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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일기

6/13 웃음 적립 완료

나비사슴 2024. 6. 14. 07:17

미술사 모임에서 시작해 이제 철학책을 읽고 있는 모임. 다들 학회에서 알게 된 친구들이라 어려운 책을 함께 읽자고 말하는 게 두렵지 않고, 내가 이해를 못 하더라도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분명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다. 아마 다들 어떤 영역에서는 까칠하기도 하고, 화도 내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는 면에서는 유하고 예의 있고 마음이 너른 친구들이다. 그래서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계속 연을 이어 공부하는 모임을 할 수 있는 것일 테다.

어려운 책을 읽으며 이해를 못 하는 것을 답답해하면서도 그 와중에 깨달음을 얻는 것을 좋아한다. 어려운 책을 읽기 싫으니 다른 재미있는 책을 읽거나 다른 활동을 같이 하자고 제안한다. 오늘 웃긴 포인트는, 한 명이 그 이야기를 하자마자 저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우르르 쏟아내는 것이었다. 뭔가를 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자체가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이다. 이렇게 읽은 책에 대한 내용과 근황이 미묘하게 잘 섞이는 게 우리 모임의 매력인 듯하다. 책 내용도 결코 소홀히 하진 않거든. 어서 이 철학책을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또 어려운 책을 같이 읽고 싶다.

오늘도 정말 크게 잘 웃었다. 하루를 살아가는 데 웃음 포인트가 있다면, 하루 적립해야 하는 양보다 더 많이 적립한 느낌. 내가 좋아하는 리액션이 좋은 친구들이어서 시너지가 되어 더 많이 웃게 된 것 같다. 이렇게 시끄러운 우리가 가도 당당한 카페 건대 커피마켓. 그동안 여러 카페를 파괴하고 다녔지만, 부디 망하지 않고 오래오래 가길 바란다. 우리는 앞으로도 오래 함께 갈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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