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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일기

1/26 절주 229

나비사슴 2025. 1. 27. 23:15

2025년을 시작하며 절주를 키워드로 삼아 119(1가지 주종으로, 1차까지, 9시 전에 마친다)를 지켜보려 노력했다. 1월엔 총 4번의 술자리가 있었다. 첫 번째는 22(12)로 완전히 실패, 두 번째는 12(10)로 1개 성공, 세 번째도 12(11)로 1개 성공이었다. 한 번도 완벽히 성공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술을 많이 마시지 않겠다고 주변인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 조금 양해를 구하고 술을 덜 마실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

오늘 모임은 오후 3시부터 모여 맥주를 마셨다. 전에 이 모임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119를 지키긴 하는데, 3시부터 마시는 게 절주가 되냐고 또 비웃음을 당하긴 했다. 그래도, 일찍 집에 들어가는 데 의의가 있는 것 아닌가! 맥주와 피자가 맛있는 집이라고 해서 왔는데, 과연 다양한 맛의 맥주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 IPA의 홉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맥주가 있어 좋은 집이었다. 같이 어슐러 르 귄을 읽었던 친구들과의 모임이었다. 그런 어려운 시리즈를 끝까지 읽었던 내공 있는 사람들이고, 어디 가서 모임장이라도 할 수 있을 사람들이 모인 거라 각자 개성과 주관이 뚜렷해 책이 아닌 주제로 모여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6시 좀 넘어 1차를 파하고, 2차로 전집을 갔다. 전이니 당연히 막걸리를 마셨고, 절주 11은 22로 바로 실패했다. 두부부침과 황탯국이 맛있어서 뒤이어 산채전과 두부김치를 시켰다. 한 명은 소주를 마시다, 집에 일이 생겼다며 갑자기 자리를 떴다. 들어보니 지난번 술박람회에 갔을 때도 똑같은 핑계를 대며 집으로 갔다고 했다. 그냥 힘드니 집에 가겠다 해도 될 텐데, 평냉을 좋아하지 않는데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니 같이 가는 사회적인 사람이라 대는 핑계인가 싶기도 했다. 1차에서도 그랬지만 2차에서도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하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신나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9시가 되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절주 229였다.

사실 술을 줄여야겠다 생각한 건, 과하게 술을 마셔 필름이 끊겼던 위험한 상황이 계속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어렴풋이 그렇게 과한 술을 마시는 이유에 대해서 알고는 있어, 아는 사람들과 술을 마실 때는 위험하진 않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술을 줄이겠다는 의지를 다져놔야, 언젠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때에 자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6시간 동안 술을 마셨지만, 그래도 9시 전에 자리를 마무리한 것에 뿌듯하게 느끼는 이유다. 다음엔 119를 지킬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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