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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도 못하면서 해보자고 했던 릴레이 이벤트를 무사히 마쳤다. 실수도 많았고, 정신도 못 차렸고, 하고 싶은 의욕에 비해 몸이 따라주지 않아 매우 속상했다. 그저 하나의 이벤트를 큰 사고 없이 끝냈다는 데에 만족하기로 했다. 원래는 끝나면 바로 회고를 했었는데 이번엔 실수가 너무 많아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안 하고 있다. 좀 정신적 대미지를 회복하면-그게 기억을 지워버리기 전이라면 좋겠는데-꼭 회고를 해야지.

덕분에 일기도 쓰지 못했다. 대신 유튜브나 웹툰을 봤다. 얼마 전, 환승연애 3 리액션 영상을 보다가, 이거 교훈을 얻기 위해 보는 게 아니라, 그저 킬링타임용으로, 도파민을 위해서 보는 거잖아요. 하는 말에 좀 설득됐다. 뭔가를 얻기 위해 하는 일들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그런 사람이 설혹 있다 해도,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마이루틴도 겨우겨우 몇 개 정도 체크하며 사는데, 아침 스트레칭과 간단한 근력운동, 불꽃을 근근이 이어가는 스픽과 듀오링고 정도만 열심히 한다. 식단도 조금 느슨해졌다. 그냥 지금 그런 때인가 보다 하고, 스스로 너무 다그치지 않으려 생각한다.

12월에 있을 치앙마이 대회의 얼리버드도 아닌 골든 티켓(가장 싼 티켓)이 수요일까지였다. 대표선수단은 당연히 가겠지만, 대표선수가 아닌 클럽 멤버들도 같이 가자고 이야기는 했었다. 그리고 전부터 K님과도 이야기했는데, K님은 처음엔 한 달 살기를 고려했지만 그냥 나와 같은 날짜에 다녀오기로 했다. 그래서 숙소 예약과 대회참가신청을 마쳤다. 나는 7월에 상하이, 11월엔 일본, 12월에 치앙마이를 다녀올 참인데, 그 때문에 다른 회사를 가기는 애매해져서 일단은 지금 회사에 안주하기로 했다. 사실 이것도 내 정신적인 건강을 흔들리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지만, 다른 좋은 면들을 보려고 노력 중이다.

회사에는 평일 저녁과, 주말에 일할 두 사람이 새로 왔다. 교육을 하고 있는데 두 사람의 태도가 너무 다르다. 그리고 나의 단점을 새삼 알게 되었는데,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텐션이 너무 달라진다. 이건 상담할 때도 느낀 건데, 나는 너무 상대방에게 영향을 많이 받는다.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야 상관없고, 어쩌면 상대에 따라 맞출 수 있으니 더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일할 땐 그게 좋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귀여운 사람, 더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 정이 가는 걸 어떻게 할 수 없긴 하다.

방학 마지막 날, 뒤늦게 일기 밀려 쓰는 초등학생이 된 기분. 이젠 내 맘대로 일기 써도 되는 어른이니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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