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마트에 가려고 하다 원래 내리려고 계획한 역에 내리지 못했다.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가다니. 당황했지만, 원래 내리려고 했던 역인 것처럼 내려 그 근처 마트로 향했다. 무거운 건 인터넷으로 시키고, 가볍고 지금 당장 필요한 걸 사는 게 목적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예상했던 물품보다는 조금 더 많이 사고 집으로 향했다. 원래 내리려던 역은 집까지 0.5역 거리였는데, 급하게 내린 역은 2역 거리였다. 날씨가 꽤 추워 자전거를 탈 수는 없었다. 버스를 타려다 어차피 걷기 운동도 해야 하니 차가운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걸었다. 최근에는 걸을 때 여둘톡을 듣지만, 오늘은 음악을 듣기로 했다. 유튜브 뮤직은 시작 음악을 선택하면 그 다음에 비슷한 음악을 연이어 틀어준다. 차에서 운전할 때는 신나는 음악을 듣기..
동생이 집에 오자마자 냅다 목을 만져보자고 달려들었다. 겹겹이 껴입은 옷을 비집고 목을 만져보더니, 딱딱하다는 거다. 그래.. 내가 왜 요새 피티를 받는데.. 왜 집에서 목 운동 1,2,3을 하고, 베개도 베고, 걸을 때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전철에서도 위를 바라보며 핸드폰을 하는데.. 다 굳어진 상체를 펴기 위한 거다. 거북목인 동생은, 요즘 추나요법을 받고 온다. 병원이 도수치료라면 한의원은 추나요법이라는데, 처음에 그 효과에 대해 어마어마하게 자랑을 해댔다. 바로 그 한의원에서는 평생 하지 말아야 할 행동으로 몇 가지를 이야기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침대에서 핸드폰을 하는 것이란다. 동생이 그걸 잘 안지키니까, 목을 잘 관리 해야 한다며 집에 가서 가족의 목을 만져보라고 했단다. 보통 사람들은 말캉..
지도 교육의 마지막 날. 3월 내 주말의 반을 빼앗아 간 교육이 드디어 끝났다. 진작에 배웠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지금이니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도 했다. 이번에 교육을 받으면서 새삼 느낀 것은 내가 이제 꽤 사람들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에 부담이 덜하다는 사실이다. 물론, 사회화가 되어 점점 그래오긴 했지만, 이번에 잘 몰랐던 분과도 말을 섞으며 이런 내 모습에 조금 놀랐다. 이번에 교육을 하시는 분도 받는 분도 다 선의가 있어서 그렇게 다가가는 것에 두려움이 더 없기도 했던 것 같다. 지도 그리기는 꽤 노가다다. 그리고 이 툴에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이번 기회에 기술을 제대로 배워보려 프로그램도 샀다. 부지런히 그려볼 것이다. (불량 태블릿을 교환하..
이번주는 지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지도 그리기를 배우는 날이다. 그런데 미리 사둔 태블릿이 켜지지 않는 것이다. 출발 30분 전에 깨닫고 허둥지둥하다 반품 요청 글을 남기고 떠나니, 차가 막혀 30분 늦게 도착했다. 다행히 지난번과 비슷한 내용으로 복습을 하고 있었다. 이제 수치지도에서 좌표계를 설정하는 건 어렵지 않아서 슬슬 다른 지역의 지도를 불러와 밑작업을 했다. 5월에 있을 밤 이벤트의 지도를 그려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현장실습이 아니라, 배운 것을 완전히 익히기 위해 여러 번 반복해 습득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문인지 지난번보다 덜 피로했다. 수업을 5시 반 정도까지 듣고, 집에 오니 7시 즈음이었다. 빨래하고, 이것저것 치우고 맥주와 생수 3병씩을 챙겨 따릉이를 차고 한강으로 갔다. 3월 마..
성이 레욘(사자)인 형제가 있다. 동생인 칼은 어릴 때부터 몸이 아팠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지도 못하고, 늘 침대에만 누워있었다. 형인 요나탄은, 둘이 같이 연애형제에 나가도 형제인지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다른 모습이다. 잘 생기고 키가 크다. 그런데 동생에게도 지극해 어느 것 하나 단점을 찾기가 힘들다. 칼에게는 그런 형이 너무 부럽고, 또 한편으론 자랑스럽다. 침대에만 있는 칼은 늘 죽음이 가까이 있는 것 같다. 요나탄은 칼을 안심시키려 낭기열라에 대해 이야기한다. 죽음 뒤에 그들은 낭기열라에서 살아갈 수 있고, 또 그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그런데 형이 낭기열라에 먼저 가버렸다. 집에 불이 났는데, 아픈 칼을 구하고 요나탄이 죽은 것이다. 동생을 구한 용감함을 기리기 위해, 성인 레욘(사자)을..
