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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올데이프로젝트와 F1이 지배하고 있다.
회사에서 누군가 오랜만에 덕통사고를 당했다며, ADP를 이야기할 때 나 역시 5명 멤버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들의 역학관계도 알고 있었다. 데뷔한 지 한 달이 좀 넘은 그룹의 멤버들을 다 아는 경우가 흔한가? 아니, 하지만 나는 그들의 열렬한 팬이 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늘 그랬다. 김연아도, 2NE1도 미숙하면서도 강렬한 처음을 가장 사랑했다. FAMOUS도, WICKED도 모두 아름답고 감탄스럽지만, 이후에는 지금보다 몰입하지 않을 수 있다.
광복절 오전에 F1 더 무비를 보고 왔다. F1도 브래드피트도 관심 없었는데, 영화를 통해서 모두 좋아하게 되었다는 K언니의 추천으로 급하게 보고 왔다. 가까운 곳에서 4DX로 볼 수 있었다면 더 재미있게 봤을 것 같은 영화였다. F1은 넷플릭스 다큐로 친구에게 추천을 받았지만, 쉽게 손이 가지 않았던 영역이었다. 영화는 F1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세이프티카도, 타이어를 데우는 행위도, 한 팀에 두 드라이버가 출전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설명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나는 F1 영화를 어떻게 촬영했는지 궁금해서, 또 F1을 어느 정도 재현했는지 궁금해서, F1의 모든 것이 궁금해 영상을 찾아봤다.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빠져드는 이 세계의 매력은 무엇인가. 어떤 사람들은 내가 즐기는 스포츠도 아주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내가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인가.
그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건 아니다. 영화의 모티브가 된, 사고로 불타던 차에서 살아남은 F1 드라이버 로맹 그로장은, 불타는 차 속에서 아이들을 생각했단다. 아직 오늘은 죽을 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몇몇 드라이버의 죽음의 유산인 헤일로라는 안전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었고, 화염을 막아낼 수 있는 옷을 입고 있어 살아남을 수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F1 드라이버를 관두고, 미국의 다른 레이싱 드라이버로 활동하고 있단다. 죽음은 두렵지만, 명예와 도파민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일지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괴물도 봤다. 예전부터 여러 사람으로부터 추천받았는데, 연휴의 마지막 날이 되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투자했다. 곧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괴물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 영화에는 남들이 누리는 행복을 함께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나온다. 사람들은 정말 행복이라는 걸 다들 갖고 사는 걸까?
오늘 여러 차례 스스로 행복한지를 점검하게 하는 순간이 있었다. 나는 ADP에 짧게나마 깊게 몰입하고, F1만큼은 아니지만 도파민을 주는 스포츠를 기반으로 일 년을 스케줄링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누군가 내게 행복하냐 물으면 쉽사리 긍정하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분명, 하고 싶은 것들을 제한 없이 하고 있는데, 왜 행복이 내게 적합한 표현이 아니라고 느낄까?
오래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해왔다. 이런 나를 보고 상담 선생님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의문을 표했다. 나는 세상이 아름답다는 말에도 동의하지 못한다. 아름다운 풍경은 있지만, 아름다운 세상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현실적이어서 그런지, 관찰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인간에 대한 애정이 부족해서 그런지 아니면 이것 모두인지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은 삶의 접착제로 결혼과 아이들을 답으로 내놓는다. 괴물의 사오리가 그랬고, 불에서 살아남은 로맹 그로장이 그랬다. 나도 그런 삶을 선택했더라면 그 말에 동의했을지 모른다. 자신의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위해 나더러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는 무례한 질문을 하는 사람의 말을 듣기 전부터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다른 삶을 선택했고, 그 궤도에서 벗어날 일은 없어 보인다. 나는 누구보다도 최선을 다해 이 삶에서 스스로 만족할만한 답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단지 지금은 내가 쌓은 감정의 벽 안에서 요동치고 있는 감정을 다스리고 있기 때문에,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내 삶을 행복으로 정의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건과 사고에도 흔들림이 없는 상태가 되는 건, 상처를 받지 않는 데 유리하다. 그래서 이 상태를 오래 유지해 왔다. 하지만 점차 이 상태가 내가 행복을 느끼는 데 방해물이 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화가 날 땐 화를 내고, 기쁠 땐 맘껏 기뻐하고 싶다. 매월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꼽을 때, 너무 후보가 많아서 고민해보고 싶다.
유튜브 알고리즘만 보면, ADP와 F1에 미쳐있는 사람인데, 사실은 아니라고 말하는 이 상태가, 언젠가는 스스로를 부정하는 말이었다고 깨닫는 순간이 오기를 바란다.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진짜 미쳐있을 땐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되는 어떤 것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내가 너무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아버렸으나, 차마 말할 수 없어서 괴로운 것을 만나기를 바란다. 그것이 내가 삶을 살아가고 싶게 하고, 내가 행복한 이유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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