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여권 갱신 기간이 다가와 얼마 전 신청을 했다. 빠르게 여권을 신청하려고 대충 지하철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어 제출을 했는데, 시선 처리가 잘못되었다며 재 제출해야 한단다. 이걸 위해 또 휴가를 쓰고 싶지 않았는데, 월요일에는 8시까지 운영한다고 해서 오늘 가기로 했다. 주말에 시간을 내서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녹초가 되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천상 오늘 점심시간에 찍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주변 사진관의 가격대가 매우 비쌌다. 나는 큰 보정을 원하는 것도 아닌데 4만 원이라고 했다.고민하다 구청 옆에 봐두었던 사진관에 퇴근 후에 가서 사진을 찍기로 했다. 그곳은 리터칭을 별로 안 하면 13000원으로 되어 있어 가격이 합리적이었다. 내 방보다 작은 규모의 사진관이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
언제나처럼, 이태원에서 밥을 먹은 대학동기 생일 모임. 다들 바쁘다 보니 3명의 생일을 한꺼번에 축하하는 자리로 모였다. 브런치를 맛있게 먹고, 지난번에 갔던 카페를 또 운명처럼 들렸다. 어제 너무 힘들었던 터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날씨가 좋았고 우리가 오래 함께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화를 해서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이제 헤어지려고 하는데, J가 근처 리움에 들른다고 했다. 최근에 미술관에 다녀온 지도 오래되었고 해서 나도 같이 가자고 나섰다. 스웜을 찍어보니 거의 12년 전에 아니쉬 카푸어전을 본 게 마지막 방문이었다. 이번에 하는 기획전은 필립 파레 노란 현대미술작가라고 했다. 어떤 기본 지식도 없이 그냥 무작정 가보겠다고 했는데, 전시관에 들어가기 전부터 좀 놀랐다. 리움..
5월에 있을 산 대회의 코스를 짜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주 3일을 코스 짜기에 할애했고, 오늘은 실제 장소에 가서 설치할 장소의 위치를 표시하기로 했다. 9시에 만나 출발 장소와 도착 장소를 확정하고, 10시 반 정도에 산으로 들어갔다. 코스를 짤 때 고려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길로만 다니지 않게 하고, 루트 초이스가 가능해야 하며, 스킬을 활용하게 한다. 하지만 높낮이가 거의 없는 스프린트와 달리, 산에서는 등고선을 고려해야 한다. 지나치게 산을 오르락내리락하지 않도록, 체력을 고갈시키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설치를 할 장소를 찾는 것은, 실제로 컨트롤을 찾을 때보다 4배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스프린트는 공원이기 때문에 그보다는 적은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산은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는 ..
가리는 음식이 있느냐는 말에 나는 보통 웬만한 건 다 먹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급식 메뉴에 한해서다. 닭발, 곱창, 순대 같은 동물의 부속은 웬만하면 즐기지 않는다. 매운탕에 통으로 들어가 눈이 마주치는 생선도 좋아하지 않는다. 고기 삼대장,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까지는 살코기를 맛있게 먹고 그 외의 다른 고기들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오리고기도 훈제건 뭐던 좋아하는 식감이 아니고, 양고기는 냄새를 싫어한다. 동물에 한해서는 가리는 것들이 좀 있고, 식물은 웬만하면 좋아한다. 예전에는 파, 양파, 버섯을 먹지 않았었지만 지금은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건 오이고, 오이는 웬만하면 맛있게 먹는다. 먹을 때마다 내다 오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때도 있다.오늘 모임은 집으로 ..
오늘은 정말 몇 달 만에 처음 연차를 써보는 날이다. 지도를 그리려고 월드컵경기장에 갔다. 오늘은 평일인데도 광장에 부스가 설치되어 있었고 KT 차들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었다. 무슨 행사를 하길래 이러나 싶었는데, Seventeen tour Follow라고 쓰여 있었다. 검색을 해보니 세븐틴이 토요일에 공연을 한단다. 임영웅도 한다고 하더니, 원래 이렇게 월드컵경기장이 핫한 곳인가? 그래도 내가 볼 일은 없으니 그런가 보다 하며 지도를 그리고 있는데, 노랫소리가 들렸다. 음향체크를 하는 듯싶었다.나는 꽤 덕력이 있긴 하지만, 아이돌은 왜인지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한창 BTS가 잘 나갈 때도, 몇 명인지, 각자의 이름이 누구인지 몰라 공부를 한 적이 있다. 기본 상식을 배우는 느낌.. 내가 좋아하는 ..
