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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린기가 맛있다는 중국집에서 모였다. 러너들이 추위에 떨지 않도록, 군대에 있는 동생에게 귀도리와 장갑을 받아온 Y님이 주선하는 모임이었다. 유린기 맛집이라니 어디선가 들어봤다 싶었는데 2022년 5월에 C언니랑 가본 적이 있는 곳이었다. Y님은 갑자기 야근이 생겼다며 30분 늦는다고 했다. 요새 요리에 푹 빠졌다는 S님, 미슐랭 맛집 가기를 좋아하는 L님, 내가 먼저 모였다. 리뷰를 찾아보니 이 집이 잡채밥으로 명성을 세웠다고 하고, S님이 먼저 도착해서 주변 테이블을 보니 죄다 볶음짬뽕을 시켰다길래, 시그니처인 유린기까지 해서 먼저 세 개를 시켰다. 주문한 지 5분이 지났을까, 번개같이 음식이 나왔고 우리는 10분도 되지 않아 Y님이 한 입씩 할 정도만 남겨두고 다 먹었다. 중간중간 맛있다 추임새를 여러 번 넣으면서 말이다.


Y님이 말한 예상 시간 10분 전에 먹기를 그치고, 나머지 메뉴는 Y님이 도착한 다음 추가로 시키자고 하며 일단 담소를 나누자고 했다. 그런데 S님과 L님이 참지 못하고 먼저 주문하려고 하기에 자제를 시켰다. Y님은 예상 시간 10분 뒤에 도착했다. Y님이 오자마자 닦달해 옆 테이블에서 시킨 고기튀김과 팔보채를 시켰다. 또 음식이 금방 나왔고, 젓가락이 바빠졌다. 술도 마시지 않고 음식에만 몰입해서 먹었으며, 다들 너무 만족했다. Y님은 이 정도로 볶음을 잘하면, 볶음밥도 맛있다며 마지막 주문을 했고, 우리는 4명이서 6개의 음식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그래도 다 못 먹어봐 아쉽다며 다음에 사람들을 잔뜩 모아 다시 오자고 이야기했다.

다들 연휴를 앞두기도 했고,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해 기분이 좋아졌다. 1km 넘게 떨어진 곳에 있는 이자카야에 산책 겸 걸어가기로 했다. 서울역 뒤 4층에 있는 사케집이어서 사람이 별로 없을까 했는데, 아니었다. 매우 좁은 테이블 간격으로 다닥다닥 앉는 곳인데 조금만 늦게 왔으면 앉지 못할 뻔했다. 절주 119를 이야기해 두어, 술로는 1차, 주종은 사케로 고정, 9시는 무시하기로 했다. 너무 배부르게 먹었기 때문에 가벼운 안주를 시키자고 했다. 오이샐러드, 방울토마토절임, 꼬치구이+고등어구이를 먼저 시켰다. 가격이 저렴하긴 했지만 나오는 양이 너무 적어 놀랐다. 맛은 있어서 추가로 시메사바, 가지튀김을 시켰다. 둘 다 너무 맛있었고 특히 가지가 너무 맛있어서 감탄을 하며 먹었다. 사케를 한 병을 뚝딱 해치워 두 번째 사케도 흐름이 끊기지 않게 시켰고, 마지막으로 명란 계란말이도 시켰다. 이후에는 주문 마감시간이어서 거의 깡사케를 마셨다. 안주 없이 물 한 통을 넷이서 나눠 마셨다.


지난번에도 방어를 먹자며 모인 사람들이어서, 먹을 것을 좋아하는 건 알았는데, 이렇게 진심인 줄은 몰랐다. 그날도 아이스크림까지 해서 3차까지 갔던 기억. 오늘 가족 모임으로 오지 못했던 O님도 왔더라면 데시벨이 더 높아질 뻔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질 뿐 아니라 기억력도 좋아지는지, 했던 이야기나 시켰던 메뉴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나는 먹는 걸 즐기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취소해야 할 것 같다. 화성에서 사는 것도, 쉽지 않겠다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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