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는 듯, 제법 트랙에 부는 바람이 선선했다. 하지만 여전히 날씨는 더웠고 트랙 20바퀴 정도를 돌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이번주 수요 달리기는 4바퀴를 웜업으로 뛰고 5바퀴를 인터벌로 웜업을 한 뒤(?) 12바퀴를 5분 정도 페이스에 뛰는 거였는데, 나는 자체 조정하여 5분 30초 페이스로 뛰었다. 처음으로 G언니가 게스트로 와서 같이 달렸는데, 처음엔 사람이 많아 부담스럽다고 하더니 4분 40초 정도로 속도를 올려 다른 분들이 많이 고생했다고 한다. 거리가 너무 멀어 자주 오지는 못하겠지만, 요새 런테기라고 하는데 같이 달릴 때 기분이 좋아보여 조금 안심이 되었다. 종종 수요일에 같이 뛸 수 있으면 좋겠다. 회사에서 9주년 행사를 했다. 회사 분위기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요새 드라마를 보고 있다. 한동안 드라마를 안 보다가 선재 업고 튀어를 보고 난 이후에 몇 가지를 보고 있는데, 요새 재미있게 보는 건 신민아가 나오는 '손해 보기 싫어서'다. 제목만으로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는데, 반응이 좋은 것 같아 한번 봤다가 거의 본방에 가깝게 챙겨 보고 있다. 흔히 '또드'라고 말하는 또라이 드라마인데, 일단 주인공인 신민아가 보통 사람이 아니다. 손해 보기 싫어하는 요새 사람들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겠지만, 가장 극단에 가 있다. 한 예로 똑같은 돈을 냈는데(?) 운동장을 남자들은 축구로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여자들은 피구로 좁은 공간을 사용하는 걸 손해라고 생각한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이렇게 캐릭터에 녹아내다니. 게다가 이 이야기의 주요 골자는 미혼인 여성이 성공하기 어려운..
이번 해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해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이번 주엔 같이 운동하는 언니 오빠의 생일이 있었다. 카카오톡에 등록된 생일을 핸드폰 첫 화면 위젯으로 확인하고 작은 선물을 보냈다. 당연히 보답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는데, 잘 받았다는 메시지를 받으니 너무 다정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내가 정말 다정하지 않은 사람 같단 생각이 들었지만, 사람은 천천히 변하니 나도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언젠가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달리는 수요일, 아침에 비가 세차게 쏟아지길래 훈련이 취소되겠거니 하고 운동복을 챙기지 않았다. 그런데 오후가 되니 거짓말처럼 날이 개었다. 집에 들렀다 가면 30분 정도가 늦어질 것 같다 생각했는데, S님이 운동복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빌..
수요일엔 달리기를 하다 무릎이 아파 조금 쉬었다. 쉬면서 시간이 난 김에 주말에 집에 몇 명이 갈지 알리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할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모들과 강릉 바다로 여행을 가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 갑자기 뇌출혈이 생겨 이곳저곳 응급실을 떠돌다 평촌에 있는 병원의 중환자실에 있다고 했다. 강릉에서는 할머니 상태를 보았을 때 빠르면 일주일, 길어도 한 달 정도가 할머니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수술을 해도 연세가 많은 데다 치매가 있고 몸도 잘 못 가누는 할머니는 재활을 하지 못할 거라 판단했다. 그래서 머리의 피를 말리는 약을 썼는데 그 효과는 두고 봐야 안다고 했다. 할머니가 연명 치료를 거부하는 사인을 했고, 할아버지 때 고생한 가족들도 무의미한 치료는 하지 말자고 동..
토요일엔 몇 년 전 일 때문에 들렀던 돈의문박물관마을을 다녀왔다. 이번엔 전 회사 동료인 P의 업무와 관련된 답사가 목적이었다. 오랜만에 서울로 올라와 답사 겸 식사를 같이 하기로 했다. 요새 해가 뜨거워 밖을 돌아다니는 게 조금 걱정되었지만, 작은 건물들 안을 탐방하는 형태여서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추리나 방탈출을 좋아하는 나를 데려간 보람이 넘치게, 수월하게 답사를 마쳤다. P는 지금 광주에 있다고 했다. 안온하고 즐거움이 가득했지만 치열함과 비전이 없는 곳을 떠나, 막연한 기대와 치열함으로 버텨야 하는 곳에서 사회의 쓰디씀을 겪는 중이었다. 몇 년 더 산 사람의 입장에서 아끼는 사람의 어려움을 보고 마냥 응원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스스로 겪어내며 배워서 자신만의 길을 찾기를 마음속으로 빌..

