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날씨가 많이 추워져 운동하러 나가려면 꽤 큰 의지가 필요하다. 게다가 요새 몸이 많이 피곤한 터라, 빠른 템포로 뛰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심도 있었다. 하지만 그냥 따지지 말고 뛰어보자는 마음으로 준비해 간 옷을 갈아입고 연대로 갔다. 전에 추위로 고생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조끼와 장갑을 챙겼다. 추울 때 뛰면 몸이 더워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오래 손이 차가우면 힘들다. 또 배가 차가우면 배탈이 날까 두려워 그 두 개를 챙겨 왔다. 오늘은 20분간 4:45 페이스로 달리는 게 계획에 있었다. 얼마 전, 5킬로미터를 25분 이내로 뛰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매우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뛸만했다. 물론 후반에는 숨을 헉헉대고, 마지막 한 바퀴를 뛸 땐 속도를 내느라 주변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
황금 우상 사건을 스팀에서 구매해서 했었는데, 넷플릭스에 다음 시리즈인 다시 깨어난 황금 우상이 인앱 게임으로 있어 요새 자주 하는 중이다. 수집한 증거나 인물들이 하는 말에서 단서를 얻어 각 인물들의 이름을 알아내고,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유추해낸다. 조금은 억지처럼 보이는 것도 있지만, 추리해내는 과정이 재미있어 자꾸만 하게 된다. 핸드폰에서 하는 게임과 작별한지 오래되었는데, 이 게임 때문에 그 원칙이 깨진 셈이다. 사실 스위치의 젤다의 전설 왕국의 눈물도 하다 말았고 풍화설월 dlc도 하다 말아서 가끔 생각이 난다. 하지만 요새는 잠자는 시간도 확보를 하지 못하고 있는 터라 전혀 시도도 못한다. 12월엔 주말에 시간을 좀 낼 수 있을까? 상담을 하며 내가 지금 잘 살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기도..
생일 기념으로 신나게 달린 날 이후로, 오른쪽 코 깊숙한 곳에 찡한 통증이 느껴졌다. 초기 감기 증상이다. 주말에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감기가 걸리면 고생할 것이 너무 걱정됐다. 종합 감기약도 먹고, 마스크도 쓰고 다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핫팩을 챙기기도 했다. 다행히 감기가 더 진행되지는 않았는데, 콧속의 통증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마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들고 다니는 느낌. 주말 내내 잠을 충분히 자지 못했기 때문에, 잘 수 있을 때를 놓치지 않고 잤고 이번주에는 웬만하면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집에 오려고 노력했다. 이번 주말에도 꽉 차게 일정이 있어 최대한 평일에 쉬려는 전략이다. 사실 일요일에 별생각 없이 목요일에 일정을 추가했다가, 내 몸 상태를 다시 돌아보고 취소했다...
오늘도 새벽 5시 반 오프닝. 요새 가민 수면 측정에서 충분하지 않게 잠을 잤다는 타박을 받는 중이다. 어제 더 일찍 잘 수도 있었지만, 무쇠소녀단의 마지막 회를 보느라 1시가 다 되어 잠들었다. 감동의 눈물을 펑펑 흘린 후에 말이다. 아픈데도 정신력으로 끝까지 해내는 것이나, 숨이 차도 마지막에 페이스를 올리며 뛰게 되는 마음, 괜찮은 줄 알았는데 함께 했던 동료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것들도 왠지 공감이 가서 네 선수들만큼이나 엉엉 울었다. 그런 마음으로 일어나서 광주로 떠났다. 짐을 싸고 잠들지 않아 부랴부랴 이것저것 집어넣었다. 선물로 받았던 떡을 냉동실에서 챙기고, 갈아입을 옷과 신발, 장비들, 아침에 기차를 타고 가며 먹을 단백질 쉐이크와 두유도 챙겼다. 어제 날씨가 춥지 않았던 기억으로 위에 ..
새벽 5시 반 알람을 듣고 일어났다. 씻고 준비해서 6시 반 좀 넘어서 집을 나왔다. 행사장에 8시 20분 전에 도착해서 짐을 내렸다. 행사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그런지 업무 분장도, 진행도 수월하게 흘러갔다. 경기의 난이도도 적절해서 참가자들도 재미있게 즐긴 듯했다. 11월 중순인데도 따뜻한 날씨 덕에 더 좋았던 것 같다. 12시에 모든 행사를 마치고 짐을 사무실에 가져다 놓은 뒤, 맹탕 같은 커피를 마시며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7시엔 낭독 공연을 보기로 했다. 대본 리딩 클럽에서 추천해서 보기로 했는데, 사실 내일이 대회라 무리한 스케줄이긴 했다. 그래도 좀처럼 있는 기회는 아니다 싶어서 O님에게도 연락해 같이 보기로 했었다. 근데 아침 일찍 일어났다 보니 피곤해서 휴식이 필요했다. 한 시간 정도를 ..
