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 야무지게 보낸 토요일
이번주는 지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지도 그리기를 배우는 날이다. 그런데 미리 사둔 태블릿이 켜지지 않는 것이다. 출발 30분 전에 깨닫고 허둥지둥하다 반품 요청 글을 남기고 떠나니, 차가 막혀 30분 늦게 도착했다. 다행히 지난번과 비슷한 내용으로 복습을 하고 있었다. 이제 수치지도에서 좌표계를 설정하는 건 어렵지 않아서 슬슬 다른 지역의 지도를 불러와 밑작업을 했다. 5월에 있을 밤 이벤트의 지도를 그려보기로 했기 때문이다.
오늘은 현장실습이 아니라, 배운 것을 완전히 익히기 위해 여러 번 반복해 습득하는 과정이었다. 그 때문인지 지난번보다 덜 피로했다. 수업을 5시 반 정도까지 듣고, 집에 오니 7시 즈음이었다. 빨래하고, 이것저것 치우고 맥주와 생수 3병씩을 챙겨 따릉이를 차고 한강으로 갔다. 3월 마지막주 일요일에 있을 릴레이 마라톤 달리기 대회 연습을 하는 거였다. 나는 달리지 않겠지만 응원차, 그리고 운동 겸 참석했다. 4킬로를 달렸는데 나쁘지 않았다. 다만, 그 이상 달리면 무리가 될 수 있다 판단해, 2킬로는 걸었다.
한강 라면을 먹고, 닭도 먹고, 맥주도 마시고. 건강을 위해 달렸다면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음식들이었지만 기분만은 좋았다. 이렇게 달리는 게 도대체 얼마만인지. 그리고 날이 조금 풀려 한강에서 이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게 얼마나 재미진지. 지도 교육 이후 체력이 안되어 참석하지 못할까 봐 매우 걱정했는데, 그것도 괜찮은 듯했다. 지금처럼 이것저것 할 수 있다는 데 감사하고, 힘이 되는 한 부지런히 움직여야겠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