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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일기

10/3 데블스 플랜

나비사슴 2023. 10. 4. 13:50

저녁을 먹으려다 한 편정도만 보고 그만두려고 했던걸 편집에 놀아나 현재 공개되어 있는 9화까지 모두 다 봐버렸다. 지니어스와 비교했을 때, 캐릭터들의 역량이나 게임의 몰입도 같은 것들은 부족하지만 덜 불편하게 볼 수 있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장점처럼 보였다.

게임 때만 만났다가 출퇴근 하는 이전 프로그램들과 달리, 일주일간 합숙해서 지내고, 감옥같은 시련에 동지애가 생기면서 서로를 배신하며 지내는 것이 어려운 것이 매운맛이 빠지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 또 탈락 시스템도 게임내 화폐인 피스가 없을 때이기 때문에, 할 수만 있다면 아무도 피스를 잃지 않는다면 오래 이 생활을 지속할 수 있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해 복지정책을 펼치려던 캐릭터가 있었는데, 경쟁이 목표인 프로그램에서 다른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없는 자기만의 철학을 설파하는데서 정말 사회 실험 같단 생각도 했다. 이상주의자의 실패를 보는 듯도 했다.

그리고 인상적으로 여자 캐릭터들이 전에 비해 많아졌고, 게임을 주도하려는 모습을 보여줘 좋았다. 한 캐릭터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몸 쓰는 것만 봤는데, 의외로 손도 빠르고 센스가 있어서 기억력도 좋아 인상적이었다. 다른 한 캐릭터는 다른 곳에서 본 기억은 없었는데, 자신이 얻고 싶은 것을 위해서는 밤을 새서라도 쟁취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미치광이 과학자 같다는 말이 정말 딱이었다. 또 한 캐릭터는 기술적이기보다는그 사람이 가진 품성과 관련된 것인데, 모두를 챙기고 다독이고 지지해주는 모습이 이 프로그램의 성격의 꽤 많은 부분을 만들어가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다른 프로그램보다 눈물이 많은 것은 불만이다. 실제로 감정적으로 슬퍼서 그랬겠지만, 게임을 하며 우는 것, 자신이 살기 위해 보내버린 캐릭터를 보며 악어의 눈물을 보이는 것, 모두 좋아보이진 않았다. 다만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울어서, 경쟁&협동&뒤풀이(감옥동지)가 짧은 시간안에 그들을 얼마나 하나로 만들었는지 알게 했다. 그래서 다들 떠나는 사람들마자 웃으며 떠나고, 인터뷰에서도 최고의 경험👍이란 식으로 말했다. 만약 피지컬 100처럼 무언가 부술 수 있는, 화풀이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었다면 좀 달랐을까 싶다.

여러모로 데블스 플랜이라는 이름은, 이번에 모집된 사람들과 분위기에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물론 3회가 더 남았지만, 큰 기대는 되지 않는다. 그래도 캐릭터들에 애정이 생겼으므로 끝까지 지켜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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