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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일기

7/31 파리 올림픽

나비사슴 2024. 8. 1. 17:30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이름을 잘못 입력했느니, 인스타에서 선수 이름이 틀렸다느니, 개회식의 퍼포먼스가 조잡했고, 선수들의 입장이 볼품이 없었다느니 말이 많다. 나는 직접 본 것이 아니라 기사로만 접해 제대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화제가 되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파리 올림픽으로 휴방을 해 올림픽이 달갑지만은 않지만, 또 한편으로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어 정리해 본다.
 
활, 칼, 총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우리나라 선수와 맞붙은 외국 선수들. 특히 이번 올림픽은 양궁 단체전에서 10연패를 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양궁은 다른 나라들과 너무나 압도적인 실력차라서, 올림픽을 4년에 한 번씩 한국 대표팀 금메달 주는 행사라 표현한다던가, 지난 올림픽과 다르게 안정적인 심박수를 보인 제덕쿵야 등등 밈으로 소비되고 있다. 더불어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이야기도 들렸다. 대표팀의 감독을 맡았던 한국인 감독이 쫓겨난 후, 첫 경기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인도 대표팀의 이야기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감동적인 건 처음 들어보는 '차드'라는 나라의 '마다예'선수의 이야기였다.
 
마다예 선수가 눈에 띄게 된 것은 치열한 국내 대표선수선발에서 늘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왔던 김우진 선수와 맞붙은 후였다. 64강에서 김우진 선수와 대결하며, 1점을 쏘았던 것이 화제가 된 것이다. 유니폼과 체스트 보호대도 없이 나온 그가 차드에서 출전한 세 선수(양궁, 유도, 마라톤)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사람들은 응원을 보내게 되었다. 양궁도 독학으로 공부해 아프리카컵에서는 동메달도 땄다고 한다. 일반적인 점수를 쏘았다면 다들 우리 선수의 대결상대 1즈음으로 보고 말았을 텐데, 아마도 긴장해서 쏘았을 1점이 오히려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양궁 1점' 아프리카 선수…조롱 아닌 '찬사' 쏟아졌다 [2024 파리올림픽]

'양궁 1점' 아프리카 선수…조롱 아닌 '찬사' 쏟아졌다 [2024 파리올림픽], 아프리카 최빈국 차드 출신 양궁 선수 '이스라엘 마다예' 감동 사연 화제

www.hankyung.com

 

 
국가대표팀은 활뿐 아니라 칼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예전에 남현희가 메달을 땄을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펜싱은 낯선 종목이었는데 어느새 올림픽에서 메달을 노리는 종목이 되었다. 다만 이번에는 여자 종목에서 메달을 따지 못했는데, 동메달을 노리던 최세빈 선수를 이긴 우크라이나의 선수의 이야기가 좀 감동적이었다. 그녀가 딴 메달은 파리 올림픽에서 전쟁으로 인해 가장 최소한으로 꾸려 출전한 우크라이나의 첫 메달이자, 그녀의 통산 5번째 메달이라고 한다. 국내에서 훈련을 하지 못해 해외에서 훈련을 했고, 전쟁으로 목숨을 잃어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메달을 이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선수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바친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에는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선수들은 출전을 배제시켰고, 몇몇 선수만 중립국 자격으로 참가를 했다고 한다. 또한 올림픽을 취재하는 러시아 기자들의 자격도 박탈했다고 한다. 오랫동안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각각의 올림픽위원회가 있어, 이번에도 함께 출전했다. 요새 분위기가 안 좋은 북한과 우리나라도 올림픽에 함께 출전했으며, 북한 선수들이 한국 기자들의 질의에는 대답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또 셀카는 같이 찍기도 해서 올림픽은 정치와 상관없는 분야로 남아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하를란은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러시아 선수와 대결 후 악수를 거부해 실격되었다고 한다. 식민지 시절 일본을 떠올리면, 상대 선수와 악수를 하고 싶지 않았던 하를란 선수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메달을 딴 그녀의 이야기도 매우 감동적이다. 다만, 스포츠의 세계에서까지 정치적인 부분이 관여된다는 것이 매우 씁쓸하기도 하다.
 
 

세계를 울린 우크라이나 ‘칼의 노래’

세계를 울린 우크라이나 칼의 노래 펜싱 하를란, 동메달로 887일째 전쟁중인 조국에 올림픽 첫 선물

www.chosun.com

 

 
집에 TV도 없고, 방송도 챙겨보지 않아 올림픽 소식은 SNS 통해서 엿듣는 정도지만 역시 올림픽은 올림픽이다 싶다. 선수로서 꿈의 무대에서 그동안 피땀 흘리며 노력해 왔던 선수들이, 저마다의 기쁨과 고통을 느끼며 멋진 이야기를 써내려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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