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5년 일기

서울살이 지도

나비사슴 2025. 8. 22. 09:07

신촌
내가 처음 서울살이를 시작한 곳이다. 아니 사실 정확하게는 신촌이 아니지만, 그래도 신촌이라는 번화가를 중심으로 한 문화권에서 살았다. 1년간 기숙사에 살았고, 덕분에 학교에서 술자리가 있거나 할 일이나 놀일이 있을 때 빠지지 않고 열심히 참여할 수 있었다. 이후 기숙사에서 나온 이후에도 4년간은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근처의 지리는 매우 익숙하다. 신촌이 핫할 때는 이러저러한 모임을 이유로 간혹 들렀으나, 신촌 상권이 무너진 이후에는 갈 일이 거의 없었다. 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연대 트랙에 다니며 신촌 거리를 종종 걸을 일이 있었는데, 그래도 조금 상권이 살아난 것처럼 보였다.

대학로
대학생 때 아주 가끔 공연을 보러 가던 곳이었으나, 대학원을 가면서 친해진 곳이다. 신촌과 마찬가지로, 아주 번화가보다는 학교 근처에 더 많이 머물렀다. 혜화보다는 안국으로 가서 마을버스를 타고 후문으로 가는 일이 더 많았다. 그래도 혜화가 가까웠으므로 이곳 역시 지리도 대략 알고 있다. 공연과 가깝지 않아 그 이후로는 갈 일이 없지만. 달팽이 어쩌구 찻집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사라진 듯하다.

일산
건설기술연구원으로 출퇴근하며, 일산도 1년 정도 다녔다. 1000번 버스의 존재도 알게 되었고, 일산으로 가는 3호선 라인의 역들의 이름도 눈에 익혔다. 킨텍스 바로 앞이어서 밥은 그 근처에서 먹는 일이 많았지만, 그래도 웨스턴돔과 라페스타를 종종 들렀다. 일산에 사는 친구들에게 아는 척을 할 정도는 된다. 이곳에서의 특별한 기억이라면, 킨텍스에서 장미란 선수가 세계 신기록을 세우던 순간 정도일 것이다.

목동
짧지만 SBS에서 알바를 하며 경험하게 된 동네다. 거리상으로는 가깝지만, 그에 비해 교통은 좀 불편하다는 생각을 했다. 차들이 일방향으로 통행하는 특이한 목동의 특성을 알게 되었다. 오목교역으로 다녀서 현대백화점 지하를 걸어가는 일이 많았다. 백화점이 얼마나 핫한지 이때 알았다.

안국
인사동과는 다른, 북촌을 알게 되었다. 학교 다닐 땐 마을버스로만 다녀서 안국을 잘 몰랐다. 인턴 생활을 하며 점심에 밥을 먹고 자주 산책을 다녔다. 중앙고등학교 같은 멋있는 건물이나 정독도서관, 바로 옆에 있는 창덕궁을 알게 되었다. 한옥마을이라고 하면 왠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지만, 지금 찾아보면 예전의 식당이나 카페가 가장 빠르게 사라진 동네다. 퇴근할 때 광화문까지 걸어서 가장 좋아하는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일이 많았다.

상수
6호선 라인으로 회사를 다니며, 집과 가까운 회사의 장점을 누리던 때다. 회사 사정으로 약 반년 정도만 상수로 다녔다. 홍대 문화권에 속하는 상수는 일반 사무실이 있는 동네와 달라 점심이 매일 헤비 했고, 그 덕분인지 꽤 살이 많이 올랐다. 이때도 점심 산책을 많이 다니며, 예쁘고 핫한 가게를 많이 알았다. 어느 곳보다 거리를 걸으며 눈길을 끄는 것이 많았던 동네다. 봄에 당인리 발전소의 벚꽃을 보러 갔던 기억이 난다.

교대
남은 반년은 교대로 출퇴근을 했다. 집에서 정말 멀었고, 내게 서울에 사람이 많이 산다는 것을 보여준 곳이다. 3호선 지하철 지옥을 맛보며, 거의 실신에 가까운 상태로 집에 돌아간 적도 있다. 교대에서도 버스를 타고 좀 걸어야 하는 곳에 회사가 있어서, 교대보단 회사 근처에만 주로 다녔다. 산책길도 그냥 주택가여서, 아파트 내 벚꽃을 보거나 놀이터를 갔던 기억이 있다. 이때는 아니지만 교대 번화가도 조금 다닌 적이 있는데, 회사가 아니라 대학원을 다니며 스윙 댄스를 배울 때 자주 왔다.

구파발
은평의 다른 동네와 처음 친해진 때다. 대학 때 친구가 재개발에 들어갔다고 말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아파트로 출근을 해서 그 단지의 길과 많이 친해졌다. 밥은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먹어서, 북한산 등산로 쪽도 좀 익숙하다. 좋아하는 연잎밥집은 아직 그 자리에 있다. 내가 회사를 다니던 시점에 롯데몰이 생겨, 나중에 가보니 내가 알던 풍경과 달라 좀 놀랐다. 남들이 다니지 않는 곳으로 출근을 할 때의 편안함을 처음 알게 되었다.

