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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주하겠다는 목표가 무색하게, 연초부터 술을 마셨다. 회사 신년회였다. 회사 일이 재미없을지언정,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정말 좋다. 함께 신나게 웃고, 엉뚱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어색하지 않은, 그런 사람들을 만나 보내는 시간이 정말 좋다. 2년 내내 함께 하며 동고동락한 열세 살 차이 나는 팀장이, 내가 친구라고 지칭하자 더할 나위 없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더더욱 이런 소중한 인연들을 놓치고 싶지 않단 생각을 한다.

이 모든 것이 영원하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소울메이트라 생각했던 사람도 이제 마음의 거리가 꽤 멀어졌고, 매일같이 함께하며 일상을 공유하던 친구도 드문드문 연락을 이어가며 우정을 확인하게 된다. 물론 뜻하지 않은 기회로 가까워지는 관계도 있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관계는 점점 멀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지금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은 지금 현재 가장 즐거운 순간이자, 언젠가 되새길 추억이다.  그러니 절대 그 기회를 놓칠 수 없다.

11시에 자서 7시간 수면시간 확보, 와 같은 신년 계획은 너무 뒤로 밀렸지만, 호두곶감치즈말이, 토마토와 시소가 들어간 낫또, 깜짝 놀랄 맛의 직녀 사케와 함께한 오늘 저녁은 너무나 즐거웠다. 회사를 다니면서 여행도 함께 다니고 서로의 마음도 보듬어줄 수 있는 관계를 이어간다는 게 너무 신기한 인연이다,라고 말하는 그 인연에 내가 속해 있는 게 너무 좋다. 지금은 멀리 있는 한 명의 멤버도 늘 잊지 않고 소환해 우리의 가장 좋았던 때를 추억하는 게 좋다. 이게 단지 술에 취해 들뜬 마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우린 2월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언제나 이렇게 머지않은 미래에 만날 약속을 잡고 헤어진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한껏 웃고, 몸을 회복하고, 마음을 보듬으며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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