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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의 휴일이 끝나고 오랜만에 출근. 가끔은 너무 오래 쉬면 말을 더듬어서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이번에는 9일 동안 무리하지 않고 충분히 쉬었고 잠도 많이 자서 정말 휴식이 되었다. 중간중간 좋아하는 사람들과의 모임도 도움이 되었다. 다시 되돌아봐도 웃음이 지어지는 시간들이다.
가끔, 처음 대학교에 왔을 때를 떠올리곤 한다. 다들 학기 초엔 마찬가지긴 하겠지만, 지방에서 올라왔기에 학교든, 기숙사든 모르는 사람들과 지내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거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과 힘든 일이 있으면 나누고, 마음을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긴장된 상태에서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즐겁게 지냈다. 그리고 20년이 지났다. 그때 만났던 인연들과도 만나 수다를 떨고, 새로 만난 사람들하고도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나를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괜찮다고 느껴지는 모임들이다.
나는 이렇게 좋은 순간을 되새길 때, 늘 언젠가 이들과 영영 못 만날 순간이 올 수도 있다는 상정을 하곤 한다. 이게 자기 방어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과거의 인연에 대해 욕심을 가지고 아쉬움을 많이 느껴서인지는 모르겠다. 경험의 축적으로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생각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그런 생각을 할 때 마음이 힘들게 느껴지진 않는다. 이젠 감정에 취하는 일보다, 감정을 다독이고 때론 혼내는 코치가 되는 일이 더 많다. 자자, 이럴 때가 아니야. 몸을 더 움직여! 오늘 할 일 잊지 마! 안 하면 더 무너진다. 작은 거라도 하자. 하다 보면 나아져! 이런 식. 그래서인지 슬픔의 감정도 좀 무디게 느끼곤 하는데, 그게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코치를 해고하진 않으니, 아직까진 잘 맞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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