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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준비하기 위한 회의에 참석했다. 1시간 30분이 넘게 지하철을 타고 갔다. 차로 갈까도 생각했지만, 30분 정도밖에 시간이 절약되지 않아서, 차라리 책을 읽으며 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토요일 5시엔 지하철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거의 6호선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가는 셈이었으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편하게 앉아서 갔다.
이번 회의에서는 굵직한 것들이 결정이 되었다. 회장과 사무국을 운영하는 이사님이 바뀌었다. 우리 연맹에서 열일하시던 분이 중앙 연맹의 회장으로 가시면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셔서 뭔가 바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도 제안을 받아 올해부터는 서울뿐 아니라 중앙 연맹의 이사로 활동하기로 했다. 아마 해야 할 일이 많아질 테니 전보다 더 바빠지지 않을까 싶다.
올해 서울 연맹의 대표선수 선발 기준은 80년생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 대상이다. 대표선수로 활동하는 것도 이젠 4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처음 시작한 게 2016년이었고, 한국 나이로 33세였다. 그때는 분명 젊은 선수였는데, 이젠 40이 넘어 더는 젊음을 수식어로 두면 좀 쑥스러울 나이가 되었다. 어디서 아줌마라는 이야기를 들어도, 미혼이기 때문에 좀 낯선 것 말고는 솔직히 위화감이 없는 나이다. C언니는 사모님, 혹은 어머님이라는 말을 듣기도 한단다. 이번 회장님은 젊을 때 10km를 50분 이내에 뛰는 체력이 있으셨는데, 42세부터 노안이 왔고, 지금은 다리가 아파 뛰지 못하신다고 들었다. 점점 노화가 남이야기가 아니게 되어 조금 슬프다.
나의 남은 생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살진 않는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몸을 잘 가꿔 오래도록 운동을 하고 싶고, 혼자 있을 때 외로움보단 만족감을 느끼며 살고 싶다. 물론 완전히 혼자 사는 미래는 그리지 않고 있다. 서로 세상을 떠났을 때 수습을 해주겠다 약속을 한 친구도 있고, 멀지않은 거리의 한 동네에서 같이 살자고 제안해 준 친구들도 있다. 50년 대여 전자책을 구매하며 나와 평생 같이 책을 읽을 각오하라고 말해둔 그룹도 있다. 모든 말들이 기억되고 지켜지리라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그런 말이 먼 훗날까지 지켜진다면 꽤 괜찮은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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