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기

3/8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것

나비사슴 2024. 3. 9. 11:38

독수리 라이브를 본 지 일주일이 넘어간다. 원래 2/29부터 첫 번째 알이 깨어날 걸로 예상되었지만, 예상과 달리 알에는 변동이 없었다. 알이 38-39일, 그리고 더 길면 40일 이후에도 깨어나는 일이 있단다. 그래도 첫 번째 알은 1/25에 낳았기 때문에 이제 깨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너무 안쓰럽게도 독수리 부부는 알을 꼼꼼히 살피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둥지를 지키고 있다. 물론 2개의 알이 더 있으니 희망을 가져볼 수 있다. 하지만 작년에는 2개 알 모두 깨어나지 않았고, 알이 깨어나지 않은 전적이 꽤 있어서 3개 모두 알이 깨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내가 알을 낳은 독수리도 아니건만 왠지 마음이 초조해지고, 괜히 희망을 가졌다가 실망하기 싫어 알이 깨지 않을 가능성을 꽤 마음에 두게 되었다. 독수리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며 페이스북 그룹에도 가입을 했다. 어설프게 번역기를 돌려가며 신청을 했고 승인을 받았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라이브를 본다는 선생님도 있고, 재키와 셰도우의 사진과 22년에 알에서 깨어나 무사히 둥지를 떠난 스피릿의 사진을 올리며 추억을 되새기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나 같은 사람도 있게 마련이라 불안해하는 글을 올리곤 했나 보다.

PIP WATCH는 독수리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마다 알을 클로즈업해서 PIP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인데, 사람들이 사진으로 캡처해 이거 PIP아니냐는 글을 올리곤 했나 보다. 어느 순간 페이스북 그룹에 글쓰기가 금지되었다. 그룹 관리자는 루머를 퍼뜨리는 일을 우려하며 이제 PIP WATCH도 자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자연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으며,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통해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매일 한 번씩, 정확한 정보가 담긴, NO PIP CONFIRMED YET이라는 공지글을 올린다.

내가 들인 노력만큼 성과를 얻고 싶은 것은 당연한 생각이다. 그리고 라이브로 알이 깨어나는 것을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건 다마고치가 아니다. 어떤 것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없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재키와 쉐도우가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그 순간을 꼭 지켜보며 함께 기뻐하고 싶다. 나도 깨어난 독수리에게 이름을 붙이는 투표를 하고 싶고, 자라나는 것을 보다가 어느 날 훌쩍 둥지를 떠나는 날 허한 기분도 느껴보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페이스북 알림을 기다려본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3/10 연애남매  (0) 2024.03.11
3/9 창원 결혼식  (0) 2024.03.11
3/7 반가운 편지  (0) 2024.03.08
3/6 당신에게 저는 어떤 존재인가요?  (0) 2024.03.07
3/5 10%가 되기 위한 꾸준한 노력  (0) 2024.03.06
최근에 올라온 글
글 보관함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