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창원 결혼식
창원에 왔다. 약 15년전, 출장으로 심야버스를 4시간동안 타고 왔던 이후 처음이다. 이번엔 기차를 탔는데 3시간이 걸렸다. 방문 목적이 결혼식이라 옷을 격식있게 갖춰입어야 했는데, 또 다음날은 대구에서 돌아다닐 예정이라 고민이 많았다. 겉에 입을 코트 하나만 미리 구매해두고, 오래 전 스윙 파티에 참석하려고 사두고 몇 번 입지 않았던 미니 드레스를 입었다. 그때 너무 화려하지 않은 옷을 산 것이 다행이었다. 복장에 맞추려면 가방도 적절한 것을 들고 가야 하는데, 잠옷이나 외박용 짐들을 넣어갈 적절한 가방을 찾게 쉽지 않았다. 짐을 최소화해 뒤로 매는 가죽 가방을 들고 왔다.
최근에 참여하는 결혼식을 보면, 주례 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많은 경우 주례를 교수님, 목사님 등 권위가 있는 분께 요청을 드리는데, 그 분은 신랑 신부를 잘 모른채, 일반적인 결혼론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례없는 결혼식에서는 주례 대신, 부모님들이 축사를 하셔서 더 감동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번 결혼식에서는 아버님 두 분이 축사를 하셨다. 또 일반적인 결혼식과 다른 부분은 드레스였다. 전통 혼례가 아님에도, 드레스를 한복으로 선택했다. 흰색 한복이 너무 예뻤고, 신부뿐 아니라 신랑과 두 부모님들 모두 비슷한 톤으로 한복을 맞춰 입어 더 예뻐보였다. 걸어가는 길에도 청사초롱으로 장식해두어 톤을 잘 맞췄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뻔하지 않고 의미있게 결혼식을 하기 위해 고민했는지 보여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창원으로 회사 동료의 결혼식을 간다고 하니, 놀라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의 경우 이 회사에 들어온지는 겨우 1년이 넘었고, 결혼하는 신부와 함께 일하게 된지는 8개월이 조금 더 넘었다. 아주 긴밀하게 일하는 것은 아니어도, 꽤 많이 소통을 하며 일을 했다. 그 와중에 느낀 것은 참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사람을 대하고 일하는구나라는 것이었다. 서바이벌이 취미라고 해서 한번 체험하러 간적이 있는데, 그때 신랑되실 분도 보고 좋은 분이라 느꼈다. 또 오늘 반가운 얼굴로 맞아주시는 것을 보고 창원에 내려온 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오래 함께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