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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5/3 나만 이렇게 우울할 리 없잖아

나비사슴 2024. 5. 7. 17:58

 

각자 읽어 보고 싶은 책을 함께 읽는 모임에서 이번에 읽은 책이다. H가 쓴 네..번째 책? 인터뷰를 진행한 3명과 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 7명, 우울증이라는 공통 코드를 지닌 사람 10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사실 책으로 엮어 나오기 전에, 먼저 유튜브로 인터뷰 영상을 본적이 있다. 언제 책이 나오나 기대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책이 나왔다. 책이 나온 시기가 마침 책을 정할 때여서 친구들에게 제안했고 다들 기꺼이 읽어보자고 해서 빠르게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책을 읽은 친구 중 한 명은, 하미나 작가의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이라는 책을 최근에 읽어서 비슷한 구석이 있다고 했다. 다만 하미나 작가의 책은 여성의 사례를 모았고, 이 책은 남녀와 상관 없이 모았다는 데 차이가 있는 듯하다. 나는 하미나 작가의 책도 읽어보지 않아 비교를 할 수는 없었고,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의 다양한 양상을 직접 목소리로 들어보지는 못해서 흥미로운 읽기였다. 어떤 내용이지? 하고 살짝만 읽어보다가 나도 모르게 본격적으로 읽게 된 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짧은 시기였지만 내게도 죽음을 생각한 시기가 있었기에, 우울증에 대해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읽어보니 정말 달랐다. 물론 나도 그 때는 꽤 심각했었다. 우울감이 상당히 깊었던 때라고 생각한다. 뭔가 달라지기 위해 하루에 한 번 감사한 일 3가지 생각하기를 겨우겨우 실천하곤 했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어떤 적극적인 의지로 달라질 수 있는 감정이었는 데 비해, 우울증은 그런 의지 조차도 갖기 어려운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나타나는 양상이 매우 달라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끼리도 전혀 알기 어려운 증상들도 있어보였다.

 

이 책을 통해서 우울증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는 친구에게 어떻게 대하는 것이 상처를 주지 않고 위로가 될 수 있는 방법일까에 대한 힌트를 조금 얻었다. 사실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약을 통해서도 쉽사리 낫는 것은 아니어서 말로 섣부르게 위로나 응원을 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내가 옆에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친구라는 것을 전달하는 것,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잘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사실 충실한 리스너는 아니기었던 것 같아 조금 반성을 하며, 대나무숲 같은 사람이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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