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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 나갈 때 필수품이 뭘까. 밖에 나가서 부재를 알았는데 지각 위기라도 다시 들어가서 가져와야 하는 물건. 무조건 핸드폰이다. 핸드폰엔 기후동행카드가 함께 있다. 음, 아니 사실 대체품으로 교통카드로 쓸 수 있는 신용카드만 들고 나왔다면 핸드폰을 가지러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추가 조건은 거기에 가민 워치를 차고 있고, 저녁에 약속이 없을 것. 워치가 피크민 걸음 수를 채워줄 수 있고, 회사에 가면 PC카톡이 있으니 연락이 끊겨 걱정시킬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웬만하면 핸드폰은 챙겨나갈 것이다.
핸드폰을 챙겼다면 그다음은 보조배터리다. 내 아이폰12미니는 원래부터도 배터리 용량이 적기로 유명했다. 물론 나는 이 녀석을 만나기 전에도, 보조배터리를 잘 챙기기로 유명했다. 몇몇 친구들은 내가 보조배터리를 챙겨 올 것을 알고, 나를 만나기 전에는 충전이 되어 있지 않아도 걱정하지 않았다. 내가 아이폰 유저여서 c타입 충전선이 없어도 걱정하지 않는다. 내가 누구에게라도 빌려줄 수 있는 무선 충전 보조배터리가 있는 걸 아니까. 폰 배터리 효율이 68%가 된 지금은 더더욱 필수품이 되었다. 요즘처럼 추운 날엔 폰 배터리가 한 걸음걸음마다 1%씩 닳아 없어지는 기분이다. 그래서 보조배터리는 내게 생명과도 같다 말하곤 하는데, 종종 잊곤 해서 동료가 ‘생명을 너무 하찮게 취급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가민 워치도 요새는 필수품에 가까워졌다. 사실상 가지고 있는 물건 중에 핸드폰을 제외하고, 아니 잘 때도 착용하니 가장 가까운 물건이다. 충전도 빠르고, 배터리 소모는 느린 편이라 웬만해선 손목에서 빼는 일이 없다. 시계 자체가 가벼운 편이라 있는 듯 없는 듯 차고 다니기 좋다. 한번 가민을 집에 놔두고 나온 적이 한번 있는데, 그날 하루에도 몇 번을 빈 손목을 봤다. 시계로도 쓰지만 나의 스트레스와 바디배터리 측정을 위해 차고 다니는 걸 매우 즐긴다. 오늘 밤늦게 내 바디배터리가 얼마나 떨어졌는지 확인하니 C언니가 기계에 너 자신을 맡기지 말라고 잔소리를 했다. 근데 좋은 걸 어떡해.
이 외의 필수품으로는 파우치를 꼽을 수 있다. 권교정님의 책을 사면서 받은 굿즈를 오랫동안 잘 쓰고 있다. 카드보다 두 배 정도의 크기인 이 파우치에는 8핀 충전선, 유선 이어폰, 신용카드, 신분증, 만원, 머리끈 몇 개, 립밤이 기본적으로 들어 있다. 최근에 추가된 건 COOL WOMEN NEVER DIE 라고 쓰인 멋진 슬라이딩 케이스에 시트러스향이 나는 고체향수다. L에게 선물 받았다. 평소 향수를 잘 안 쓰는데 너무 마음에 들어 갖고 다니며 쓰고 있다. 아, 얼마 전 눈이 너무 빡빡해서 괴로워했더니 동료가 준 일회용 점안제도 하나 넣고 다니고 있다. 이 완벽한 조합에 늘 들고 다니는 보조배터리를 넣고 싶어 조금 큰 파우치를 샀었는데, 작년에 가방과 함께 잃어버리고 다시 이 파우치로 돌아왔다. 그냥 계속 함께할 운명인가 보다.
전날 저녁, 아니 새벽 늦게 들어오며 집에서 기절해 잠들었다. 그리고 일어나서 급하게 준비해 나왔는데, 파우치에 이어폰이 없었다. 음악을 들으며 기분 좋게 밤산책을 하며 들어와서는 이어폰을 파우치에 넣어두지 않았던 거다. 일단 듀오링고는 듣지 않고 아라비아어 알파벳 배우기로 불꽃을 채웠다. 말해보카도 단어 맞추기 할 때 듣기가 필수는 아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배경음악 없이 길을 걸었다. 제목을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데 같은 구간을 계속 반복했다. 에어팟을 사더라도 서브 이어폰이 필요하겠다 생각했다. 집에 도착하면 이어폰을 찾아 파우치에 넣어놓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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