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여름맞이 옷장 정리
오랜만에 아무 스케줄이 없는 주말. 오늘은 그동안 미루던 옷 정리를 하기로 했다. 여름이 거의 다 왔건만, 아직 겨울옷을 다 정리하지 못했다. 예전에 비해 옷도 거의 사지 않았는데도, 버리지 않으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정리하는 게 너무 큰 일이다. 겨울 내내 거의 입지 않았거나, 너무 오래되어 낡은 옷, 이제 내 체형에 맞지 않는 옷은 버리거나 헌 옷수거함으로 보낸다. 찾아보니 옷을 수거하는 서비스도 있긴 했는데, 20벌 이상을 보내야 해서 그냥 집 앞 수거함에 넣기로 했다.
올해 겨울에 거의 입지 않은 옷은 버리기로 했지만, 몇 벌의 옷은 내년까지 유예기간을 받았다. 그저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고 아직 상태는 좋았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이 옷장을 부풀게 만드는 주 요인이긴 한데, 그래도 대부분의 옷들은 회생 기회를 받지 못하고 버려졌다. 미니멀리스트는 옷을 하나 살 때마다 하나를 버린다던데, 나는 맥시멀리스트에 가까운 사람이라 버리는 결정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그래도 한 번에 다 갖다 버리기 어려울 정도로 옷을 모았으니 예전에 비하면 나아진 셈이다.
이번 옷정리 메이트는 연애남매였다. 심심하지 않게 틀어놓고 있었는데, 과연 온갖 커뮤니티와 트위터(현 x)가 난리가 날만했다. 이제 최종 선택을 앞둔 15화는 아주 혼란스러움 그 자체. 마지막에 서로를 선택할 거라 생각해 커플을 지지하던 사람들의 뒤통수를 세게 때리는 지점들이 있었다. 힐링 연프라고 언급되며 크게 이슈 되지 않았던 연애남매가 막판에 이런 모습을 보이니 피디는 얼마나 그 출연자가 예쁘게 보일까… 나는 이미 커뮤니티 여론을 본 상태로 보는 거여서 충격이 덜했는데, 다들 자기가 이별한 것마냥, 자기가 배신당한 것마냥 감정들을 드러내는 리액션들이 많아 흥미로웠다. 나는 덕분에 세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옷정리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어째서 이렇게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 정리가 쉽지 않은지.. 이렇게 정리했는데도 옷장 한가득 차 있는 옷장을 보며 다음 계절엔 이것보다 더 독하게 마음먹어야겠다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