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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1/17 다시 만난 월-이

나비사슴 2024. 1. 18. 10:40

오랜만에 Wall-E를 봤다. 좋아하는 영화이지만 다시 본적은 처음이었는데, 이야기의 전체 전개를 아는 상태에서 영화 초반을 보니 새롭게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전에는 혼자 열심히 쓰레기를 모으는 귀여운 모습에 집중해서 다른 배경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보니 광고를 통해서 인간들이 쓰레기를 월이들에게 맡기고, 우주선을 타고 나간 것을 꽤 길게 설명을 해주었다. 초반에 광고에서 기대한 우주선 생활과 700년이 지난 다음의 생활의 간극이 대비되도록 보여준 듯했다.

사실 오늘 영화를 보는 자리는,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시작했다. 헤일메리에 나오는 로키와 월이가 겹쳐져 생각이 든 것이다. 홀로 남겨져 혼자 오랜 시간을 보내온 캐릭터가 새로 알게 된 존재와 소통을 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흐름이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또 두 캐릭터 모두 극강의 귀여움이어서, 자연스레 떠올랐던 것 같다. 로키는 바위에 가깝지만, 말투 때문인지 로봇 같기도 해서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오늘 감상회 결과, 월이가 귀엽지 않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는 행동도, 외모도 귀여워 누구에게나 호불호갈리지 않고 사랑받을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또 월이뿐 아니라, 이 영화에 만연한 과학적 오류들이 감상에 방해가 되는 포인트라는 것도 알았다. 어떤 열에도 버티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월이, 지구 궤도를 벗어나는 우주선에 붙어 가느다란 손으로 버티는 월이, 중력 생성장치가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선, 순식간에 충전되는 태양열 등등..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본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추억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시간이어서 재미있었다. 나름 만족한 부분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다음엔 모두가 만족할만한 영화를 함께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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