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자주 듣는 편은 아니지만, 인스타에 매달 회고글을 올린 이후로 ‘이달의 음악‘에 신경을 쓰게 됐다. 예전엔 좋아하는 콘텐츠의 OST를 통해 새로운 노래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처럼 콘텐츠를 많이 보지 않는 시기에는 주로 알고리즘의 축복으로 노래를 만난다. 유튜브 뮤직은 첫 번째 노래를 선택하면, 그 뒤로 비슷한 노래들을 연이어 들려준다. 이달의 음악은 가장 많이 선택한 첫 번째 노래를 올리곤 한다.알고리즘이 없던 고등학교 때는 라디오가 새로운 음악을 만나는 창구였다. 10시 반부터 12시까지 기숙사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할 때는 늘 이어폰을 꽂고 라디오를 들었다. TV도 볼 수 없고, 인터넷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무심히 듣다가 귀에 확 꽂히는 노래가 나오면, 들..

다시 추워졌다. 감독님이 60분을 조깅으로 달릴지, 아니면 웜업 15분 + (T 1km + 휴식 1분)x3 + (H 3분 + 조깅 2분)x3 + 쿨다운 15분으로 인터벌을 할지 물어보셨다. 많이 춥지 않으면 인터벌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60분 동안 지속주로 달리는 건 너무 지루하다. T와 H가 뭔지 물어보니, Threshold는 적당히 힘든 강도의 달리기로 10km 페이스라고 해서 5:10으로 설정했다. Hard는 강도 높은 인터벌 훈련으로 4:40을 설정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3분 동안 그 속도로 달리는 건 버거울 것 같아 4:45로 설정했다.최근에 인터벌을 할 때 한 가지 패턴을 6번, 8번 반복해 달렸다. 오늘은 두 가지 패턴을 3번씩 반복했는데, 조금 힘든 목표였지만 3번만 한다고 생각하니 더 ..
아이폰16E를 사고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보조배터리를 쓸 일이 없다는 것이다. 오랫동안 작은 핸드폰을 사용해 와서 보조배터리는 필수라고 생각했다. 처음에 아이폰16E에 맥세이프가 없어 분노한 것도, 맥세이프 보조배터리를 써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폰16E는 배터리 용량과 효율을 올린 모델이어서 그런지, 회사에서 잠깐 충전만 해두면 집에 갈 때까지 배터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2주간 보조배터리를 내내 들고 다녔지만, 밖에서는 한 번도 충전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예 보조배터리를 들고 나오지 않았다. 밤에 충전하지 않았는데도 배터리가 50% 이상 남아있어, 배터리 걱정에서 자유로워졌다. 한동안 20,000mAh 보조배터리를 들고 다닌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필요 없다...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를 주제로 한 일간 이슬아를 평일 아침마다 받아보고 있다. 구독자 모집글을 읽으며, 이메일 쓰기라는 주제로 20일간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까 싶어 조금 망설였다. 하지만 핫한 콘텐츠를 놓칠 수 없어 만원을 내고 구독했다. 메일을 받아본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매일 아침 알림이 뜰 때마다 무릎을 꿇는 심정이 되었다. 이건 이메일 쓰기라기보단,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 아닌가? 일을 하게 되면 누구나 메일을 쓰게 된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메일이 아닌 슬랙과 같은 메신저를 사용하지만, 외부와의 접촉은 대부분 메일로 이루어진다. 메일의 장점은 1:1과 1:N 모두 가능하다는 점인데, 1:N은 대부분 광고 이메일이 되기 쉽다. 그래도 많은 경우 효율을 ..
난장판인 부엌을 깨끗이 정리했다. 그동안 온갖 그릇이 어질러져 있어 고양이들이 조심조심 발을 딛으며 걸어야 했다. 그렇게 우아하게 걸어 다니는 모습도 좋았지만, 편하게 오갈 수 있도록 싹 다 치웠다. 고양이들이 좋아하는 부엌의 작은 창도 열어주었다. 봄이라기엔 좀 쌀쌀했지만, 그래도 바람 소리가 들렸다. 고양이에게 창문은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겨울 내내 창을 꽉 닫아놓아, 무성영화를 보는 기분이었을지도 모른다. 두 마리 모두 한 번씩 창가를 들러 오랜만의 예능을 즐겼다.고양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밥만이 아니다. 앞으론 잊지 말고 바깥바람을 쐬고 햇빛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어야지. 그게 바로 고양이 집사의 의무니까. 베란다도 좀 치우고, 창도 깨끗이 닦아야지. 고양이들이 햇빛에 노곤해지는 환경을 만드는..

