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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므오트(OMOT)라는 티 카페에 다녀왔다. 오래 전 알디프에서 시작한 티 오마카세 형식의 코스가 유행하며, 요새는 여러 티 카페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하는 듯 보였다. 오므오트는 한국차를 기반으로 한 티 카페로 매우 조용한 공간이었다. 분위기도 어둡고, 백그라운드 소리도 가야금에 물 떨어지는 소리 같은 백색소음이어서 왠지 동굴에 있는 느낌. 진행하시는 분도 조곤조곤히 말씀하셔서 왠지 나도 조용한 사람이 같이 간 사람들이 늘 시끄러운 조합이라 소리를 죽여 말하는 게 좀 웃겼지만, 그래도 조용해질 수 있는 공간에 있는 건 좋았다.
오므오트의 티 오마카세는, 티 세러모니라고 하고 매년 다른 컨셉으로 진행한단다. 작년에는 화폐를 주제로 했고, 올해는 십이간지로 진행한다고 했다. 이번 시즌에는 묘진사오 그러니까 토끼, 용, 뱀, 말를 주제로 했다. 일반적으로는 자축인묘부터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번 시즌을 2월부터 시작해서 2월을 상징하는 토끼부터 시작했단다. 웰컴티인 목련차로 시작해 4개의 주제에 맞게 차와 디저트가 나온다. 토끼는 별주부전, 용은 왕의 곤룡포, 뱀은 허물을 벗는다는 뜻의 사자성어(기억이..), 말은 음양의 조화를 주제로 차가 나왔다.
커피보다는 차를 마시긴 하지만, 주로 인스턴트 차를 마시다보니 ‘한국차’에 큰 관심은 없었다. 잎차를 가끔씩 마셔도 보이차나 마시지 귀찮아서 대부분 티백으로 마시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목련차, 구기자차, 청차, 백차, 시그니처 블렌딩티까지 마셔보며 차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블렌딩티가 마음에 들었고, 침출한 냉차로 마셨는데 따뜻하게도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차나 세러모니 자체는 좋았으나,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다. 찻잔이 소주잔 크기여서 왠지 모르게 차를 소주 마시듯 털어넣게 되었다. 뭔가 다도에서는 차를 마시는 방법이 있을텐데, 그런 걸 알려주는 곳은 아니어서 차를 마실 때마다 배우지 못한 사람이 된 느낌이었다. 언젠가 배울 기회가 있다면 다도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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