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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4/24 두 고양이 근황

나비사슴 2024. 4. 26. 08:02

최근 첫째가 내 침대 위에서 자는 빈도가 높아졌다. 자다가 다리를 옆으로 이동했는데 부드러운 털에 발이 턱 하고 걸리곤 했다. 그 덕에 둘째도 첫째가 시야에 보이는 어딘가에 누워있곤 한다. 일어났을 때 이렇게 두 마리의 고양이가 눈앞에 있는 걸 보면, 기쁘다. 조금이라도 발에 닿는 고양이의 털을 느끼고 싶어서 미동하지 않고 가만히 있곤 한다. 가끔은 둘째도 내가 누워있는 침대 위에 올라와 두리번거리곤 하는데, 이때는 매우 주의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재빠르게 도망가기 때문이다.

둘째는 매우 수줍음이 많아 도망 다니지만 말도 많은 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데, 그게 누군가와의 소통을 위해 운다기보다는 약간 신세한탄의 느낌? 혼잣말하는 느낌? 타이밍을 잘 맞추면 내가 물어본 거에 대해 답을 해주는 듯한 모양새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낯을 많이 가리지만, 혼자 있거나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시끄러운 I 성향 같기도 하다. 첫째는 완전 E성향으로, 처음 본 사람 앞에서도 잘 돌아다니고 냄새를 맡기도 한다. 성향이 이렇게 다르기 때문인지, 둘은 종종 레슬링을 한다. 주로 첫째가 둘째를 그루밍해 주다가, 무는 것처럼 하면 둘째가 싫다고 벗어나려고 하고, 첫째가 사정없이 혼을 낸다. 그렇게 한참 혼이 나고도 둘째는 바로 첫째에게 번팅을 한다.

둘째를 데려온 게 작년 7월. 이제 9개월 정도 되었다. 처음에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겠다고 했을 때, 기대했던 모습이 있다. 둘이 같이 똬리를 틀며 자고 있는 모습. 그래서 같이 들어갈 수 있는 박스도 사두었다. 하지만 같이 입양된 것도 아니고, 첫째가 워낙 스킨십을 싫어하는 편이라, 둘째가 첫째를 아무리 따라다녀도 같이 잠든 모습은 볼 수 없다. 기껏해야 첫째 옆에 둘째가 나란히 앉아있는 정도다. 아예 합사가 안 되는 경우도 있으니 이 정도라도 만족해야 하는 게 맞나 싶다. 그래도 조금 더 지내다 보면 함께 화목한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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