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일기

12/23 멀티버스의 세계의 1회차 인생

나비사슴 2023. 12. 25. 09:23

사랑니가 아픈김에 발더스 게이트3를 다시 시작해 드디어 엔딩을 봤다. 멀티로 한 시간을 제외하면 120시간 정도를 투자해 1회차를 마무리했다. 1회차는 균형(보통 난이도)보다 더 쉬운 탐험가 난이도를 선택했다. 탐험가답게 지도 여기 저기를 밝혀서 모든 퀘스트를 다 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진행했다. 온갖 곳을 헤집고 다녔지만 지도에는 잘 보이지 않는 통로를 이용해야 하는 장소나 다른 선택을 해야만 들어가볼 수 있는 장소는 밝힐 수 없었다. 그래도 웬만한 메인 퀘스트는 다 훑은 것 같다.

발더스 게이트는 이야기 구조 자체는 단순하지만, 이해관계가 엮여있는 세력이 많아 선택이 쉽지 않았다. 모두의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는 법, 모두의 편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모든 스토리를 한번에 다 볼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다회차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 부분이 슬립 노 모어 같단 생각도 했다. 게다가 중요한 선택들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전혀 알 수 없어서 어떤 선택은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이게 1회차에만 할 수 있는 경험이겠지.

캐릭터들과의 상호작용도 다음 회차에는 다르게 가져가고 싶다. 1회차엔 근력이 부족해 메인 캐릭터 중, 마법사 게일을 놓쳤고, 카를라크의 심장 고치기를 실패했다. 2회차엔 오리진 캐릭터인 어둠의 충동으로 선택하고, 기스양키 레이젤과 관련해 다른 선택을 해보고 싶다. 연애도 만인의 연인 아스타리온과 했지만, 마지막엔 함께하지 못했는데 거기서 내 성향이 나타난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음엔 다른 캐릭터와 좋은 관계를 가져가고 싶다. 고블린/티플링/드루이드 관련해서 다른 선택을 해보고 싶은데, 이 경우엔 다른 캐릭터들이 어떻게 생각하게될지 몰라 고민된다.

올챙이와 관련해서도 다른 선택을 하고 싶다. 외모가 변하고 싶지 않다. 다만 2회차부터는 탐험가가 아닌 균형 난이도로 해보려고 하는데, 올챙이로 얻는 능력이 훌륭해 과연 그걸 포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익숙해지긴 할 것이다. 전보다 스킬에 대한 이해가 늘어났고, 마법사 동료가 함께할 것이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싸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2회차엔 바드를 선택할 예정이어서, 말만으로 하고 넘어가는 선택지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이렇게 다른 회차의 게임을 기대한적이 없었는데... 2023년 올해의 게임은 발더스 게이트3이 맞다.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