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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지하철,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시간에 퇴근할 때는 좁은 퍼스널 스페이스를 감당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퇴근 시간의 압박이 없는 경우엔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급행보다는 완행을 탄다. 선정릉역에서 9호선을 타고 당산역에서 가장 빠르게 2호선으로 갈아타려고 6-4에서 오른쪽 출구 쪽에 자리 잡는다. 운 좋게 앉을 수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드물다. 오늘도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양 옆으로 자리가 났지만, 내 자리는 아니었다.
자리를 포기하고 그냥 서있으려고 하는데, 내 앞에 앉아계신 남자분이 나에게 입모양으로 ‘자리 양보해 드릴까요?’라고 했다. 오늘 내가 입은 옷이 매우 펑퍼짐한 원피스였는데, 아무래도 또 임신부로 오해받은 모양이다. 나는 작지만 격렬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뜻이 잘 전해져 그는 자리에 계속 앉아있었다. 그는 나보다 몇 정거장 먼저 내렸고, 덕분에 내 앞에 자리가 난 셈이었지만 왠지 그 자리에 앉을 수 없었다. 내 옆에 서 있던 여자분은 운이 좋았다.
편한 옷을 좋아하다 보니 그 때문에 오해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고 생각하지만, 그것만은 아닌 듯하다. 예전에 상하이에서 마사지받을 때, 예쁜 투피스 치마를 입었는데도 말도 잘 안 통하는 마사지사가 나더러 임신했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이런 오해를 받는 건 이제 내가 미성년으로 보일만큼 어려 보이지 않고(물론 미성년도 임신할 수 있지만), 다른 곳의 마름 정도와 비교될 정도로 배가 나와있기 때문인 것 같다.
운동을 하자. 땀을 흘려도 되는 때가 오면, 한껏 운동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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