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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들어 나이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신체적으로 조금씩 접어드는 나이. 전에 한번 조금 어두운 곳에서 글자를 읽지 못한 적이 있다. 분명 앞에 글자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다. 핸드폰으로 불빛을 비춘 후에야 글자가 선명하게 보였는데, 이게 바로 ‘침침하다’인 줄 이때 처음 알았다. 어디가 아픈 줄 알고 찾아보다가 노안의 증상 중 하나라는 걸 알고, 어느 때보다 충격을 받았다.
내 신체가 전과 같지 않다는 걸 알게 되긴 했지만, 여전히 나이에 대한 실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하고 싶은 것들이 많고, 그것들을 하느라 시간이 너무나 부족한 상태다. 4월은 정말 할 것이 너무 많아 바빴고, 수면 시간이 부족해 걱정이 되는 정도였다. 만약 못해냈다면 내가 이제 못하게 되는 나이구나 하고 좌절했을 텐데, 진짜 마감일의 마지막에 마지막에라도 겨우 허덕이며 해내고 있다.
게다가 하고 싶은 분야가 점점 더 확장하고 있다. 너무 힘들어서 하나를 끝내면, 더 늘리지 말아야 하는데 도저히 줄일 수가 없다. 지금은 코스 짜기, 지도 그리기, 글쓰기, 책 읽기, 영상 만들기, 언어 공부, 달리기와 운동 이런 것들에 시간을 쏟고 수업 혹은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다른 것들에도 눈이 간다. 오늘 아침에는 선형대수학 독학하는 방법에 대해 찾아보았다. 도저히 지금은 시간이 나지 않아 못하겠지만, 지금 하고 있는 것들 중 일부가 마무리되는 6-7월에는 한번 시도해 보려고 한다.
이런 상태다 보니, 세상 사람들이 바라 볼 나의 상황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사실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려면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남의 돈을 받아먹으려면 그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다들 내 생각보다 나이를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나를 판단할 때 주요 기준이 되는 듯하다. 물론 나이를 떠나 훌륭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다면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되는대로 살아오기도 했고 자기 어필에 약해 고민이 많다. 그래도 내가 앞으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다 해나가려면, 돈 버는 일도 중요하니 귀찮아하지 말고 잘 다듬어서 나를 잘 표현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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