새해에 계획을 세울 때, 매 달 한 번씩은 봉산-앵봉산 둘레길을 가기로 했다. 증산체육공원에서 출발해서 앵봉산 가족캠핑장이 있는 구파발까지 편도로 가면 8km다. 천천히 걸어서 가면 2시간이 좀 넘고, 뛰면 1시간 30분 정도가 된다. 완주만 하는 것은 지금의 내게 그다지 어려운 목표가 아니다. 훈련을 위해서는 조금 힘든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1시간 35분이다. 오늘은 1시간 30분 내에 가보기로 했다.오늘은 오전 10시에 미용실 예약을 해두어서, 아침 7시에 일어나 산에 다녀오려고 했다. 구파발에서 집까지 버스로 30분이 걸리니, 씻고 여유있게 미용실에 갈 수 있는 완벽한 계획이었다. 물론, 아침에 내가 늦장을 부릴 거라는 건 계획에 없었다. 일어나서 조금 뒹굴거리다가,..

3월 4일 두 번째 알이 깨어난 후, 4일이 지난 3월 8일에 세 번째 알도 깨어났다. 작년에 세 알 모두 부화하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전부 깨서 좀 놀랐다. 정말 기쁜 일이었다. 이제 둥지엔 보송보송한 회색털의 독수리 새끼 세 마리가 있다. 셋째는 형제들보다 늦게 부화한 탓인지, 처음에는 몸을 잘 가누지 못했다. 밥 먹는 시간에 엎어져 있기도 하고, 밥도 잘 먹지 못하는 듯했다. 그래도 얼마 지나지 않아 셋째도 다른 녀석들처럼 밥을 달라고 아우성을 쳤다.재키와 쉐도우는 번갈아가며 둥지를 지켰다. 큰 물고기나 정체를 알기 어려운 다른 동물을 가져오기도 했다. 먹이를 큰 발로 고정한 채, 부리로 조금씩 뜯어 새끼들에게 먹였다. 처음엔 거의 씹어서 죽처럼 주는가 했는데, 나중엔 저..

⚠️주의 : 피크민 덕후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모든 수집형 게임에는 악독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너무 쉽게 모든 항목을 채우면 게임에 흥미를 금방 잃기 때문에, 반드시 수집 시간을 지연시키는 어려운 미션이 있다. 피크민은 그 악독함이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난다. 피크민의 악독한 시스템 ① 모종 수집의 난이도하나는 애초에 모종 수집을 어렵게 한다. 피크민에서 특정 데코의 모종을 얻으려면, 해당 데코와 관련된 장소에서 산책을 하거나 탐색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동물원이나 테마파크 데코를 얻으려면 에버랜드 같은 장소에 가야 한다. 물론 그 장소에 간다고 해도 원하는 데코 모종을 얻을 가능성은 랜덤이다. 영화관에서 몇 번 시도했는데도 실패한 걸 보면 확률은 극악에 가깝다. 또 눈 오는 날..
날이 정말 많이 풀렸다. 영상 8도. 긴팔을 챙길까 하다가 혹시 몰라 반팔을 입고, 그 위에 바람막이를 입기로 했다. 장갑과 조끼도 챙겼는데, 달릴 때 추울지 안 추울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두꺼운 바지가 아닌 조금 가벼운 레깅스를 입었다. 이 정도는 입어도 될 것 같았다.운동장에 도착하니 반팔을 입은 사람도 있고, 반바지를 입고 바람막이를 입은 사람도 있었으며, 심지어 나시에 반바지를 입은 사람도 있었다. 아직 패딩을 입은 사람도 있는데, 나시는 좀 과한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보니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에 동아 마라톤이라는 큰 대회가 있다 보니, 다들 준비 겸 달리는 듯했다. 나는 일단 반팔 위에 바람막이만 입고 웜업을 하고, 나중에 더워지..
오늘은 문구 덕후의 세계를 알게 되었다. 오래전 트레바리 덕덕에서 ‘문구의 모험’이라는 책을 함께 읽었다. 그 책에서 블랙윙이라는 연필을 알게 되었다. 일반 연필의 10배가 넘는 가격을 주고 고오급 연필을 사서 써봤는데 차이를 모르겠어서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있다. 만년필도 저렴한 걸 사서 써봤는데, 나는 종이를 긁는 느낌보다 부드럽게 써지는 펜촉을 더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제트스트림을 쓰기 시작한 후로는 다른 볼펜을 찾을 일이 없었다. 가는 선보다는 굵은 선을 좋아해 제트스트림 1.0을 주로 써왔다.문구 덕후이지만 머글이고 싶은 H가 말하길, 제트스트림은 4세대에선 가장 좋은 볼펜이라고 한다. 아이돌도 아니고, 4세대라니!? 4세대 잉크는 기존 유성, 수성, 중성 잉크의 단점을 보완해 개발된 신기..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