광화문
내가 서울의 중심에서 일하다니. 박근혜가 탄핵되던 시점이라 매우 핫한 때에 다녔다. 광화문역 바로 근처였지만, 메인 광장보다는 뒷골목 쪽을 자주 산책했다. 생각보다 교보문고나 시네큐브는 자주 가지 않았다. 이때는 회사가 재미가 없어 다른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때라, 장소에 추억이 많지 않다. 게다가 이젠 광화문 광장도 뒤집어엎어 새로운 장소가 되었다.

압구정
압구정은 트레바리를 하던 시점에 종종 들렀던 곳이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며 더 많이 갔다. 회사를 오래 다니진 않아 추억은 별로 없지만, 그 근처 지리는 조금 익혔다. 3호선 라인 출근이라 예전의 악몽을 떠올렸지만, 지금 떠올렸을 때 이 시기엔 별로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출근 시간이 늦었나…? 나중에 압구정 공주떡을 사러 갔을 때, 조금 반가운 기분만 들었다.

뚝섬
성수 문화권이긴 하지만, 그래도 메인과 거리가 좀 떨어진 곳으로 회사를 다녔다. 이쪽도 예전에 트레바리가 패스트파이브 공간을 빌려서 할 때 한번 와본 적이 있었다. 역과 회사만 왔다 갔다 했던 기억이 더 많지만, 그래도 성수라는 지역 특성에 대해 조금 익힐 수 있었다. 강북 쪽에서 회사를 다니면, 거리가 있어도 좀 편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서울숲 쪽으로도 종종 가면서, 공원이 주는 삶의 풍요로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역삼
짧게 강남의 맛을 볼 수 있게 된 계기였다. 강북과 달리 강남은 킥보드 시장이 아주 치열함을 알 수 있었다. 따릉이가 대세인 강북과 달리 강남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온갖 킥보드 서비스가 뛰어든 것으로 보였다. 강남이긴 해도, 2호선이다 보니 출근이 아주 힘들진 않았다. 스타트업들이 모여있는 건물을 다녔어서, 스타트업의 애환을 좀 더 많이 느낄 수 있던 때다. 가오리찜을 맛있게 하는 집을 아직 잊지 못한다.

선정릉
아주 오래전, 한 번 산책하러 왔던 곳이었다. 물론 선정릉역은 선정릉과 조금 거리가 있어서 회사를 다니게 된 이후에도 자주 가지는 못했다.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는 출퇴근의 고됨을 꽤 오래 느꼈다. 게다가 지옥철로 유명한 9호선 급행을 경험했다. 강남의 메인과 거리가 좀 있는 곳이다 보니, 산책을 하며 아이돌 회사라던가, 베이비 촬영 스튜디오 같은 흔히 볼 수 없는 장소들이 있어 매번 신기했다. 후반엔 이 지역에 무슨 지원금이 있는 것인지 우후죽순으로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이상하단 생각을 많이 했다.

홍대
만화책을 사거나, 친구들과 모임을 하거나, 집으로 가는 길목이었던 곳이다. 출퇴근을 하다 보니 이렇게 가까웠던 곳이었나 싶어 신기하다. 어느 곳보다 카페가 밀집되어 있고, 외국인이 많고, 다양한 개성의 사람들이 보이는 곳이다. 홍대 문화권 중 내가 좋아하는 연남동이 바로 옆에 있다. 연트럴파크를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 버스를 타러 가는 퇴근 루트를 가장 좋아한다.

강남
서울 서남쪽을 제외하고는, 학교와 일터를 서울 이곳저곳 많이 다녔다. 일이 끝나고는 사람들이 모이기 좋은 강남을 많이 갔다. 주로 회사 근처 거나, 아니면 거리가 많이 멀지 않아 꽤 좋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홍대로 회사를 다니며, 집에서 가장 멀어지는 방향이 되었다. 예전과 달리 저녁을 먹기 위해서는 조금 시간 계산을 해야 한다. 전보다 집으로 도착하고 걸어오는 길이 꽤 고되다 느꼈다. 쉬운 출퇴근에 수반되는 작은 번거로움이라고 생각하고 익숙해지길 기다려봐야겠다.

'2025년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여운 피티쌤  (0) 2025.09.03
우당탕탕 일본 여행  (0) 2025.09.02
긴 통화를 하고 싶어지는 친구  (0) 2025.08.26
유튜브 알고리즘은 무엇을 보여주는가  (0) 2025.08.18
비 오는 날의 부산 여행  (0) 2025.08.14
역대급 부지런한 하루  (0) 2025.08.10
최근에 올라온 글
글 보관함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