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잘데기없는 체외충격파보다 도수치료가 효과가 있었다. 확실히 전보다 나아진게 느껴졌다. 통증도 줄고 다리의 가동범위도 늘어났다. 도수치료사님은 아픈 다리뿐 아니라 다른쪽 다리도 풀어주고, 바른 자세도 알려주고 평소에 해야하는 운동도 알려주었다. 마치 마사지를 받는 것 같이 시원하고, 치료사님이 너무나 친절한 분이어서 치료가 아닌 때에도 받고 싶었다. 예전부터 골반이 틀어진 것은 알았지만, 어찌해야할지 몰랐다. 그냥 자거나 달리거나 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으므로 그대로 놔두었다. 그러다 통증이 와서 심각함을 알았다. 이대로 놔두어서는 안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주 작은 루틴의 몸풀기를 하고 있다. 기지개펴기, 등을 바닥으로 붙여서 골반을 앞으로 밀어내기, 아픈쪽 다리를 90도로 만들고 살짝살짝 올리기, 고..
약 때문에 하루 세끼를 먹으니 너무 배가 부르다. 원래 점심 한끼를 제대로 먹고 저녁을 부실하게 먹었는데, 아침 저녁 약을 먹자니 안먹던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었다. 오늘 점심엔 돈까스를 먹었는데, 안심 돈까스를 먹으니 너무나 부드러워서 한 점도 남길 수가 없었다. 등심돈까스가 만원이고 안심돈까스가 만천원인데 천원 더 내고 먹을만하다 생각들었다. 남자는 돈까스와 제육만 있으면 두 메뉴만으로도 평생을 먹는다는 말들을 들었다. 아마 미식에 별 관심없이 고기와 배부름에 초점을 맞춰 먹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겠지. 사실 나는 고기를 즐겨먹는 편이 아닌데, 돈까스만은 좋아하는 편이다. 그중에 일식보다 경양식 쪽을 조금 더 선호한다. 아마도 옛추억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의 첫 돈까스 추억은 원주다. 취학 전, 6~..
오늘 드디어 클래식수업 7권 모임을 마쳤다. 작년 12월에 만나 급결성한 책 모임. 9월이 되어 드디어 끝! 서로 처음 보는 Y님과 J님을 소개시키고 책읽기를 제안한 후 그 자리에서 처음 보는 S님을 섭외했다. 나중에 C님이 조인했지만.. 이렇게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니 굉장히 P스럽고 또 E스러운 결성이 아닌가? 아주 오래 전 나의 멘토에 가까운 전회사 팀장님이, 만들어진 모임이 아닌 스스로 만드는 모임을 해보라는 조언을 해주신 것이 새삼 기억이 난다. 그 이후로 미술사 책모임도 시작해서 꾸준히 하고 있고(2017년부터 시작), 내가 처음 만든 건 아니지만 영차영차 이끌어갔던 SF모임도 아직 하고 있다(2018년부터 시작) 이제는 끝났지만, Y님과 같이 코스모스 읽어보자 해서 시작한 어려운 책읽기 모임에..
J님의 운동을 돕기 위해 시작한 선정릉 걷기. 하지만 최근에 고관절 염증으로 뛰기를 쉬게 된 지금, 나에게도 유일한 운동이 되고 있다. 이런 통증이 꽤 오래되었는데 오래 방치하다가 20키로 대회를 나갈 수 없게 되어 너무 아쉽고, 속상하다. 무리를 해서 나갈까 하는 마음이 반 정도 있었는데, 나는 아직 반운동인인 것인지 그렇게까지는 하지 말자는 쪽으로 조금 더 기울고 있다. 걷는 것은 어렵진 않은데, 오늘 도수치료를 받아보니 내가 아픈 쪽을 신경쓰면서 걸으면서 반대쪽 다리를 혹사시켰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걷을 때 내 다리들을 부담스럽지 않게 운동시키는 것에 조금 신경을 쓰게 된다. 종아리를 자극시키니 굉장히 크게 아팠는데 내가 허벅지와 엉덩이 대신 종아리를 많이 써서 아픈 것이라 했다. 짧게나마 필라..