생일, 사실 다른 날과 별다를 바 없는 날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1년 중에 나와 깊게 관련 있는 날이기에 특별히 보내고 싶었다. 원래는 솔로 캠핑을 하거나, 책바에서 12인의 성난 사람들을 볼까 했다. 하지만 내일 행사 준비를 위해 짐을 가져와야 했기 때문에, 저녁엔 시간을 내기 어려웠다. 그래서 생일 반차를 이용해 오후 2시에 퇴근을 했다. 다다음주에 제주에서 교환식을 하기로 했던 킹받고 쓸모없는 선물을 산 후, 그동안 보고 싶었던 룩백을 보러 갔다. 메가박스에서 제공하는 생일 쿠폰으로 팝콘을 받고 추가로 아샷추를 마셨다. 손수건을 가져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집에 도착해 차를 끌고 짐을 가지러 사무실에 갔다. 한 시간 정도 걸려 짐을 다 챙기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먹기 전 5km를 달렸다. 그동..
요즘은 배고프다는 말이 입을 지배한다. 근육량이 늘어 배고프다는 긍정 회로를 돌릴 수도 있지만, 2년째 건강검진에서 공복장애 진단을 받고 나니 그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보통 저녁에 달리기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9시 이후에, 더 늦으면 10시나 11시에도 밥을 먹었다. 하지만 그게 공복장애에 가장 안 좋은 식습관이라고 한다. 공복장애일 경우, 저녁 7시 이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운동을 가능하면 오전에 하고, 저녁은 일찍 먹으려고 한다. 하지만 요새 배고픔 때문에 양 조절이 잘 되고 있지는 않다. 오늘은 뭘 먹을까 하다가 던지기탕이 생각났다. 던지기탕집엔 충무김밥이 있는데 사실 둘이 가서 던지기탕 2개에 충무김밥을 시켜 먹는데, 혼자 먹어야 해서 둘 중에 하나만 시킬까 ..
강철부대W를 보고 있다. 군인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지만 무쇠소녀단을 보며 뽐뿌 오는 운동 욕구에 이어, 자연스럽게 보게 되었다. 꾸준히 운동하며 체력 단련한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가지는 모습이나, 저격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이 이전의 미디어에서는 여성 캐릭터에서 잘 노출되지 않았던 터라 매우 흥미롭게 느껴진다. 전에는 사이렌에서 힘을 쓰는 직업 여성들이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모습에 반했었는데, 이번에 강철부대W도 특수부대가 아닌 육군이나 해군이 절대 얕보이고 싶지 않음을 드러내는 게 좋아 보였다. 군인은 전쟁에서 싸우기 위해 훈련하는 단체라,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정정당당히 싸우자라는 마음보다는 서로 죽이자!라는 마인드가 있어 사용하는 용어가 불편할 때가 있긴 하..
대회에 참가하기 전 상담에서, 나는 오래 살고 싶지 않다는 화두를 꺼냈다. 그리고 오늘 상담소에 도착하자마자,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신나서 전했다. 상담 선생님은 어째서 이런 간극이 생기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리고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는데, 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사실 짱구와 함께 살 때는, 그래도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조건부였으니, 아마 그전부터 그런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굳이 생명 연장을 위해 노력하고 싶지 않고, 나에게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한다면 피하지 않고 싶은 마음. 가끔은 이런 마음이 실제로 닥치지 않았으니 가지는 그런, 가진 자의 여유를 부리는 걸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로 나는 지금 ..
전날 C언니의 집에서 어머님의 지라시 스시와 아버님의 호토(야마나시 명물 된장국수)를 대접 받아 맛있게 먹고, 늦게까지 수다를 떨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내년 경기를 또 약속하고, 우리가 왜 이 스포츠를 좋아하는지를 여러 번,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며 반복했다. 지금 알게 되어 너무 기쁘기도 하고, 미리 알지 못한 게 안타깝기도 한, 평생 할 수 있는 스포츠. 그리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의 연을 만들어 주고,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경험을 하게 해 주었기에 이 스포츠를 알게 된 것이 더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오늘 아침도 참 맛있는 식사를 했다. 전날 남은 지라시 스시로 만든 유부초밥,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간 야채 샐러드, 빵, 요거트, 샤인머스켓 샤베트 등등 더 이상 ‘배고파’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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