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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27 독수리 둥지 라이브

나비사슴 2024. 2. 28. 08:47


유튜브 라이브를 살펴보다 독수리 둥지 라이브를 발견했다. 독수리가 알을 품고 있는 걸 내내 보여주는 라이브였다. 처음엔 나미비아에 있는 웅덩이 라이브처럼 생각하고 넘기려 했는데, 라이브에 사람들이 채팅을 하고 있는 걸 봤다. 엥 독수리가 알 품고 있는 영상에 무슨 채팅이지? 하며 조금씩 채널을 살펴보니 꽤 흥미로운 구석이 많았다. 채팅은 정해진 시간 내에만 할 수 있었다. 채팅 규약도 있어서, 독수리와 이 독수리가 살고있는 빅베어밸리의 환경에 대한 주제를 이야기해야 했다. 자기 소개를 하는 등의 친목은 금지였다.

홈페이지도 있어서 살펴보니 독수리 둥지에 대한 면밀한 관찰기록이 있었다. 독수리 부부의 이름은 재키와 쉐도우다. 원래 이 빅베어밸리에는 재키의 부모가 새끼들을 낳아 기르고 있었는데, 그들은 어디론가로 떠나고 재키가 성장해 이 둥지로 왔다. 원래 처음 짝을 지었던 남편 독수리는 Mr.B였는데, 어느 순간 지금의 남편인 쉐도우가 오면서 쫓겨났다고 한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알을 낳고 품었다. 근데 알이 수정이 되지 않았거나, 또는 알에서 깨어났다고 해도 추위로 인해 죽는 경우가 꽤 많았다. 그래서 성체로 키워낸 독수리는 많지 않았다.

지금 품고 있는 알은 1월 말, 1/25, 1/28, 1/31에 각각 낳아 세 개다. 알을 한꺼번에 낳는 게 아닌 걸 처음 알았다. 독수리의 알은 30~35일 정도면 깨어난다고 하며, 이제 거의 태어날 때가 다 된 상태였다. 라이브 소개에는 2/29부터 pip watch가 시작된다고 공지되어 있는데, pip은 알 속에서 새끼가 부리로 콕하고 찍어 만들어지는 구멍을 말한다. 아마도 깨어날 시점부터 면밀히 관찰하기 위해 시간을 재는 게 아닐까 싶다. 독수리가 시간마다 자세를 열심히 바꿔가며 알을 품고 있어 모든 알에서 새끼들이 깨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독수리 라이브는 7800명 정도가 시청을 하고 있었다. 한 아이를 기르는 데 한 마을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말을 본적이 있다. 마치 내가 길러내는 아이처럼, 다들 그런 마음으로 보고 있는게 아닐까? 우연하게도 알이 깨기 바로 전에 이 라이브를 발견한 게 신기하다. 탐조 아닌 탐조를 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난 기쁨이 큰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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