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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부터 속이 미식거렸다. 감기로 속이 안좋을 수 있나 생각하다가 검색을 했다. 감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속이 좋지 않은 것은 두 가지 이유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체하거나 해서 속이 미식거리는 경우, 또는 너무 안먹어서 미식거리는 경우. 사실 어제 저녁에 라면을 먹기 전에 오래 안먹기도 했었어서, 혹시 몰라서 점심엔 죽을 먹어보기로 했다. 죽은 포장을 두 개로 나눠서 받기로 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지하에 내려와 식사를 했다.
혼자 밥을 먹고 있는데, 같은 본부였다가 다른 본부로 헤어진 두 사람과 마주쳤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기로 했다. 가끔 일 때문에 얼굴을 보긴 했지만, 다른 본부로 가서 어떻게 지내는지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근황토크를 하다가, 예전에 일처리가 엉망이어서 우리 팀에서도 속앓이를 했던 분의 이야기가 슬그머니 나왔다. 그 분이 퇴사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 하기 어려웠을텐데, 이미 이 회사에 없어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다른 팀에 속앓이를 하게 한 것에서 미루어 보아 알 수 있듯, 같은 팀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심했다고 한다. 게다가 나중에 성과를 보고 나니 이루어낸 것이 아무 것도 없었고, 심지어 해지 방어를 위해 기록을 거짓으로 작성하기까지 했다. 자신이 잘 못한 것은 숨기고, 오랜 거래처임에도 불구하고 거래액이 작은 업체는 끊어내려고 했다.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소통은 불투명하게 진행했다. 남이 알기 어렵게 전화와 DM을 선호했으며, 메일에 참조는 절대 넣지 않았다.
오랜만에 화를 내며, 분노의 점심식사를 마쳤다. 속은 이제 덜 미식거렸고, 공감대를 나눈 대화 덕에 시원했다. 역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복이다. 앞으로 회사가 부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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