주말에 힘든 일정을 보내고 나니 거의 수요일까지 피곤이 온몸을 지배했다. 집에 와서도 그대로 곯아떨어졌고, 일어나서 운동을 하지도 못했으며, 아침과 점심식사가 부실했고, 설거지는 쌓이기만 했다. 루틴 중에 에너지를 덜 쓰고 할 수 있는 영어 공부 정도만 겨우 했다. 그 와중에 말해보카를 시작했는데, 그나마 재미있어서 할만했다. 쿠키를 구워가며 웹툰 하나를 다 끝냈고, 게걸스럽게 다른 웹툰도 찾아 헤맸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니 내가 너무 별로인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수요일엔 달리기를 했다. 1600m - 1000m - 800m - 400m 인터벌을 두 번 반복하는 훈련 코스였다. 하지만 너무 더웠고, 참여하신 분들이 중간에 나가떨어져서 1번만 했다. 그래도 웜업 쿨다운을 다 하니 10킬로가 채워졌다. 원래..

더운 여름날 산에서 뛰고 난 후 계곡물로 풍덩한다는 콘셉트의 장수 쿨밸리 트레일 레이스. 17.7km라는 긴 거리를 달려본 적이 없어 전혀 갈 생각이 없었으나, 캠핑을 같이 하자는 제안에 큰 맘을 먹고 신청했다. 긴 거리를 달리는 훈련은 하지 못했지만, 더운 날 뒷산도 달려보고 트랙에서 주에 10킬로씩 달리며 체력을 키웠다. 보통 아무 생각 없이 짐을 싸지만 이번에는 꽤 준비를 했다. 캠핑을 위해서는 의자를 샀다. 2박 3일 동안 허리를 기대앉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을 먹을지는 모르겠지만 밑반찬이 필요할 것 같아 오이지와 열무김치를 샀고, 가볍게 주워 먹을 방울토마토도 샀다. 같이 가는 S님이 쿠팡에서 이것저것 밀키트를 시켰는데, 아침에 현관에 나가보니 쿠팡 박스 4개가 쌓여있는 진풍경을 보았다. ..
어느새 7월도 끝났다. 비가 자주 와 덜 더웠던 7월이 지나니, 습기 가득한 8월이다. 에어컨으로 발이 시려지는 한이 있어도 맨발에 슬리퍼나 샌들만 신게 된다. 너무 짧은 하의는 앉았을 때 땀 때문에 불편해, 적당히 허벅지를 커버하는 옷을 입는다. 나름 유교걸이어서 상의는 웬만하면 어깨를 드러내지 않는 선에서 시원한 옷으로 입고 다니려 한다. 고양이, 특히 둘째와 친해지려고 하는 노력이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여름이는 굉장히 경계심을 갖고 있고, 거의 30센티 정도의 간격을 유지하는 아이다. 노는 건 좋아해서 낚싯대로 놀아주면 아주 신나게 놀지만, 츄르라고 해도 내가 주는 것이면 아예 먹지를 않았다. 하지만 몇 주 전부터 낚싯대로 놀고 나서 츄르 주기를 패턴화 하는 중인데, 처음엔 3/4만 먹다가 ..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이름을 잘못 입력했느니, 인스타에서 선수 이름이 틀렸다느니, 개회식의 퍼포먼스가 조잡했고, 선수들의 입장이 볼품이 없었다느니 말이 많다. 나는 직접 본 것이 아니라 기사로만 접해 제대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화제가 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파리 올림픽으로 휴방을 해 올림픽이 달갑지만은 않지만, 또 한편으로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어 정리해 본다. 활, 칼, 총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우리나라 선수와 맞붙은 외국 선수들. 특히 이번 올림픽은 양궁 단체전에서 10연패를 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양궁은 다른 나라들과 너무나 압도적인 실력차라서, 올림픽을 4년에 한 번씩 한국 대표팀 금메달 주는 행사라 표현한다던가, 지난 올림픽과 다르게 안정적인 심박수를 보인..

오랜만에 공항에 갔다. 작년 7월에 이탈리아에 다녀온 게 마지막이니, 1년 만이다. 빨리빨리의 민족 한국은 얼굴 인식과 지문으로 입국심사하는 것 외에도, 스마트패스도 만들었다. 가방 검사 전 안으로 들어갈 때 빨리 들어갈 수 있는 다른 방법인데, 아직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아 덕을 좀 봤다. 다만, 이번에 가는 게 중국이다 보니 미리 체크인 창구에서 비자 확인을 했어야 했는데, 우린 모두 온라인 체크인을 하고 짐을 맡기지 않아서 비행기 타기 바로 전에 좀 당황하긴 했다.상하이에 도착하니 비가 많이 왔다. 원래는 태풍이 올 예정이라 했는데 이 정도로 그쳐서 다행일지도 모른다. 미리 예약해 둔 픽업 택시를 타고 호텔로 이동했다. 중국어를 잘하고, 상하이에 익숙한 멤버가 있어 헤매는 것 없이 잘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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