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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미뤄온 책장 정리를 했다. 쓸데없이 모아둔 자료들과 책을 정리하면서 버릴 것과 팔 것을 구분했다. 아직 읽지 않은 책과 여전히 소장하고 싶은 책은 분류별로 나눠 책장에 차곡차곡 꽂았다. 버릴 것 중에 친구들에게 나눌 책은 따로 두고, 상태가 너무 안 좋거나 나눔 할만한 가치도 없는 책들은 상자에 모았다. 재활용 수거 날에 종이로 버릴 것이다. 예전에도 몇 번 책 정리를 했는데도 여전히 버릴 게 많다. 하지만 이번에도 버리지 못해 잔존한 책들이 있다. 요샌 거의 전자책을 사서 새 책이 많지 않은데도 책장에 2열로 꽂힌 칸이 여전히 있다. 그래도 이번 책장 정리의 큰 성과는 오랫동안 짐처럼 끌어안고 있던 논문 초안을 미련 없이 버린 것이다. 어떤 것을 버릴 때는 시간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이참에 옷장도 정리했다. 아직 추워 차마 꺼내지 못하고 있던 여름옷을 보기 좋게 넣고, 겨울 옷들은 패킹해서 넣었다. 이제 슬슬 여름옷을 꺼내도 될 시기라고 생각했다. 원래 옷장 정리를 할 때는, 그 계절에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을 버리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너그럽게 다들 봐주기로 했다. 옷은 대부분 베이직한 스타일이거나, 완전히 내 취향의 옷이어서 오래 입는 편이다. 하지만 취향도 조금씩 바뀌고, 아무래도 나이가 들며 체형이 바뀌다 보니 입지 못할 옷들이 생긴다. 전에 아끼던 옷 하나는 어울릴만한 친구에게 보냈다.
전부 정리하면서 구조도 조금 바꾸기로 했다. 동선이 잘 맞지 않아 몸을 많이 쓸 때도 있어 구성을 좀 바꿨다. 컴퓨터를 쓰는 공간이 애매하게 느껴지고, 안정감이 없고 지저분해 보여 벽 쪽을 보고 작업할 수 있게 바꿔봤다. 일차적으로는 만족스러운 형태가 되었지만, 과연 효율적으로 바뀌었는지는 앞으로 많이 사용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진행했다. 정리를 잘하려면 매일 조금씩 해야 한다는데, 나는 그게 안된다. 내신 점수를 잘 못 받은 이유가 있다. 책장, 옷장, 집 구조 변경을 동시에 하다가 허리를 좀 삐끗했다. 허리를 거의 굽힐 수 없어서 매우 불편했는데, 침대에서 위까지 어질러놓은 상태라 쉴 수도 없었다. 모든 걸 깔끔하게 정리하진 않았지만, 쓰레기는 쓰레기대로 모으고, 필요한 건 필요한 것대로 모아두는 일만 해서 바닥을 드러냈고, 침대에 올려둔 물건도 모두 치웠다.
지저분한 방은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나타낸다지. 조금만 정리했을 뿐인데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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