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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 반 알람이 울렸다. 8시 1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5시 32분에 출발하는 공항철도를 타면 6시 20분쯤 공항에 도착한다. 집에서 디지털미디어시티역까지 걸어서 가면 10분 정도, 공항철도는 좀 더 걸어야 해서 5분 정도 더 소요된다고 하면 안전하게 5시에는 집에서 나가는 게 좋다. 하지만 일어나서 미적거리는 버릇 때문에 씻고 옷을 입고 나니 5시 15분 즈음이었다.
빠듯하다. 그냥 가방만 메고 있다면 뛰면 그만이지만, 이번엔 짐보관용 캐리어도 들고 왔다. 캐리어가 있다 보니 짐을 맥시멀 하게 쌌고 그 덕에 캐리어가 가볍진 않았다. 택시를 잡아야 하지만 카카오택시를 부를 여유도 없었다. 일단 큰길로 나와서 걸으며 택시를 잡자고 생각했다. 100미터 넘게 걸으면서도 빈차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이대로 캐리어를 끌며 가야 하나, 하고 발걸음을 빨리 하는데, 신호를 기다리는 택시를 발견했다. 캐리어는 트렁크에 넣지 않고 그냥 들고 자리에 앉았다. 멀지 않은 거리이지만 캐리어를 들고 있으니, 그래도 잘 한 선택이라 생각했다. 택시비가 5천 원인 걸 보기 전까지. 깜짝 놀라 요새 택시비 기본요금을 검색했다. 4800원이다. 긴 거리가 아니었는데, 200원이 더해졌단 말인가, 도대체 기본은 어느 정도의 거리지, 택시를 안 탄 동안 이렇게 물가가 올랐던 걸 난 몰랐던 건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에도 사람이 적진 않았다. 앉을자리가 없어 문 옆에 캐리어를 두고 그 위에 배낭을 올렸다.
그동안 집에 연락을 한번 해야지 했는데, 그런 생각이 드는 시간엔 엄마 아빠가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바쁜 시간이라 연락을 못했다. 스케줄을 보니 오늘은 손님이 없었다. 반드시 깨어있으리라 생각하며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새벽에 전화를 하니 엄마는 깜짝 놀랐다. 평소 안부를 전하는 딸이 아니다 보니 그럴만했다. 1박 2일 동안 산에서 하는 대회를 위해 일본에 다녀오겠다고, 전에 집에 데려갔던 친구들과 같이 간다고 이야기했다. 엄마는 나에게 멋지게 산다고 말해주었다. 결혼해서 자식을 낳아 손주를 보게 해 주고, 일반적인 사람들이 바라는 삶을 사는 게 아니어서 내심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렇게 말하니 조금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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