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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우당탕탕했다. 출발지를 김포공항으로 착각해 빠듯하게 도착했고, 환전도 다른 공항에 해서 맨손으로 출국했다. 도착해서도 도시로 나가는 방법을 생각해 두지 않아 우왕좌왕했고, 넷이서 밥을 뭐 먹을지 결정 못해 1시간 넘게 돌아다녔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전날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인지, 마트에서는 역대급 피곤함으로 방전 상태였다. 심지어 짐을 맡겨둔 락커가 있는 쇼핑몰의 폐점 시간을 뒤늦게 알아, 오랜만에 도파민 도는 상상을 했다.

그래도 여차저차 점심과 저녁 모두 맛있게 밥을 먹었고, 낯선 디저트를 먹으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다 같이 매일 편의점에 들러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고 공유했다. 나고야가 재미없다고는 하지만, 역시 여행은 같이 가는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대회장에서도 우당탕탕은 끊이지 않았다. 대회 안내문을 뒤늦게 읽은 탓에, 주차장이 어디인지, 도착해서 어떻게 출발지에 가야 할지도 모두 현장에서 알았다. 필요한 물품을 가져오지 않아 매우 당황했지만, 같이 간 친구가 여분을 갖고 있어 대체했다. 배번도 셋째 날은 변경해야 하는 걸 몰라서 전날 배번을 달고 있었는데, 같이 온 친구들이 챙겨 와 주었다. 여전히 엉망진창이었지만 어떻게든 굴러갔다.

둘째 날 대회는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제한시간 내에 들어올 수 있었었다. 셋째 날 대회는 실력 부족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지만, 예전에 비해 등고선을 읽는 실력이 늘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고, 나침반으로 길을 찾아 탈출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도 내가 정한 목표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를 잘 알고 있었다는 게 조금 뿌듯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흥미로운 경험은 토요일 숙소였다. 대회장과 그나마 가까운, 다섯 명이 묵을 수 있는 숙소를 부킹닷컴에서 예약했다. 대충 가깝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서 아무 생각 없이 조식과 석식이 되는 곳으로 예약한 것이었는데, 정말 로컬 일본을 만날 수 있는 곳이어서 너무나 재미있었다. 숙소 할인으로 온천도 이용했는데, 첫날 피로를 푸는 데 직빵이었다.






이번에 다시 느낀 건, 그래도 내가 매일 잊지 않기 위한 정도로만 하던 영어 공부가 그래도 도움이 되었다는 거다. 충분한 정도는 아니지만, 대회 안내문을 번역 없이 원문으로 읽어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변경사항이 있거나, 궁금한 걸 물어볼 때도 머릿속에 생각나는 문장과 단어를 사용할 수 있었다. 매일의 내가 해온 작은 노력이 조금 자랑스러웠다.
아마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건 고생했던 순간들일 것이다. 코인락커를 찾아 나고야역을 헤매던 순간, 어느 때보다도 체력이 바닥이어서 돈키호테의 발받침대에 앉아 있던 순간, 숙소로 가는 꼬불길에서 멀미 나서 배 아프다고 외치던 순간, 길을 잃어 나침반으로 서쪽을 맞추고 베어벨을 한껏 울려대며 산을 내려오던 순간. 사진으로 찍어둘 수는 없었지만 모두 머릿속에 선명하게 새겨둘 것이다.
다시 갈 의향이 있는 추천 장소
라무치이 : 미소카츠집
같이 온 사람들은 거의 한국 사람들, 혼자 온 사람들은 일본 사람인 경우가 많았음. 맛있고 양이 꽤 많았다. 특은 누가 시키는걸까. 현금으로만 결제 가능
라무치이 · Nagoya, A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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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코게 : 몬자야키 전문점
여기도 한국 사람 많았다. 영어 메뉴판 달라고 하면 줌. 직원들이 친절함. 양은 좀 적어서 여러 개 시켰다. 대체로 짠 편이라 재료 추가할 거면 짠 걸 상쇄할 수 있는 걸로 추가하는 게 좋을 듯
Okoge · Nagoya, Ai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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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카 : 조식과 석식을 제공하는 로컬 일본 숙소
사장님이 영어를 못하심. 하지만 어플로 적극적 소통을 하신다. 철마다 다른 재료로 음식을 만드시는 것 같다. 8월의 메인 재료는 묘가(마요가)라고 부르는 일본 생강으로, 반찬에도 나오고 밥에도 올려져 있었다. 무지개송어를 통째로 굽고, 말고기 육회를 주심.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온천 100엔 할인권을 받으면, 500엔으로 온천 이용 가능(추천)
Yurika · Urugi, Nagano, Shimoina Distr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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