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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9/7 빈 자리

나비사슴 2023. 9. 8. 09:02

대회 장비를 일부 챙기러 연맹 사무실에 다녀왔다. 그 분이 계시지 않는 곳에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운전을 하고 가는 길에 마음이 조금 좋지 않았다. 다행히 눈물은 나지 않았다. 운전을 해서 가본 것은 두 번 정도였는데, 길이 낯익은 느낌이었다. 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고 약간 툴툴되는 말투였는데, 그래도 해야 할 말은 꼭 하고 의외로 아이같은 면이 있는 분이었다. 얼굴이나 목소리가 스물스물 떠올랐다.

도착해서 그 분의 동업자이자, 후배인 분께 인사를 드렸다. 물품을 가지러 왔다고 하니, 본인은 잘 모르므로 알아서 챙겨보고 모르는 것에 있으면 물어보라 하셨다. 그래서 한참을 챙기고 있는데, 챙겨가는 물건들 물품을 알려달라, 아니 산악회 선배 누군가에게 전달해달라 하셨다. 나는 알겠다, 회장님께 사진을 찍어서 보내겠노라고 말씀드렸다.

그러더니 또 한참을 있다가 누군가를 전화를 받아보라고 했다. 연맹 이사님이었다. 나일줄 알았다고 했다. 알고보니 나는 회장님이 미리 물건을 챙기러 간다고 연락을 해주신줄 알았는데, 전혀 없었단다. 근데 내가 갑자기 와서 물건을 챙기니 이상해서 확인차 연락을 해본 것. 어찌보면 도둑 취급이긴 했는데, 이상하게 기분은 아주 나쁘진 않았고 그냥 이해가 됐다. 나오는 길에 전화번호를 나누고, 다음엔 연락하고 오겠다 했다. 미안하셨는지 챙긴 물품을 차에 싣는데 도와주셨다.

그 분이 계셨다면 당연지사 연락을 하고 왔을 것인데, 이제 영영 뵙지 못하기에 발생한 해프닝. 물건을 챙기며 미래를 알지 못하는데 다음을 기약하며 챙겨둔 것들과 같이 가보자고 돌로미티 대회 안내를 나눠드린 것들이 눈에 들어왔었다. 다시 한번 더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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