인 작품이 있어 볼 만했다. 그다음엔 미술관 옆 미술관, 민복진미술관도 둘러보았다. 우리는 미술사 책을 읽으며 시작한 모임이지만, 미술에 조예가 깊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나는 조각에 관심이 적어, 민복진 작가의 여러 작품이 비슷..
올해를 준비하기 위한 회의에 참석했다. 1시간 30분이 넘게 지하철을 타고 갔다. 차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30분 정도밖에 시간이 절약되지 않아서, 차라리 책을 읽으며 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토요일 5시엔 지하철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거의 6호선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가는 셈이었으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편하게 앉아서 갔다.이번 회의에서는 굵직한 것들이 결정이 되었다. 회장과 사무국을 운영하는 이사님이 바뀌었다. 우리 연맹에서 열일하시던 분이 중앙 연맹의 회장으로 가시면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셔서 뭔가 바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제안을 받아 올해부터는 서울뿐 아니라 중앙 연맹의 이사로 활동하기로 했다. 아마 해야 할 일이 많아질 테니 전보다 더 바빠지지 않을까 싶다.올해 ..
밖에 나갈 때 필수품이 뭘까. 밖에 나가서 부재를 알았는데 지각 위기라도 다시 들어가서 가져와야 하는 물건. 무조건 핸드폰이다. 핸드폰엔 기후동행카드가 함께 있다. 음, 아니 사실 대체품으로 교통카드로 쓸 수 있는 신용카드만 들고 나왔다면 핸드폰을 가지러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추가 조건은 거기에 가민 워치를 차고 있고, 저녁에 약속이 없을 것. 워치가 피크민 걸음 수를 채워줄 수 있고, 회사에 가면 PC카톡이 있으니 연락이 끊겨 걱정시킬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웬만하면 핸드폰은 챙겨나갈 것이다.핸드폰을 챙겼다면 그다음은 보조배터리다. 내 아이폰12미니는 원래부터도 배터리 용량이 적기로 유명했다. 물론 나는 이 녀석을 만나기 전에도, 보조배터리를 잘 챙기기로 유명했다. 몇몇 친구들은 내가 보조배터..
오늘은 1시부터 10시까지 일하는 날이다. 점심을 미리 시켜 놓은 게 있기 때문에 12시까지 가서 동료들과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전 시간을 집에서 충분히 쉬고 나왔는데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아침밥을 걸러 약도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점심을 먹는 내내 말도 없고 축 쳐져 있으니, 동료가 ‘늘 활기차 보였는데, 기운이 없어 보여 걱정된다‘고 말해주었다. 그래도 먹을 게 들어가서 그런지 마지막 즈음엔 재치도 좀 살아나서, 자축하니 다들 한바탕 웃을 수 있었다.점심에 약을 먹으니 훨씬 컨디션이 좋았다. 기침이 나오는데, 감기가 거의 나을 때나 나오는 거친 소리가 났다. 괴롭긴 했으나, 그래도 나아가는 기미가 보여 기뻤다. 목을 편안하게 해 주기 위해 물을 수시로 마셨다. 저녁땐 그리 아프진 않았지만, 마지..
시간이 정말 빠르다. 2025년이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중반을 넘어서고 있다. 아프기 시작한 이후로 달리기를 못한 지 2주도 넘은 것 같다. 원래 한 달에 한 번은 둘레길을 가려했는데 주말 일정을 살펴보니 이번 달엔 힘들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여행에서 무리해서라도 산에 오르려 했던 건 그 퀘스트 때문이었다. 오늘은 달리기를 하지 않고 집에 왔다. 도착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누워 졸면서 시간을 보냈다. 8시 즈음되어 코가 막히는 게 느껴졌다. 약을 먹기 위해 냉장고를 뒤져 밥을 챙겨 먹기 시작했다.한 달에 한 번 다큐멘터리를 보는 퀘스트를 깨기 위해 골라놓은 게 하나 있긴 했지만, 그냥 가볍게 보고 싶어 핫 스팟을 봤다. 2-3회를 봤는데 실망스러웠다. 브러쉬 업 라이프의 복제가 너..