최근 첫째가 내 침대 위에서 자는 빈도가 높아졌다. 자다가 다리를 옆으로 이동했는데 부드러운 털에 발이 턱 하고 걸리곤 했다. 그 덕에 둘째도 첫째가 시야에 보이는 어딘가에 누워있곤 한다. 일어났을 때 이렇게 두 마리의 고양이가 눈앞에 있는 걸 보면, 기쁘다. 조금이라도 발에 닿는 고양이의 털을 느끼고 싶어서 미동하지 않고 가만히 있곤 한다. 가끔은 둘째도 내가 누워있는 침대 위에 올라와 두리번거리곤 하는데, 이때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재빠르게 도망가기 때문이다.둘째는 매우 수줍음이 많아 도망 다니지만 말도 많은 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데, 그게 누군가와의 소통을 위해 운다기보다는 약간 신세한탄의 느낌? 혼잣말하는 느낌? 타이밍을 잘 맞추면 내가 물어본 거에 대해 답을 해주..
작년 12월 말부터 아침에 팔 굽혀 펴기 10개를 해오고 있다. 매일 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잊을 때도 종종 있어서 지금까지 약 100일 정도 성공했다. 처음엔 팔 힘이 아주 부족했기 때문에, 무릎을 대고 했다. 조금 팔 힘이 생긴 이후엔 무릎은 폈지만 바닥보다 조금 높은 곳에서 했다. 지금은 바닥에서 20센티 정도 높은 곳에서 하고 있다. 바닥에 손을 짚고도 해봤는데 한 개도 겨우 할까 말까여서 조금 더 팔 힘을 키운 후에 해보기로 했다. 처음에 내게 팔 굽혀 펴기를 권유했던 W가 회사에 팔 굽혀 펴기를 도와줄 도구를 가져왔다. 팔 굽혀 펴기를 할 때의 바른 자세도 알려주었고, 나는 2개를 해냈다! 장족의 발전! 하루에 10개 깨작깨작 하는 게 뭐가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이것도 꾸준히 하면 느는 것이..
어느 여름방학 마지막 날, 책상 위에 올라가 자던 게 생각난다. 밀린 숙제를 하다 너무 지쳤던 것이다. 일기를 쓰기 위해 날씨도 지어내고, 탐구생활도 뒤늦게 하고. 사실 나는 숙제를 제대로 했던 때가 없었다. 방학 숙제뿐 아니라 수학익힘책도 하기 싫어서 잃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 대학 때 독후감도 늘 디데이에 밤을 새웠다. MSN 혹은 네이트온 메신저에 불이 켜진 친구들을 보며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위안을 받곤 했다. 오늘도 숙제가 있었다. 인스타그램에 3개 글을 올리고 릴스 1개를 만들어야 했다. 문제는 오늘 저녁엔 다른 일정이 있다는 거다. 지하철에서 대략 어떤 내용으로 올릴지를 고민은 했으나, 일기와 달리 인스타그램은 사진 편집이 중요했다. 핸드폰으로도 하는 사람들이 있겠으나, 아직 내..
드디어 선재 업고 튀어를 시작했다. 커뮤니티 반응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의 강한 추천이 있었던 드라마. 최애를 살리기 위해 타임슬립을 하는 이야기라고 한다. 웹소설 원작에 또 타임슬립? 또 덕후? 이런 느낌이 있긴 하지만 반응이 심상치 않아 빨리 봐야겠단 생각을 했었다. 김혜윤이야 스카이캐슬의 예서부터 인정받았고,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주도적으로 극을 이끌어갈 수 있음을 증명해서 믿고 볼 수 있었다. 다만, 변우석은 청춘기록에서 봤을 때 매우 어색했고, 그 뒤에 인기를 끌었던 힘쎈여자 강남순의 류시오를 보지 못해 약간 못 미더운 상태였다. 하지만 작가가 각색을 하며 변우석을 수영선수로 설정한 게, 피지컬적으로 너무나 잘 어울려 감탄했다. 그냥 아이돌 연습생이라고 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가..
오늘 비가 온다고 했는데, 집 밖을 나오니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 같이 여행을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어려운 때는, 듀오링고를 할 시간이 없어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는 영어, 스웨덴어, 중국어 공부를 했다. 건대입구로 도착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이 있었지만, 꺼내지 않고 약속장소로 이동했다. 하나둘 모여 운전하는 친구의 차에 타고는 양평으로 이동했다. 이번 주 중에 유일하게 비가 오는 날이 오늘이라는 게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여행을 떠나니 기분이 좋았다. 차를 타고 가면서는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책을 낸 H와, 꾸준하게 드라마 시나리오를 쓰는 B, 포기했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미련이 있는 것 같은 J와, 매일 일기를 쓰며 좌절의 시기를 겪는 나. 누가 국문과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