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언제 뛸 수 있을까요
허리를 다친 이후 한의원에서 추나 치료를 받고 있다. 다친 게 4월 중순이니 한 달이 다 되어간다. 한의원에서는 치료를 받는 동안 어떤 운동도 금하고 있는데, 달리기는 물론 스트레칭도 금지다. 얼마 전 피치 못할 이유로 잠깐 뛴 걸 제외하면 아무 운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 걷기도 하지 말라는 지시도 있었지만, 무리가 없다고 판단되는 선에서 피크민 정도는 계속하고 있다.
한의원에서는 통증이 발생한 원인은 근육의 강한 뭉침으로 진단하고 2-3일에 한 번씩 치료를 권했다. 의사 선생님은 달리기를 했다고 해서 근육이 이렇게까지 뭉칠 수 있는지 의아해했다. 아마도 타고나길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서이고, 달리기를 하는 동안 안일하게 근육 풀어주는 걸 해오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달간 장요근과 중둔근을 자극하는 치료를 받았다. 지금 장요근은 많이 괜찮아졌고, 중둔근은 왼쪽이 좀 불편한 정도다. 어제 치료를 마치며, 저 언제 뛸 수 있을까요라고 물으니, 의사 선생님이 통증이 아예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되어야 한다며 나를 달랬다. 힘껏 눌러도 아프지 않을 날이 과연 오긴 올까?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걸 보면 불가능한 건 아닌데, 그게 6월 중에 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급함이 자꾸 밀려온다.
얼마 전엔 배탈도 나서 밥을 잘 먹지 못했던 탓인지 몸무게도 빠졌다. 하지만 괜찮아진 후에도 평소 유지하던 무게 아래로 내려가 있어 아무래도 이건 근육 무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동안 아무것도 못했으니 당연한 결과지만, 속상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내가 어떻게 찌운 근육인데.
핀란드 대회 측에 경쟁 클래스로 신청한 걸, 오픈 클래스로 변경해 달라는 메일을 보냈다. 대회를 신청할 때만 하더라도, 이대로 꾸준히 한다면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뿜뿜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프지 않고 뛸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치앙마이에서 허리가 아파 고생한 C언니를 안쓰러워했었는데, 내가 바로 그렇게 될 줄이야.
이번 주말엔 정말,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