매우 피곤한 한 주다. 화요일에 봐야 했던 영상을 아직도 못 보고 있다. 보다 잠들고, 보다 잠들고.. 입고 나간 옷을 그대로 입고 잠든 경우도 많았다. 불편하게 자다 보니 새벽에 깨는 경우도 많았는데 그게 피곤한 이유 중에 하나인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주 숙제도 해야 하는데,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미디어캠프에서 또 다른 환급 과정으로 프리랜서 에디터 채용 프로그램을 모집하는 걸 봤다. 지금 듣는 수업과 날짜가 겹쳐도 한번 해볼까 하는 욕심을 냈다가 그만두었는데 잘한 것 같다. 한참 트레바리와 스윙과 오리엔티어링과 이것저것 모임이 많았을 때, 일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 못했었던 적이 있다. 사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도 아니건만, 약속 거절도 않고 벌려 놓은..
독수리의 세 알 중 마지막 알 마저도 깨어나야 하는 시기가 지났다. 이 독수리 둥지를 관찰하는 사람들은 이제 알이 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했나 보다. 페이스북 그룹은 다시 가입을 받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되었다. 이젠 공지에 unlucky 하게도 온도, 습도, 수정되지 않음 등등 우리가 알기 어려운 이유로 알이 깨어나지 않는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유튜브에서 그 공지글을 올린 사람이 방송에 나와 인터뷰하는 영상도 보았다. 이렇게 알이 부화하지 않으면, 독수리들도 조금씩 알에 소홀해진다고 한다. 몇 분씩 둘 다 둥지를 떠나 있는 시간이 생길 것이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수리들은 여전히 깨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알을 정성껏 품고 있다. 다른 이글캠을 검색했더니 얼마..
얼마 전 인바디를 재고, 식단을 시작했다. 체지방량이 꽤 되었기 때문에 그걸 줄이고 근육량을 올려야 한단다. 원래는 월, 화, 금 3끼를 닭가슴살, 야채, 밥, 계란을 먹으라고 했다. 왜 월, 화, 금 이냐면, 주말에 맛있는 걸 먹을 테니 월, 화를 식단을 하며 몸을 깨끗(?)하게 한 다음 금요일에 식단을 하고 주말을 맞이하는 거란다. 근데 3월 점심은 내가 위잇으로 먹으려고 다 주문을 해둔 터라 일단은 아침저녁을 그렇게 먹기로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한 게 지난주 목요일. 금요일에 닭가슴살을 시켜두었는데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주말의 여파로 아침을 챙길 여유가 없어 월요일 아침은 다른 걸로 때웠다. 저녁까지도 닭가슴살이 도착하지 않아, 그것을 제외하고 샐러드, 계란, 밥을 먹었다. 샐러드야 사실 좋아하..
과제 제출의 날, 질문지를 작성해 준 친구들의 답변을 정리했다. 최소 5년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친구들이 정성스럽게 그리고 고심해 작성해 준 것이 느껴졌다. 때론 내 성향을 날카롭게 파악한 것이 너무 웃기고, 또 내가 했던 말과 행동이 긍정적인 에너지로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해서 답변을 정리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스스로 하는 인터뷰 질문지에는 10년 뒤에 어떻게 살고 있을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는데, 매일 웃을 수 있도록 대화할 친구들이 주변에 있길 바란다는 답을 적었다. 아마 내 질문지에 작성해 준 친구들이 그때도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즐겁게 답변들을 정리하고, 30개의 스스로 인터뷰 질문지로 돌아왔다. 지난주에 틈틈이 시간을 내어 항목들을 채워 넣었는데, 애를 먹었던 부분은 나와 잘..
연애프로그램에 빠져 시청한 것은 하트시그널뿐인 나. 참가자들의 작은 몸짓 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메기라는 신박한 개념을 가져와 프로그램을 흔든 재미 요소들 때문에 시즌2까지는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그 이후 참가자들의 논란이나, 회사를 잘 다니던 사람이 연기를 하는 등의 행보를 보며 좋지 않은 편견이 생겨 그 뒤로는 그다지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그래도 엄청 핫했던 나는솔로 16기나, 환승연애2의 두 커플은 클립으로 보며 이슈를 따라가기는 했다. 나는솔로는 설레는 연애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회 실험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데, 16기는 어떻게 루머가 생산되는지를 잘 보여주어 매우 흥미로웠다. 환승연애2는 자신의 전 연인과 연애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미친 콘셉트이다. 그런데 그 콘셉트가 이전의 미련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