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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일기

3/21 핀란드

나비사슴 2025. 3. 22. 10:53

7월에 핀란드에 가기로 했다. 회사엔 5일 반 정도 휴가를 쓰는 걸로 이야기했다. 협의인지 통보인지 모를 말을 하고 비행기표를 끊었다. 거의 180만 원이다. 경유하는 더 저렴한 비행기들도 있었지만 시간이 잘 맞지 않아 핀에어 직항으로 가기로 했다. 아직 대회는 신청하지 않았다. 국가대표로 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선택지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출발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경쟁클래스로, 5일간의 성적이 합산되어 순위를 매겨 시상식을 한다. 다른 하나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발할 수 있는 오픈클래스로, 순위를 매기지 않고 경품 추첨으로 기념품을 준다. 치앙마이에선 이래저래 상을 받았지만, 돌로미티에서 꼴찌만 했던 기억이 있어 고민이 많이 된다. 현재 내 나이대의 경쟁클래스에는 20명이 좀 넘게 신청했다. 5월까지 얼리버드니까 시간은 좀 남아있다.

이번엔 내가 출전하는 대회 말고도, 세계선수권대회에 관중으로 참여할 수 있어 기대가 된다. 오리엔티어링이 스웨덴, 핀란드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관중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까지 참여했던 돌로미티 대회도, 아시아선수권도 소규모의 대회였다. 큰 대회를 경험하는 건 처음이라 설렌다. 우리 클럽에서 5명이나 국가대표로 가는데, 나 혼자 일반 참가자여서, 2018년에 홍콩 대회에 갔던 게 생각났다. 물론 그때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여서, 우리 클럽 외에 다른 한국 참가자들이 있어 덜 심심했다. 한 명 정도 같이 갈 사람이 있으면 좋을 텐데, 너무 먼 곳이고 긴 일정이라 구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만약 혼자 가게 되더라도 씩씩하게 잘 다녀올 생각이다.

가기로 마음먹었으니, 본격적으로 대회 정보를 살펴봤다. 마을에서 뛰는 스프린트 1회, 산에서 뛰는 롱 1회, 미들 3회다. 국내 산에서 길게 뛰어보긴 했지만, 대회에서 롱 경기는 처음이다. 아무래도 체력 훈련이 더 필요할 것 같다. 선수권대회와는 미묘하게 장소가 다른데, 일반 참가자 대회 이름을 TOUR로 한만큼, 시간 배분이 되어 있어 선수권대회 관람은 문제없이 할 수 있지 않을까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후 공지에서 타임테이블이 나오면 이동거리를 더 꼼꼼히 살펴야겠다. 시간이 애매하면 오픈클래스를 뛰는 것도 답이다.

차를 2대 렌트하기로 했다고 들었다. 공항에서 차로 5시간 가까이 이동해야 한다. 돌로미티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운전자가 여럿이다. 나도 운전대를 잡아볼 수 있을까? 최근에 오랜만에 운전을 했는데 재미있었다. 다들 재미있을 때가 위험하다고는 하는데, 그래도 재미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생각한다. 도로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핀란드는 한국과 달리 높은 산이 많지 않은 곳이라 들었다. 낯선 풍경을 달리는 것이 몹시 기대된다. 5시간이 긴 시간이지만, 가족처럼 편하게 지내는 사람들과 가는 것이니 지루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루 종일 핀란드의 꿈에 부풀어 있었는데, 인스타에 11월에 있을 일본 대회 공지도 떴다.

이번엔 도치기현에서 한다는데 찾아보니 도쿄 위쪽이었다. 같이 가자 말해둔 T님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라며 DM을 보내두었다. 최근에 스트라바를 보니 열심히 달리기 훈련을 하고, 종종 산에도 가는 것처럼 보였다. 오늘은 나도 5:07로 5km를 뛰고 왔다. 7월까지는 3개월 정도가 남았고 11월까지는 꽤 남았다. 지금 하는 것처럼 체력을 쌓아가면 될 것이다.

올해 해외에 갈 계획이 대략 정해졌다. 일본은 휴가를 내기 쉬워 걱정이 없었는데, 못 갈 줄 알았던 핀란드를 가게 되어 너무 기쁘다. 대회 외에 관광을 다닐 것은 아니어서 핀란드 여행지를 찾아보진 않았는데, 혹시 모르니 대회장 근처에 갈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볼 셈이다. 기다려, 세계 행복지수 1위의 나라, 핀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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