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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모임이 있는 날인데, 본부 회식이 잡혔다. 날짜의 선택지가 화요일과 목요일이 있었는데, 화요일에 되는 사람이 많아 화요일로 잡혔다. 모임 장소가 회사와 멀지 않았으므로, 밥을 먹고 늦게 가겠다고 이야기해 두고 회식 자리에 참석했다. 회식 메뉴에 내가 좋아하는 문어숙회도 있었고, 좀처럼 이야기를 나눌 일이 없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라 빠지고 싶지는 않았다. 회를 시켰는데, 막장도 시켜서 소스 매니아로서 아주 맛있게 먹었다. 파전도 초장과 막장에 찍어 먹으니 아주 맛있었다. 술은 소맥 한 잔만 하고 안주만 열심히 먹다가, 1시간 반 뒤에 일어났다. 팀장이 내가 생각보다 오래 있다 가서 만족한다고 했다. 가기 싫은 회식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맛있는 것을 먹는 회식이어서 늘 좋다. 이런 회사에 다니는 게 운이 좋다는 생각을 늘 한다.
책 모임은 원래 10명이 오겠다고 투표한 날인데, 정작 당일에는 5명이 모이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오지 못해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맛있는 식사를 하며 더 긴밀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책 자체가 재미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책 모임의 책은 이야깃거리를 잘 끌어오는 게 좋다고 생각해 나쁘지 않은 책이라 생각했다. 마지막에 하나비를 하고 막차를 향해 달려가며 모임을 마무리했다. 행복은 적절한 거리의 사람들과의 교류에서도 온다던데, 그런 점에서 나는 꾸준히 행복의 실마리를 놓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애플 시계의 배터리가 말썽이다. 운동 기록을 안 하면 하루는 가는데, 운동 기록만 하면 10% 이하, 심하면 꺼져버린다. 애초에 오래가지도 않았는데,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면서 더 심해졌다. 2018년에 산 순토 스파르탄도 운동 계획을 세울 수 없는 모델이어서, 단순히 기록용으로만 썼다. 운동하면서 기록이 필요한 O님에게 순토를 싸게 넘겨 새로운 시계를 사기 위한 비용에 보태기로 했다. 회사에서 받은 상품권과 카드에서 주는 할인 쿠폰을 사용하니 거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으로 가민 165를 구매할 수 있었다. 전과 달리 이젠 좀 운동을 하니, 시계를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거라 매우 기대가 된다.
금요일엔 전부터 궁금했던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러 갔다. 기본 지식이 없이 그냥 갔는데, 그 근처에 사는 S님에게 연락해 가지 않았다면 크게 당황할 뻔했다. 어떻게든 말발로 웃기는 것이기 때문에 맥락이 없이 던지기도 하고, 자기 자신이나 사회적 약자를 비웃는 경우도 있단다. 대중적인 유머 코드를 가진 개그콘서트도 웃을까 말까 한데, 원초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스탠드업 코미디에서 내가 웃음을 찾기는 어렵겠단 생각을 했다. 그래도 뻔뻔함, 유연함, 노련함이 돋보이는 분들이 있어 나의 마지막(?) 스탠드업 코미디 경험이 최악으로 남지는 않을 것 같다.
주말에는 C언니의 운전 연수를 도와주었다. 대회가 끝나고 산책 겸 걷다가 즉흥적으로 일단 해보자고 하며 쏘카를 빌렸다. C언니는 장롱면허여서 걱정이 많았는데, 평소 기계 다루는 거나 신중한 성격을 고려했을 때, 나의 조언으로도 가능할 거라고 판단했다. 언니는 차 뒤에 운전연수중이라는 글자를 붙이니, 용기가 난다고 했다. 처음엔 브레이크를 밟았다 뗐다 하며 감을 잡고, 1층에서 3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하며 엑셀도 밟아봤다. 첫날엔 우회전만 하는 코스로 두 바퀴를 돌아보고, 그다음 날엔 좌회전하는 코스도 돌았다. 도로 구조상 건물로 돌아오려면 유턴도 해야 해서 다양하게 연습을 했다. 개천절에도 차를 빌려 이케아까지 갔다가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 연습을 했다. 꽤나 잘하고 있어서 다음번엔 자유로를 타보기로 했다.
8월에 한 달을 마무리하는 스토리를 올려보니, 뭔가 회고 느낌이 들어 9월에도 해보자 마음먹었다. 근데 보니까 9월에 본 콘텐츠가 좀 부실했다. 드라마는 원탑으로 있지만, 영화는 없어서 고민하다 이번에 재개봉하는 로봇드림을 보기로 했다. 9월의 마지막 날, 영화를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September 노래가 인상적이었고, 생각보다 현실적인 내용이라 놀랐다. 마지막 장면은 라라랜드를 보는 듯했는데, 나와 비슷한 감상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어 크게 공감했다. 오랜만에 영화를 보며 울었고, 너무나 당연하게 9월의 영화로 선정했다.

올해 처음으로 임시공휴일이 된 국군의 날엔, 은평둘레길을 돌기로 했다. 원래는 아침 7시에 가기로 했는데 비가 쏟아져 미루다 9시에 출발했다. 은평둘레길은 총 24킬로 정도 되는데, 평지인 불광천길은 제외하고 21킬로 정도만 돌기로 했다. 예전에 제주에서 20킬로 정도 걷고 장경인대가 아파 고생한 기억이 있어, 오랫동안 20킬로 이상은 내가 도전할 수 없는 거리라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 주에 10킬로 이상씩은 뛰고, 나름 허벅지를 강화하는 운동도 해왔기 때문에 이제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 오르막은 거의 걸었지만, 내리막은 뛰어서 총 4시간 반 정도 걸렸다. 지도로는 9시간이 걸린다 했는데 반 정도의 시간으로 (거의) 완주했으니 꽤 성공적인 셈. 매우 뿌듯했다.
지난주부터 주마다 글쓰기 시간을 할애하려 했는데, 아무래도 나와의 약속이다 보니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내 생활을 기록하는 건, 미래의 나를 위해 하는 일이지만 그것 말고 또 다른 의미를 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다음 주엔 놓치지 않고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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