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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밖에 모른다, 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다. 나는 싼마이고, 돈 버는 것 외에는 잘할 줄도 모른다. 장인들은 내가 할 수 없는 걸 하지만, 돈을 버는 데는 소질이 없다. 나는 그들을 이용하고, 그들은 그걸로 돈을 번 다음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 된다. 어떤 점에서는 장인을 존중하고 상생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신이 말했듯 돈 외에는 관심이 없기에 그저 장인들을 자기 손맛대로 움직이기 위해 하는 말일뿐이다. 만약 돈을 벌고 싶은 장인이라면 거기에 짝짜꿍을 할 것이고, 자신이 싼마이를 만들어내는 것을 못 견디면 함께하지 못할 거다.
돈을 버는 감각을 타고 난 사람, 돈을 버는 것이 어려운 사람. 둘 중 하나라면 나는 후자이고, 또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 것이라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밖에 없다. 몇 번 만나 시시껄렁한 이야기로 시간을 채우는 건 누구랑도 할 수 있지만, 일상을 나누고, 시간을 공유하고,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이야기하는 건 나와 비슷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입이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돈이 아니면 할 이야기가 없는 사람 하고도 적당히 친분을 유지할 수는 있겠지만, 그가 내게 돈이 될만한 것을 찾을 수 없다면 그 관계는 절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충분한 돈이 있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제안은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먼 옛날 지원을 받아 초상화를 그려주며 먹고 살아가던 미술가들이나, 귀족들에게 바치는 음악을 만들던 음악가들이 떠오른다. 아마 그들도 원치 않는 퀄리티의 작품을 만들고 괴로워했겠지. 하지만 후대의 사람은 그 작품에서도 그들의 빛나는 재능을 보고 감탄을 한다. 가지고 있는 기술이 있다면, 그것을 최고로 잘 해내는 것은 그런 이유로 할만한 것 같다. 물론 후세가 아니라 지금 살아가는 때 인정받는 게 개인으로서는 더 의미가 있겠지만 말이다.
돈밖에 모르는 사람과 장인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지, 과연 그들이 만나는 것이 내게 어떤 도움이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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