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배고프다는 말이 입을 지배한다. 근육량이 늘어 배고프다는 긍정 회로를 돌릴 수도 있지만, 2년째 건강검진에서 공복장애 진단을 받고 나니 그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보통 저녁에 달리기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9시 이후에, 더 늦으면 10시나 11시에도 밥을 먹었다. 하지만 그게 공복장애에 가장 안 좋은 식습관이라고 한다. 공복장애일 경우, 저녁 7시 이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운동을 가능하면 오전에 하고, 저녁은 일찍 먹으려고 한다. 하지만 요새 배고픔 때문에 양 조절이 잘 되고 있지는 않다. 오늘은 뭘 먹을까 하다가 던지기탕이 생각났다. 던지기탕집엔 충무김밥이 있는데 사실 둘이 가서 던지기탕 2개에 충무김밥을 시켜 먹는데, 혼자 먹어야 해서 둘 중에 하나만 시킬까 ..
강철부대W를 보고 있다. 군인에 대해서는 관심이 별로 없지만 무쇠소녀단을 보며 뽐뿌 오는 운동 욕구에 이어, 자연스럽게 보게 되었다. 꾸준히 운동하며 체력 단련한 자신의 모습에 자신감을 가지는 모습이나, 저격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마음을 표현하는 모습이 이전의 미디어에서는 여성 캐릭터에서 잘 노출되지 않았던 터라 매우 흥미롭게 느껴진다. 전에는 사이렌에서 힘을 쓰는 직업 여성들이 자신의 명예를 지키는 모습에 반했었는데, 이번에 강철부대W도 특수부대가 아닌 육군이나 해군이 절대 얕보이고 싶지 않음을 드러내는 게 좋아 보였다. 군인은 전쟁에서 싸우기 위해 훈련하는 단체라,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정정당당히 싸우자라는 마음보다는 서로 죽이자!라는 마인드가 있어 사용하는 용어가 불편할 때가 있긴 하..
대회에 참가하기 전 상담에서, 나는 오래 살고 싶지 않다는 화두를 꺼냈다. 그리고 오늘 상담소에 도착하자마자,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신나서 전했다. 상담 선생님은 어째서 이런 간극이 생기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그리고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는데, 나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사실 짱구와 함께 살 때는, 그래도 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것도 조건부였으니, 아마 그전부터 그런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굳이 생명 연장을 위해 노력하고 싶지 않고, 나에게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한다면 피하지 않고 싶은 마음. 가끔은 이런 마음이 실제로 닥치지 않았으니 가지는 그런, 가진 자의 여유를 부리는 걸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로 나는 지금 ..
전날 C언니의 집에서 어머님의 지라시 스시와 아버님의 호토(야마나시 명물 된장국수)를 대접 받아 맛있게 먹고, 늦게까지 수다를 떨었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내년 경기를 또 약속하고, 우리가 왜 이 스포츠를 좋아하는지를 여러 번, 여러 각도에서 생각하며 반복했다. 지금 알게 되어 너무 기쁘기도 하고, 미리 알지 못한 게 안타깝기도 한, 평생 할 수 있는 스포츠. 그리고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의 연을 만들어 주고,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경험을 하게 해 주었기에 이 스포츠를 알게 된 것이 더더욱 고맙게 느껴진다. 오늘 아침도 참 맛있는 식사를 했다. 전날 남은 지라시 스시로 만든 유부초밥, 아스파라거스가 들어간 야채 샐러드, 빵, 요거트, 샤인머스켓 샤베트 등등 더 이상 ‘배고파’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때까..
새벽에 잠깐 깼는데 텐트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들렸다. 경기 중에 비가 올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40분 정도 후에 그쳤다. 6시에 밥을 먹고, 텐트를 정리해 7시 10분에 두 번째 날 경기를 시작했다. 첫 번째 컨트롤은 오르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한 번에 찾았다. 그 기분으로 두 번째 컨트롤을 찾으러 갔는데, 무려 2시간 10분이나 걸렸다. 총 6시간의 제한 시간 중 1/3이 걸려 하나를 찾고 나니 진이 빠졌다. 거의 7킬로 정도 되는 가방을 들고 네 발로 기어 다니니 체력 소모도 컸다. 하지만 남은 시간 동안 피니시 장소까지 가야 하고, 다른 포인트도 찾아야 한다는 조급함으로 뛰어다녔다. 어제는 여자 4등이었지만, 오늘은 아쉽게도 여자 7등으로 마무리했다. 1박 2일의 힘든 일정으로 발도 퉁퉁..