코의 단순포진 때문에 먹었던 항생제와 감기로 처방받은 항생제는 확실히 달랐다. 병원에서 타온 약을 먹자마자 우물이 마르듯, 코와 목이 건조해졌다. 열이 내리자 머리가 조금 맑아졌다. 아직 컨디션은 정상은 아니지만, 약의 기운을 빌려 오늘의 시 필사 모임은 참석하기로 했다. 어제 모임 후기가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제 호랑이 굴로 떠밀기는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 내가 같이 갔다면 마시님을 신경쓰느라 정작 나는 모임에 집중하지 못했을 테고, 마시님도 나에게 의존했을 것이다. 낯선 환경에 홀로 던져진 덕분에, 적응이 더 빨랐던 것 같다. 마시님은 처음에는 분위기 파악 겸, 그리고 발언권 획득의 어려움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지켜만 보았지만, 나중에는 조금씩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
여행에서 심해진 감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여행에서 돌아온 날 저녁에 온라인 책 모임이 있었는데, 말 한 마디를 할 때마다 코가 막혀 소통이 어려웠다. 평소였다면 이 모임은 뒤로 미뤄도 괜찮았지만, 처음으로 게스트를 초대해 일정을 잡아둔 터라 변경하기가 쉽지 않았다.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SF모임인데, 화요일 시 필사 모임의 마시님을 초대했던 것이다. 누군가를 초대했는데 초대한 당사자가 가지 않는 게 말이 안된다 생각했다. 일단 몸을 회복할 시간을 벌고자 연차를 냈다. 그리고 모임을 시작하는 오후 7시 반까지 상태를 보기로 했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니 오전 11시 30분, 몇 시간이 지난다 해도 더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마시님은 겨우 두 번 보기는 했으나, 낯선 사람들 속에서 기가 죽을 타입..

이번 부산 여행에서 배운 것.힐링 여행이라고 해서, 체력 소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기분이 좋아짐과, 컨디션이 나빠짐이 공존할 수 있다.부산시민공원의 역사.서면에 느낌 좋은 맛집 많다.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그녀가 이걸 알면 좋아할텐데, 전해줄 날이 오길.돈에서 행운을 쫓는 사람들이 내 생각보다 정말 많다.사진은 어렵다.모래사장의 모래는 신발과 양말 투과력이 좋다.챗지피티는 감기 걸리면 온천욕이 좋다고 배웠다.몸 상태가 안좋으면 머리 회전이 느려지고 투덜력이 올라간다.부산 잔치국수에도 연기가 난다. 대구만 미지근한 듯.초원복국 본점 11시 반엔 웨이팅없이 먹을 수 있다. 광안리 방파제길 뛰기 좋다.언젠가 다시 부산 오면 하고 싶은 것. 구봉산-엄광산-구덕산-승학산 등산..
올해도 우리는 모였다. 20년 동안 생일을 핑계삼아 모였지만, 이제는 생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생각해보니 요즘은 생일 케이크조차 준비하지 않는다. 한때는 다른 친구들이 선물을 준비하고, 생일자가 밥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계모임처럼 모임통장에 돈을 넣어놓고 정산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약속을 한 건 아니지만 작은 선물들을 준비하기도 한다. L이 지난번에 이어 모두에게 줄 선물을 가져왔다. J는 K와 K의 딸에게 주는 선물을 가져왔다. 나는 초콜릿을 가져왔다. 오늘이 발렌타인데이라 S님이 내 회사 근처 유명한 초콜릿 가게에서 구매를 부탁했다. 맛있어 보이기에 나도 사서 친구들과 나누기로 했다. 초콜릿이 생각보다 너무 작아 아쉬웠지만, K와 L이 초콜릿을 정말 좋아한다고 해서 잘 사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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