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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인스타 피드에 들어가니 노란색이 곳곳에 보였다. 그래 오늘이었지.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날을 기억하려 애썼다. 직접적으로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사람도 있었지만, 굉장히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었다. 세월호의 ㅅ도 보이지 않은 채 벌써 10년이 되었다거나, 그날은 모두들 생생히 기억한다거나 하는 식의 글이 많았다. 세월호를 정치적인 이슈로 몰아 공격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저 추모 혹은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런 것에서 자유롭고 싶었으리라 생각한다. 또 911 메모리얼에서처럼 반복되는 노출이 유가족에게는 괴로울 수 있다는 것도 고려했을지 모른다.
그중에 오늘 내 마음을 울린 것 중에 하나. 페이스북에서 팔로우를 하고 있는 분이 한국일보의 기획기사 중 하나를 공유해 주셨다. 과일도매상이었던 아빠가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냐는 내용이었다. 재난 조사가 지연되면 음모론이 판을 치게 되고, 조사 결과에서 선체 결함이라는 결과가 나와도 겨우 이것 때문일 리 없다는 생각에 믿지 않게 된다. 세월호는 조커와 같이 어떤 악당 한 명이 나쁜 마음을 먹고 침몰시킨 것이 아니라, 평범한 얼굴을 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침몰된 것이라는 결과를 납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아버지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연구소를 차렸다. 그리고 참사 이후 10년이 흐른 지금, 이전에 비해 강화된 안전 기준을 지킬 뿐 아니라 더 높은 기준을 고수하는 일들이 늘었다고 한다.
얼마 전, 그것이 알고 싶다 유튜브에 전직 판사 정재민 변호사가 나와, 조두순 사건의 양형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봤었다. 그 당시 법은 매우 고루했고, 그 법에 의해 조두순이 낮은 형을 받자 사람들은 납득하지 못했다. 당시 유기징역의 최대 형량은 옛날 사람들의 평균 연령인 60년이 기준으로 30살에 죄를 지었을 때 남은 생의 반이라 생각되는 15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조두순은 무기징역에서 주취로 감형받았을 때의 상한 내에서 형을 받은 것이라 한다. 하지만 그 이후 100세 시대인 지금, 유기징역 상한과 무기징역의 감형 상한 모두 30년으로 늘었다고 한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만 바뀌는 세상이 너무 야속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바뀐 세상은 남겨진 사람들이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희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결과여서 너무나 마음이 뭉클해진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 그리고 그들의 노력을 글로 담아 알려주신 분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기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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