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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가 알을 낳았다. 1월 중엔 알을 낳을 걸 알고 있었고, 팬케이크도 하고 있어 이제 곧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그 순간을 놓쳐버렸다. 동향을 살피기 위해 들어간 페이스북에서 캡처된 알 사진들을 보고 뒤늦게 알았다. 물론 유튜브로 영상을 찍고 있으니 클립이 나올 것도 알고, 내가 그 순간을 보는 것이나 사진을 보는 것이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여전히 그 순간을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크다.
내가 스포일러를 싫어하는 이유는, 내가 그 순간에만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을 해치기 때문이다. 언제 알을 낳을지 모르는 상태에서, 영상을 보다가 그 순간을 목격했을 때 내 감정은 어땠을까. 이미 지나가버렸기 때문에, 다시는 알 수 없는 감정이다. 과거로 다시 돌아간다 해도 그건 알 수가 없다. 오직 그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놓쳤다는 게 내가 느끼는 아쉬움일 거다. 그리고 아마도 그 감정을 놓치기 싫어 수많은 사람들도 독수리 둥지 라이브를 보는 게 아닐까?
독수리는 작년에 알을 2개 더 낳아 총 3개의 알을 품었다. 알은 평균 3일 간격으로 낳는다고 한다. 오늘 알을 낳았으니 두 개를 더 낳는다 하면, 설날 연휴 기간동안 낳을 테지. 다른 두 개의 알을 낳는 순간도 라이브로 보긴 어렵겠다 생각이 들었다. 아쉽지만, 30일 이후에 알이 깨어나는 순간을 노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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