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오늘도 산에 왔다. 친구 집에 자고 가게 된 터라 아침도 먹지 않았고, 답사할 때 필요한 모자도 미처 챙기지 못했다. P님은 점심도 챙겨오고, 코스를 수정해서 왔다. 컴퓨터가 고장났는데도 다른 분의 기기까지 빌려 오셨다. 허술한 준비물로 몸만 온 나는 매우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혼자 다니는 것보다는 도움이 될 것이라 위안했다.
오늘은 산에 들어가기 전에 어디를 살펴볼지 미리 논의했다. 지난번 답사 후에 지도로만 보고 설정한 컨트롤에 설치 리본을 달고, 어려운 컨트롤은 각 코스에서 공격 방향과 탈출 방향으로 적절한지를 살펴보기로 했다. 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산이어서 이전에 설치해 둔 리본이 사라지지 않았는지도 점검하기로 했다. 30개가 넘는 컨트롤이 있어서 오늘 중에 전부 다 살펴볼 수는 없을 듯해, 꼭 봐야 하는 곳 위주로 돌아보기로 했다.
산에 들어갔다가 밥을 먹으러 나오는 것은 쉽지 않아, 미리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다. P님이 싸온 고구마, 계란, 방울토마토, 키위, 파프리카, 오이를 먹었다. 나는 요새 다이어트를 하느라 이런 것들을 먹고 있지만, P님은 평소에도 저녁에 이렇게 드신다고 했다. 연세가 있으신데도 슬림한 체중을 유지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이기는 해서 맛있고, 배부르게 잘 먹었다.
배를 가득 채우고 산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점검을 시작했다. 하지만, 단순 점검이 되지는 않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꽤 험한 곳이 있어서 즉석에서 코스를 수정하기도 했고, 새로운 위치를 컨트롤로 설정하기도 했다. 미리 산 전체를 살펴보고 코스를 짜지 않아 이런 시행착오를 겪는 듯 싶었다. 산에 늦게 들어가기는 했으나 이번에도 거의 여섯시간 가까이 돌아다녔다. 해가 지기 바로 전까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확인했다. 전체 업무가 100이라면 나는 20 정도만 한 느낌이지만, 노력한 만큼 사람들이 즐기는 대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6 연애도 쉽지 않지만 남매도 쉽지 않다 (0) | 2024.05.09 |
---|---|
5/5 정신을 어디에 두고 사는가 (0) | 2024.05.08 |
5/3 나만 이렇게 우울할 리 없잖아 (0) | 2024.05.07 |
5/2 취미 인간 (0) | 2024.05.03 |
5/1 인터벌 달리기의 즐거움 (0) | 2024.05.02 |
- Total
- Today
-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