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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콘텐츠는 지나치지 못하는 병에 걸려, 피곤한 와중에도 빠르게 보았다. 국내 회사에서 만든 줄 알았는데, 대작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만든 소니 픽쳐스의 작품이었다. 소니의 한국 애니메이터 유튜브를 보니, 소니 픽쳐스는 과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영리하게 운영하는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고 많은 리뷰를 찾아봤는데, 디즈니의 현대화라는 평이 인상 깊었다. 어렵지 않은 스토리 라인에 음악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점이 디즈니와 가장 유사한 점이다. 내 기준 디즈니 마지막 히트작이 겨울왕국인데, 여성 중심의 히어로물이라는 점도 비슷하지 않나 싶다. 사자보이즈의 무대는 왠지 라이언킹의 사파와 하이에나 무리 씬이 생각나기도 했다.
겨울왕국이나 알라딘처럼 OST가 아주 훌륭하다. 음악은 Golden이 가장 좋았고, 뮤직비디오(?)는 How It’s done, 무대는 Your Idol이 좋았다. 다들 Soda Pop이 중독성이 있다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다른 음악과 달리 Your Idol은 넷플릭스와 소니 둘 다 예상을 못했는지 한동안 유튜브 공식 영상이 없어 다른 유튜버들의 편집 영상이 꿀을 빨고 있었다. 케이팝이라는 이름을 단 것이 아쉽지 않게 해당 분야의 전문 작곡가와, 안무가를 쓴 게 성공적으로 보였다.
안무만큼이나 액션도 훌륭한 작품이다. 사실 퇴마록 보고 액션이 괜찮다는 말에 공감하지 못했는데, 이 부분은 확실히 전문 프로덕션의 영향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케이팝의 셀링 포인트 중의 하나가, 칼군무 아닌가. 인간보다 캐릭터가 칼군무 맞추기가 쉬우니 당연히 안무는 아주 만족스러웠고, 비행기와 목욕탕에서의 액션들은 다양한 무기를 쓰는데 합이 잘 맞아 보였다.
한국 문화의 자연스러운 재현을 언급 안 할 수가 없다. 언어, 음식, 패션, 장소는 물론이고 한의원이나 목욕탕 같은 지역 기반의 문화가 곳곳에 보였다. 소니 픽처스에 한국 애니메이터들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메인 감독도 외국에서 오래 산 교포이니 완전히 한국 문화를 알기 어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케이팝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아는 것들도 있었겠지.

씬스틸러인 더피(Derpy), 호랑이와 세눈박이 까치 서씨(Sussie)도 아주 좋았다. 특히 더피의 넘어진 물건을 세우려는 집착이 너무 귀여웠다. 고양이는 보통 물건을 넘어뜨리는 걸로 유명한데.. 이걸 이렇게 쓴다고? 악령들도 너무 과하지 않게 어둡고, 더피도 지옥에서 온 호랑이인데 귀여움 한 스푼을 추가한 정도여서 부담스럽지 않은 적절함이 느껴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케이팝 자체는 여성 중심의 소비가 이루어지는데 지금 케데헌은 남성 유튜버들의 리뷰 영상이 많고, 꽤 재미있다는 평을 한다는 거다. 이게 국뽕 콘텐츠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실제로 그들도 케이팝을 즐기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케이팝의 열렬한 팬은 아니지만, OST 매니아로서 한동안 케데헌의 노래를 듣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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