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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키워드는 ‘피곤‘이었다. 이번 주 내내 신규 입사자 교육을 해서 정신이 없었는데, 회사에선 크고 작은 일들이 자꾸 터졌다. 집에 와선 쓰러지듯 잠들고, 눈을 뜨면 곧장 출근을 했다. 수요일엔 달리기를 하러 가지 않았고, 목요일엔 예정되어 있던 약속을 취소했다. 몸이 도저히 버텨주지 못할 것 같아서였다.

거의 9시부터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잠에 들기 전 J님에게 전화가 왔다. 이불 빨래를 하러 빨래방에 갔는데, 세제를 뜯지 않고 돌리는 바람에 다시 돌려야 한다고 했다. 시간이 길어져 기다리다 생각나서 전화했단다. 요즘 어떻게 지내냐고 물어 한참을 열을 올려 이야기하다보니 내가 꽤 화가 나 있었다는 걸 알았다. 화가 났지만 그걸 털어놓을 기회가 없었구나 깨달았다. 나 혼자 한참을 떠들고, J님도 뭐 하고 지내는지 물어보았다.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지만, 그래도 의지를 다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가끔은 J님이 나를 너무 올바르게 열심히 사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어, 그런 게 스스로를 좋지 않게 평가하는 기준이 되어 안 좋은 영향을 줄까 걱정이 될 때가 있다. 하지만 빨래방에서 책 읽는 것보다 나와 수다 떠는 게 훨씬 재미있다고 하길래, 이불을 건조해 집에 가져갈 때까지 쉬지 않고 깔깔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오늘 아침엔 작은 다정함을 실천하며, H에게 오늘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물어봤다. H는 하루의 스케줄을 무사히 해내고 싶다고 했고, 나는 많이 웃고 싶다고 답했다. 보통 회사에서도 일일 웃음 할당량을 채우는데, 목요일엔 너무 지쳐 그럴 새가 없었다. 한 주의 마지막인 오늘은 조용하기도 했고, 많은 것이 순조로웠으며 뜻밖의 빵 터짐도 있었다. 또 오늘 저녁엔 SF모임이 있어서 웃음이 예정되어 있었다. SF모임은 덕후들의 예상치 못한 드립 덕에 늘 빵 터지는 순간들이 있다. 예상한 대로 내용은 기억은 안 나지만, 많은 순간을 웃음으로 채웠다. 새로운 멤버가 있어 이 시끄러움에 지레 겁먹을까 걱정했는데, 진심으로 웃는 게 보이고 다음엔 밥을 든든히 먹고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길래 안심했다.

웃음 일일 할당량을 매일 채우진 못했지만, 되돌아보니 한 주 할당량은 채우지 않았나 싶다. 역시 마지막이 만족스러우면, 이전의 힘들었던 기억은 쉽게 잊힌다. 금요일을 즐겁게 보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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