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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생일을 기억하고 축하해 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이번 주엔 같이 운동하는 언니 오빠의 생일이 있었다. 카카오톡에 등록된 생일을 핸드폰 첫 화면 위젯으로 확인하고 작은 선물을 보냈다. 당연히 보답을 바라는 것은 아니었는데, 잘 받았다는 메시지를 받으니 너무 다정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내가 정말 다정하지 않은 사람 같단 생각이 들었지만, 사람은 천천히 변하니 나도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면 언젠가 그렇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달리는 수요일, 아침에 비가 세차게 쏟아지길래 훈련이 취소되겠거니 하고 운동복을 챙기지 않았다. 그런데 오후가 되니 거짓말처럼 날이 개었다. 집에 들렀다 가면 30분 정도가 늦어질 것 같다 생각했는데, S님이 운동복을 가져오겠다고 했다. 빌려줬던 신발도 가져온다고 해서 연대 운동장을 갔다. 바람이 불면 조금 시원해 별로 안 더울 줄 알았더니, 언제나와 같이 온몸이 땀범벅이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뿌듯했는데, S님이 나보고 지독하다고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더 뿌듯했다. 당연히 중독은 아니지만, 고3 이후로 뭔가를 꾸준히 해본 적이 없어 이런 내 모습이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올해 들어 두 번째 청첩장 모임. Y님이 10월에 결혼식을 한다고 했다. 왠지 만날 때마다 아슬아슬하게 느껴지던 사람이라 그런지, 결혼 소식이 유난히 반갑게 느껴졌다. 녹사평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걸음수도 채울 겸 산책을 했다. Y님은 결혼할 분과 함께하는 게 재미있다고 했다. 이 분을 만나기 전까지 50명을 만났다고 해서, 뜻밖의 끈질김과 성실함에 놀랐고, 결국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게 되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2차로 간 S님 집의 옥상에서 남산타워 뷰도 너무 좋았다. 바람이 선선해져 여름이 가는 게 느껴졌다.
이번 SF모임의 책은 매우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할란 엘리슨의 나는 입이 없다 그리고 비명을 질러야만 한다. 작가 소개를 봤을 때도 괴팍하다 생각했는데, 이야기도 괴팍 그 자체였다. 그의 작품을 아름답다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과 이게 무슨 소리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크게 목소리를 높여가며 이야기를 나눴다. 목소리 데시벨이 오른 것은 위스키 때문일 수도 있다. 꾸미지 않은 내 모습을 보이며 이야기할 수 있는 모임이 있어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주말에 한 번쯤 산에 가야지 마음먹었는데, 운동 멤버 몇 명과 함께 뒷산에 가기로 했다. 원래는 편도로만 갔다가 버스를 타고 돌아오곤 했는데, 이번엔 왕복으로 18킬로 정도를 갔다 오자고 계획을 세웠다. 더위에 물부족이 오지 않도록 물 500ml에 이온을 탄 물 500ml를 준비했다. 오이 하나와 에너지젤도 추가했다. 에너지젤은 출발 전에 하나 먹었고, 봉산에 도착해 오이를 모두 소진했다. 앵봉산까지 편도로 도착하니 물이 250ml 정도 남았다. 편의점 CP에서 물을 보급하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갔다. 같은 산이지만 방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게 신기했다. 중간에 크게 넘어져 놀라긴 했지만, 아주 힘들지 않게 잘 돌아왔다. 최근에 그룹에 초대된 멤버와도 4시간 동안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 조금 친해져 좋은 계기였던 것 같다. 마무리 콩국수까지 완벽했다.
월요일엔 지난주 화요일에 시도했다 휴일이라 실패했던 돈까스집으로 갔다. 가끔 이렇게 경양식 돈까스가 끌리는 때가 있다. 이 동네에서 오래 운영하는 가성비 좋은 돈까스집이어서, 다른 데 보다 더 자주 찾게 된다. 양이 너무 많았지만 다 먹고, 부른 배를 꺼뜨리기 위해 산책을 했다. 날이 조금 시원해져서 그런지 걷거나 뛰는 사람들이 많았다. 8 천보를 넘게 걸으며 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동생이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보내는 시간을 즐거워해 알고 있는 커뮤니티들을 알려주었다. 나도 조금은 새로운 커뮤니티에 대한 갈망이 있는데, 익숙한 모임들이 많아 아직은 고민 중에 있다. 10월 즈음에 여유가 생기면 한번 시도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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