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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3/22 수확자

나비사슴 2024. 3. 23. 10:09

이번 SF모임에선 수확자를 읽기로 했다. 처음 이 책에 대해 언급한 건 S님이었다. 세 권을 모두 다 읽고, 재미있는 책이라며 추천해 준 것이다. 그 후에 다른 책모임을 하는 Y님에게서도 요새 이 책이 재미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전해 들었다. 그렇게 기대가 부풀어 가다 마침 SF모임에서 이 책이 선정되었다. 3부작의 경우, 첫 모임에서 1권을 읽지 못하면 따라오기가 힘들어 첫 모임에 나온 사람들끼리 모임을 계속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우려 때문에 삼부작은 다음 모임을 할지 안 할지 1권을 읽고 판단하자고 보류하는 편이다. 그런데 수확자를 읽은 사람들은 대부분, 다음 모임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의견들을 내놓아 기대가 컸다.

수확자는 죽음을 정복한 세계의 이야기다. 사람들은 더 이상 노화로 인한 죽음을 겪지 않고, 죽는다 하더라도 재생센터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뛰어난 시스템인 선더헤드 덕분에 가능했다. 하지만 아무도 죽지 않는데 사람들이 태어나기만 한다면 이 지구는 인간들로만 가득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먼 옛날에 죽은 사람들의 비율만큼 수확을 한다. 이 수확을 담당하는 이들이 수확자이고, 이들은 시스템 선더헤드와는 별개로 자신들만의 룰로 움직인다. 내게는 수확은 살인과 다르다고 정당화하기 위한 룰로 보였다.

수확자는 특정한 편견, 그러니까 인종이나 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수확을 해야 한다. 수확자에게는 정해진 기간의 할당량이 있고, 정해진 수 이상으로 수확하거나 더 적게 수확했을 때에는 페널티가 있을 수 있다. 수확된 이의 가족에게는 1년간 수확 면제권이 부여된다. 수확자마다 수확 방식은 다 다르다. 1권에서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수확자들을 접하게 되는데, 납득이 가는 방식도 있고 그렇지 않은 방식도 있었다. 하지만 수확자가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다양한 스펙트럼의 수확자가 있다는 게 자연스러워 보였다.

모든 설정과 이야기의 흐름이 완벽하다 생각하진 않았지만, 죽음이 없는 세계에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큼은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도 매우 궁금하다. 2권 선더헤드와 3권 종소리는 제목만 들었을 때 아주 조금, 어떤 것에 대해 다루고 싶은지 알 것 같은데 기대 이상의 이야기를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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