나는 스피드레이서다. 달릴 때도 다른 사람을 제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운전할 때도 그렇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옆 차선의 차와 나란히 달리면 불편하다. 그래서 주로 고속도로에서는 1차로를 즐겨 이용한다. 하지만 어디에나 고수들은 있는 법(물론 그들을 고수로 지칭하는 것이 맞는가 생각은 듦). 1차로를 달리다가 백미러에 바짝 붙어 달리는 차들이 오면 부담스럽다. 그래서 그런 기미가 보이면 2차로로 이동한다. 하지만 2개 차로밖에 없는 상황에서 80키로로 달리는 2차로를 피해 1차로에서도 내가 최선을 다해 달리고 있는데, 그렇게 뒤에서 재촉하는 차들이 있다. 못 참는 이들은 옆 차로로 이동해 앞지르기를 한다. 규정속도를 유지하며 달리고 있을 때 이렇게 보채는 차들을 보면, 얼마나 빨리 달리고 싶길래..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하루. 저마다 일하는 스타일이 다른데,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사람. 사람을 믿지 않고 기다려줄 줄 모르는 사람. 무시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 윗사람에게 잘보일 일에만 신경쓰는 사람. 자신에게 유리할 때만 규칙을 찾는 사람. 요새 회사에서도 이게 가장 큰 화두인데, 나열하고나니 교집합이 있는 듯도 하다. 맛있는 대패삼겹살에 술 없이 안주로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꽃피웠다. 너무 안타깝게도 그 사람의 아이가 굉장히 산만하고, 예의가 없어서 콩심은데 콩났다는 말을 이해했다. 역시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교훈은 진리다. 내가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는 길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 좋은 판단이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기 ..
퇴근을 하고 부지런히 집에 도착해 3명의 사람을 태우고 곡성으로 향했다. 그중 2명은 올해부터 친분을 쌓아가고 있는데, 4시간 운전해서 가는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덕후토크. A는 오늘 오후 반차를 내고, 난생 처음 생일카페라는 곳을 가봤다고 했다. 전국 방방곡곡으로 콘서트를 보러 가는 그룹의 최애 멤버가 생일인데, 인기가 많은 메이저한 그룹이 아니라 생일카페는 1개 뿐이었다고. 그래도 예쁜 굿즈들이 있어 행복해했다. A는 그뿐 아니라 오래된 야빠이고, 그 전에도 그 유명한 불한당원이었다고 한다. 유명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거의 다 알지만 라이트하게 팠다고 주장했다. 진짜 덕후가 되려면, 3분짜리 영상을 4시간 동안 돌려보고, 봤던 영화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
몇 주전부터 오른쪽 골반, 고관절쪽에 통증이 조금 있었다. 조금 불편한가 싶었지만 달릴 때는 통증이 없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나으려나 싶었는데 거의 한 달이 다되어 가도록 낫지 않고 더 심해졌다. 곧 있을 20키로 대회를 꼭 나가고 싶은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먼저 화요일에 병원에 갔을 때, 다행히 뼈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했다. 원해 벌어져야 하는 각도보다는 더 적게 벌어지는 편이어서 이런 염증이 발생하기 쉬운 편이라고는 했다.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고 약을 먹기 위해 술 먹는 자리에서도 음료수만 먹고, 한껏 걸어야 하는 대중교통에서도 되도록이면 걷지 않는 편을 택했다. 그래도 이틀이 지난 지금 그다지 나아졌다는 느낌은 없었다.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정도? 병원에서는 치료에 2주는 걸릴테니 20키로 대회..
원래 오늘은 한강에 가기로 했던 날인데 비가 왔다. 이제 회사를 떠나는 팀장이, 우리 셋이 한강을 갔다 온 것을 부러워했었다. 그래서 회사를 떠나기 전에 가을 한강을 즐기러 가기로 했다. 남아있는 술들을 모두 들고 말이다. 전날까지도 바람이 솔솔 불어 한강 로망에 한참 부풀어 있었는데, 비가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그때 방탈출을 하러 가면 어떤가는 제안이 나왔다. 위기 속에 있어서 그런지 우리 팀은 작은 것에도 더 많이 웃고 돈독해지고 있어 놀거리를 열심히 찾고 있다. 나는 늘 고객의 이야기가 문제같다고 생각해왔는데, 다른 사람 입에서도 그런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추리같다고 하는 말이 나왔다. 그런 이야기를 하다 뜬금없이 방탈출을 하러 가자는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그래서 갑자기 오늘이 방탈출 데이가 되..
남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관점이 신경쓰이지 않을리 없다. 하지만 ‘평판’이란 정의로, 남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생각해본적은 거의 없던 것 같다. 누군가의 모함으로,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평가 받으리라는 두려움과 분노로 걱정하는 타입은 아니었던 것. 그런 것은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거라 생각했지. 그런데 실제 회사에서 대표에게까지 좋지 않은 평판을 받았고, 오해받았던 사례를 들어보고 놀랐다. 지금 내가 함께 일해보면서는 꼼꼼하고 성실하고 이 일이 잘 굴러가도록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인데, 남들이 자신을 욕할 거라고 생각하며 두려워했던 순간이 있었다니. 그때의 경험이 스스로를 갈고 닦게 하는 동력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평판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안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