대회 첫 날, 무거운 가방을 매고 지도를 받았다. 날씨가 좋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기분이 좋았다. 처음엔 성공적인 경험을 위해 쉬운 컨트롤을 공략했고, 그 다음엔 높은 점수의 컨트롤에 도전했다. 높은 점수 답게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그 컨트롤을 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고민하는 포인트가 있었는데, 포기할 뻔 했으나, 정신 차리고 지도와 지형을 비교하니 아직 한참을 가야 하는 위치였다. 의심과 확신을 번갈아가며 찾던 결과, 드디어 찾을 수 있었다. 내 파트너 G언니와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했다. 어떤 포인트는 길이 아닌 가파른 능선을 내려와야 했는데, 다른 사람들에 비해 속도가 빨라 앞서나가기도 했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지도 읽기를 열심히 하고, 그동안 열심히 운동하며 쌓아둔 체력이..
4시 반 알람이 울렸다. 8시 1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5시 32분에 출발하는 공항철도를 타면 6시 20분쯤 공항에 도착한다. 집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걸어서 가면 10분 정도, 공항철도는 좀 더 걸어야 해서 5분 정도 더 소요된다고 하면 안전하게 5시에는 집에서 나가는 게 좋다. 하지만 일어나서 미적거리는 버릇 때문에 씻고 옷을 입고 나니 5시 15분 즈음이었다. 빠듯하다. 그냥 가방만 메고 있다면 뛰면 그만이지만, 이번엔 짐보관용 캐리어도 들고 왔다. 캐리어가 있다 보니 짐을 맥시멀 하게 쌌고 그 덕에 캐리어가 가볍진 않았다. 택시를 잡아야 하지만 카카오택시를 부를 여유도 없었다. 일단 큰길로 나와서 걸으며 택시를 잡자고 생각했다. 100미터 넘게 걸으면서도 빈차가 없었다...
처음 챌린지라는 말을 접한 건 '챌린저스'라는 서비스를 접하면 서다. 챌린저스의 챌린지는 의지가 부족한 이들이 돈을 걸고 목표를 설정한 후, 어느 정도 이상의 목표치를 갱신하지 못했을 경우, 그의 돈은 몰수되고 성공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었다. 나는 달리기 위해서 챌린저스를 이용했지만, 주 3회 달리기를 하기엔 너무나 의지가 박약했고, 몇 번의 실패 끝에 지금의 달리기 친구들을 만나면서 챌린저스와는 헤어지게 되었다. 당시 걸었던 돈이 2주에 만원 꼴이었는데 그것으로는 의지를 불태우기는 부족한 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주변에 챌린저스를 이용하는 어떤 사람들은 걸 수 있는 최대 금액인 20만 원을 걸고 하기도 했고, 여러 개의 챌린지를 운영하며 마치 예적금에서 이자를 받는 것마냥 이용하는 사람도 ..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했던 TCI 검사 결과지를 받았다. TCI 검사에서는 타고난 본성을 '기질',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을 '성격'이라고 부른단다. 기질에는 자극추구, 위험회피, 사회적 민감성, 인내력이 있다. 나는 자극추구가 백분위 그래프에서 기준점인 70을 넘는 수치가 나왔다. 자극추구에서 나머지 항목에서는 평균점이었는데, 관습적 안정성/탐색적 흥분에서 탐색적 흥분이 굉장히 높았다. 평소 '재미'가 없으면 아무 흥미도 느끼지 못하고, 새로운 것을 찾는 것에 눈이 반짝거리는 타입이라 검사 결과에 납득이 간다. 높은 자극추구와 반대로, 위험회피가 기준점인 30 이하로 나왔다. 마찬가지로 나머지 항목은 평균점인데, 활기 넘침/쉽게 지침에서, 활기 넘치는 쪽으로 치우친 점수였다. 나는 단순히 체력 ..
날씨가 추워진 걸 달리면서 느낀다. 전엔 한 바퀴만 뛰어도 땀이 줄줄 흘렀는데, 이젠 세네 바퀴 돌아야 구슬땀이 흐를까 말까 한다. 반팔 반바지로 달리는 건 이번주가 마지막일 것 같다. 웜업을 했는데도, 손이 너무 시렸다. 이제 장갑을 끼고 달려야 한다. 이번 주엔 400m 달리고, 400m를 쉬는 인터벌을 했다. 주말에 있을 춘천 마라톤을 대비해 가볍게 뛰었다. 나도 3대 마라톤에서 10km를 뛰어보고 싶은데, 신청도 못하지만 날짜가 안 맞을 때가 많아 한 번도 뛰지 못했다.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보다야 속도도 빠르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는 페이스도 좀 달라졌지만 목표 시간인 50분 이내는 조금 힘들 것 같다. 그래도 5km 25분은 가능하지 않을까? 올해가 가기 전에 한번 체크를 해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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